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렌즈에 비췬 세상

이런 특별한 『자원순환장터』 보셨어요?

by 참교육 2011. 9. 25.
반응형
                     '생태마을 자원순환장터' 안내문

일시 : 2011년 9월 24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장소 : 청주시 흥덕구 산남동 법원, 검찰청 앞도로
준비물 : 돗자리 등 개인 필요물품

중고품 판매코너 : 각 세대에서 쓰지 않는 옷 장난감, 신발, 가방, 도서 등을 깨끗이 손질하시여 판매할 수 있습니다. 
직거래 판매코너 : 직접 생산하거나 재배한 것을 동네 이웃끼리 좋은 물건을 사고 파는 주민들끼리의 직거래를 하여 판매할 수 있습니다. 
이웃과 나눠요 : 동네 주민들이 함께 나눴으면 하는 것이 있다면 소량으로 포장하여 무료로 제공할 수 있습니다. 
공연참여 : 자신의 끼를 평쳐 보여 주세요. 통키디도 좋구요. 댄스도 좋습니다. 


두꺼지 '생태마을자원순환장터' 안내문이다

2011년 청주시 산남동 법원 검찰청도로에는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이름하여 두꺼비 생태마을 『자원순환장터』다.
흔히 동네 공터에서 열리는 아나바다장터와는 다르게 초등학생에서 중학생들이 주로 참석한 특이한 장터다.

<샛별초등학교 5학년 5반 학생들의 야무진 꿈>

"이 물건들 팔아서 돈을 어디에 쓸거예요?"

"불우이웃돕기 할거예요!" 

대답이 야무지다. 보통 이런 행사로 번돈(?)이란 군것질을 하거나 게임 등으로 날랄텐데 이 학생들은 그게 아니다. 선생님이 시켜서 한 일도 아니고.. 같은 반 친구들끼리 의기 투합해 '자원순환장터' 안내문을 보고 참여했단다.  


어떻게 이렇게 착한 생각을 다 할 수 있을까? 그것도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이...
집에 있던 장남감이며 옛날 읽었던 동화책 그리고 작아서 못신는 신발 등 종류도 다양하다.  

   
사연도 가지가지다. 
가게 주인공의 어머니는 '자녀에게 경제교육을 시키기 위해서...'란다.
참 좋은 어머니다 싶어서 몇가지 질문을 했다.

"왜 아이를 데리고 이렇게 나오셨어요?"
"아들에게 경제교육을 시키쳐고요?"

어떻게 이렇게 기발한 생각을 하실 수가 있을까? 

요즈음 아이들은 돈을 모른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돈의 가치나 소중함을 모르고 자란다.  

돈이 필요하면 책가방을 챙긴 채 현관 앞에 서서 

"엄마 돈!"
이게 아이들의 일상이다. 
필요하면 부모에게 손을 내밀면 된다는 생각만 할 뿐 돈이 얼마나 소중하며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모른다. 
그런 아이들이 중학생이 되면 갑자기 수요와 공급이 어떻고 기회비용이 어떻고... 하고 배운다.
아이들에게 돈이란 '부모에게 손을 벌리면 언제든지 주는 것... 이런 아이들에게 경제관을 심어주기 위해서라니.... ?
이런 어머니는 자녀 교육에 특별한 관점을 가지신 분이라 다시 쳐더 보인다. 다른 어머니들도 이런 생각을 하실수만 있다면... 이런 곳보다 더 좋은 경제학교가 어디 있으랴?! 
 


이 장터를 기획한 사람 중의 한 명은 두꺼비 마을신문 편집인 조현국씨다. 두꺼비 마을에서 이런 행사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작년 10월 18일에도 퀸덤 아파트 관리소 앞 광장, 올 3월 19일 한내들아파트 관리사무소 앞 광장, 5월 두꺼비생명한마당에서 『자원순환장터』가 열렸다. 
조현국씨는 산남동 법원 앞 『자원순환장터』는 앞으로 매월 정기적으로 열 계획이라고 한다.

작아진 옷이나 필요없는 물건(책, 장난감, 모자, 신발 등)을 가지고 나와 각자의 돗자리 위에 펼쳐 놓고 팔기도 하고 다른 사람이 가지고 나온 물건을 사기도 하는 『자원순환장터』. 그대로 두면 짐이 되거나 쓰레기가 되어 버려질 것들이 이런 기회를 통해서 주인을 찾아가고 수입이 되기도 해 좋다.

