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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정책

초6병 불러 올 판도라상자 국제 중학교

by 참교육 2009.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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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와 국사를 빼고 영어로 수업하는 중학교. 의무교육 과정인 일반 중학교는 수업료가 무상이지만 한해 수업료가 734만원인데 방학 중에 진행되는 해외연수비용 등 학부모부담경비까지 합치면 한해 2000만원 정도가 필요하고 입학금은 따로 70만 원을 더 내야 한다. 서울시교육감이 설립하겠다는 국제중학교 얘기다(앞으로 각 시도가 앞다퉈 세울 학교다). ‘사교육비 확 줄이겠다’며 서울시교육감으로 당선된 공정택서울시 교육감을 ‘공’교육감이 아니라 ‘사’교육감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돌고 있지만 공교육감은 국제중학교설립을 강행하고 있어 나라 안이 시끄럽다.


국제중학교 입학 경쟁률이 21대 1이라는 사실만 보아도 이제부터 초등학교입시가 시작될 것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과연 이러한 학교가 ‘글로벌 인재양성과 조기유학수요를 줄이겠다’는 그런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까? 초등학교 성적이 우수해야 된다는 것은 기본이고 영어몰입교육에 대비해 해외연수는 필수다. ‘1차 합격한 학생들의 대다수가 영어 공인점수인 토셀(TOSEL Intermediate) 3급 이상, 수학·과학·사회 경시대회 1회 이상 수상, 전교회장, 영재교육원 수료경력이 있어야 입학원서라도 낼 수 있다.’ (2006년 청심국제중학교 입학자격 요건) 서울시교육청은 정원 7.5%를 소외계층에 할당하겠다고 하지만 1학기 등록금 500만원을 감당할 수 있다면 이는 소외계층이 아니다.

입학을 위해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전문 입시 학원에 등록해 매일 3시간씩 인증시험 영어와 수학 경시대회, 면접용 시사와 역사를 공부하며, 심지어 ‘학원 재수’까지 감수해야 원서라도 낼 수 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2006년 자료를 보면 청심국제중학교 신입생 가운데 제조업, 운송업, 농업, 수산업 등 일명 '서민' 부모를 둔 학생은 단 한 명도 없고 교육자, 사업가, 의료계, 금융업 등 전문직종이나 부유층 자녀들이 10명 중에 9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신입생 94명 가운데 60.6%인 57명은 초등학교 때 조기유학 경험이 있는 학생을 뽑았고 수업료 또한 한해 734만원(기숙사비 포함)이나 된다.

연간 2000만원의 경비를 감당할 수 있어야 하는 국제중학교는 특권층 자녀들이나 다닐 수 있는 ‘주식회사형 학교’다. 교육의 수월성 제고를 말하지만 수월성은 학교에서의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개설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사실이 이러함에도 국민들의 80%가 반대하는 국제중학교가 특권층 학교가 아니라는 것은 구차한 변명이다. 외국어능력을 중심으로 한 특성화 중학교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교육적 근거가 취약함에도 ‘글로벌인재육성’이라는 구호로 정당화하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논리다. 공정하지 못한 경쟁은 결국 초등학생들로 하여금 ‘국제중학교에 들어가는 학생과 준비하는 학생, 준비조차 못하는 학생’으로 차별화하고 있는 것이다.

국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글로벌 인재양성을 하자는데 반대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과연 국제중학교를 설립, 운영하면 글로벌 인재양성이 가능하기나 할까? 10대 자살률이 늘었고 수업료를 못내는 학생이 작년보다 3배나 증가한 교육 현실에서 지역마다 국제중학교를 계속 설립해 경쟁을 시키면 ‘고3병, 중3병에 이어, 초6병까지 나타날 것이라는 것은 기우일까? 특목고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결국 국제중학교도 일류고등학교 입학을 위한 준비기관이 될 수밖에 없다. 전인교육은 교육법전에 남아 있을 뿐이고 막가파식 경쟁에 질식한 평준화! 교육을 살리기 위해서는 ‘사립초-국제중-특목고 자사고-명문대’로 서열화시키는 국제중학교 설립은 중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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