<장터에서 학생들의 모습을 스마트 폰에 담고 있는 조현국씨>

조현국씨는 퀸덤Apt나 산남동 법원 앞 『자원순환장터』는 앞으로 매월 정기적으로 열 계획이라고 한다.

두꺼비 마을신문.... 올해 59호를 발행했다.
 


어떤 상인(?)은 햇볕이 쨍쨍 쬐는 곳에 앉아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데 당당하게 그늘 밑 풍광 좋은 곳에 앉아 손님을 기다리는 배짱 좋은 상인(?)도 있다.


멀리서 보면 가족끼리 놀러 온 사람 같지만 가까이 가 보니 오늘 장터에 참가한 장사꾼(?)이다. 
 
중학생이라는 이 상인(?)은 돈을 모아 대학 등록금에 보태겠다는 포부가 당당하다. 장사꾼이 '손님더러 올테면 오고 말테면 마라'는 식으로 편한 자리 차지하고 있으면 되느냐고 물었더니 그런 건 생각해 보지 않은 모양이다. 어줍잖게 블로거 주제에 장사수완에 대해 한수를 가르쳐 줬다.

"손님이 편하게 올 수 있도록 장소를 잡는게 좋은가? 아니면 상인이 편한 곳에 앉아 기다리는 게 좋은가?"
손님이 편하게 찾아 올 수 있도록 하는 좋다고 동의했다.
역시 예상했던 대로 햇볕에 앉아 열심히 손님을 기다리는 학생보다 수익금이 적었다.


상품은 참 다양핟다. 입던 옷을 깨끗이 손질해 가지고 온 사람.. 자기가 만든 인형을 가지고 온 사람... 장난감을 비롯해 집에서 타지 않고 보관해 뒀던 자전거까지 들고 나온 사람도 있었다. 
보기에 멀쩡한 자전거가 4만원이란다. 내놓기 바쁘게 팔렸단다.


'남이 사용하던 것!'
남이 사용하던 옷이나 장남감이 기분 나쁠까?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새것, 고급스런것, 비싼 것... 이런 것을 사주는 게 부모의 의무르 ㄹ다하는 것일까? 

우리나라 사람들은 언제부터인지 너무 사치스럽게 살고 있다.
아파트 앞에는 멀쩡한 의자며 침대와 같은 가구들이며 조금만 손보면 쓸만한 물건들이 버리져 있는 걸 자주 본다.

귀한 자식일수록 천하게 키우라는 말이 있다.  
다 아는 얘기지만 장남감이나 새옷은 환경호르몬이 문제다. 남이 쓰던 것 깨끗하게 씻은 후 사용하면 자원 절약과 근검절약정신도 길러중 수 있다. 자녀교육에 조금만 신경을 쓰다면 이런 장터에 아이들을 한 번씩 데리고 오면 여러가지로 산교육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독서 삼매경에 빠진 어린이.. 형들이 장사를 하느라 여념이 없는 사이 한쪽 그늘에서 열심히 동화책을 일고 있는 독서광도 있다>
 
교실에 앉아 교과서만 배우는 게 교육이 아니다.
학교에서 체험학습이다, 수련회다 하면 돈이 많이 드는 공부.. 멀리까지가서 체험학습을 할 것이 아니라 이런 기회에 참여해 경제교육도 시키고 자원을 절약하는 산 공부를 시키면 좀 좋을까? 


 목적이 없는 행사는 무의미하다. 아쉬웠다고 생각되는 점은 이런 행사가 그냥 장소만 빌려주는 게 아니라 자원 봉사 도우미들이 도와주는 학생들의 산  교육장이 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좋은 취지로 참여 하는 사람들에게 좀더 명확한 목적의식을 가지게 안내하고 배려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에서도 교사들에게 특별 수당을 지급하는 한이 있더라도 학생들을 의도적이고 계획적으로 이런 행사에 참여토록 유도해 산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교육적인 행사로 승화됐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마 오늘 참여한 학생들... 자기 힘으로 노력해 번돈 몇천원은 평생 잊지못할 소중한 추억으로 오래오래 기억될 것이다.   

- 위의 사진이 필요하신 분이 있으시면 댓글에 이-메일 주소를 남겨놓으시면 원본을 보내드리겠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