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교육자료2010.10.22 10:50



몇년 전 미국에서 수입한 청바지가 10만원대의 고가로 날개 돋친듯이 팔렸던 이리 있다. 당시 한국에서 찢어진 청바지가 유행하고 있었다. 알고 보니 그 찢어진 수입 청바지가 미국에서 입다버린 옷이란다. 그것도 걸레로 재활용될 산업 폐기물이라니? 장사속의 어느 상인이 헐값에 사들여 신촌에서 팔아 유행시켰단다. 미국의 산업 폐기물인 청바지가 유행이란 이름으로 각색되어 전국을 활보하는 모습을 보면 웃음이 절로 나온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양장과 화장, 악세사리의 기원은 프랑스의 전제주의에서 부터 비롯된다. 루이 14세 전후의 유럽은 군주와 제후들을 중심으로 지배계급이 귀족 세력을 형성하여 민중의 빈곤과는 아랑곳 없이 방탕, 사치, 부패, 타락, 음란 생활을 하였다.


유행이란 이들 귀족 지배 계급의 '성 애완물'이 된 '귀부인'들의 머리에서 고안 되었다. 1m 80cm (3에르레 - 1에르레는 60cm)의 가발을 쓰고 그들의 시선을 끌려고 노력하기도 하고 치마의 길이도 12--13m로 늘여 입기도 한다. 하이 힐이 유행하게 된 것은 배가 들어가고 가슴이 나오도록 보이게 하는 성적인 자극의 모습을 강조하기 위해 신게 된다. 루이 14세의 궁중에서는 화장실이 없었기 때문에 요강에 용변을 본 후 길에다 버렸다.


비가 오면 오물 때문에 뒤축으로 걸어다니는 모습에서 고안된 이 하이 힐(HIGH HEEL)은 뒤축의 높이가 무려 22--15췌르 (1췌르는 엄지 손가락의 넓이) 였다니, 이 신발을 신고 있으면 전체의 몸매와 앞가슴이 도발적인 모양으로 마치 발 끝으로 서 있는 자세가 된다. 여성이 남성의 예속에서 벗어난 사회일수록 육체를 들어 내 보이는 경쟁적 유행이나 하이 힐은 반드시 신어야 한다는 필요성은 그만큼 적어진다.


여성이 얼굴에 분을 바르거나 입술을 붉게 칠하거나 하는 것도 처음에는 아름답다고 보기 보다는 보기 흉하다고 치부되어 "저속한 여자들"만의 습속이었다. 그러나 갑자기 치열해진 자본주의적 선전 공세의 교묘한 술수로 시민 계급의 여성도 처음에는 몹시 조심스럽게, 그러나 이윽고 전혀 주저하지 않고 입술을 온갖 색상으로 칠하게 되었다. 또한 당시에 일반화되었던 "메이크업"에 빼놓을 수 없는 상품으로 간주된 이 화장품이 사실은 간접적으로 금주법의 산물이었던 것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금지된 알콜의 대용품 "코카콜라"의 제조에는 카페인이 필요했다. 이 흥분제는 차의 잎, 커피 열매나 카카오 열매에서 채취한다. 카카오 열매에서 추출하는 경우 카카오 기름이 남는데 더 큰 이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그 응용처를 찾아야만 했다. 입술연지의 원료가 바로 이 카카오의 기름이며 그것을 가공하여 색깔과 향료를 첨가한 뒤 시장에 내놓았다.


화장의 역사는 이렇게 여성의 욕구와 상업주의의 결합으로 탄생하게 된 것이다.

요즈음 신세대라 불리는 젊은 층의 유행 감각은 남다른 데가 있다. 저마다 다른 개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어떤 경향인지 알 수 없는 존재라 하여 X세대(뜻대로 행동, 그래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세대)라 불리는데 기성세대가 이해하기 힘든 가치의식을 갖고 있다. 개성이란 자기만의 특성을 드러내는 행위이며 이는 독창성을 내포하고 있는 개념이기도 하다. 그러나, 오늘날의 X세대들의 개성은 전통 도덕에 대한 도전적이고 반항적인 성향을 내포하고 있다.


X세대들의 개성 속에 담겨진 그들의 유행은 상업주의나 자본의 논리가 포함되어 있음을 그들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그들의 유행은 대중매체, 특히 텔레비전의 영향을 받으며 텔레비전은 배양 효과(유사 환경을 실제와 혼동하는 경향)나 문화 규범 효과 (텔레비전에서 보여주는 행동이나 규범이 청소년의 머리속에 사회의 일반 규범으로 자리 잡는다.)로 나타나기 때문에 광고의 효과나 텔런트(Talent)의 선호는 유행이란 이름으로 재현된다.


프라임 시간대의 15초 스파트 광고의 1일 1회 비용이 1320만원(라디오의 경우 20초-800만원)을 초과하는 것은 텔레비전의 영향이 어떤 것인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된다. 정이라고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 무서운 모습으로 화장한 여인이 미인상으로 비쳐지기도 하고 개성이란 이름으로 소비 지향적이고 감각적인 문화가 서민의 정서로 자리 잡기도 한다.


텔레비젼의 프로그램이 건강한 삶을 반영하지 못하는 이유는 대중매체가 이윤 추구를 위한 상품으로 전락함으로써 편성 및 내용의 기준을 시청률에 두기 때문이다. 시청률을 제작 기준으로 생산된 프로그램은 업무 담당 직원에 의해 광고주들에게 판매되어 이윤이 창출된다. 판매고를 높이기 위해서는 원초적인 본능에 초점을 맞춘 오락적 감각 중심의 내용으로 채워진다.


X세대들의 의식을 좌우하는 대중매체가 에로티시즘, 폭력물, 넌센스물이 되는 것은 바로 이런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청소년의 폭력성이나 비윤리성, 이기주의, 성도덕의 문란, 신비 지향성은 대중매체의 상업성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 특히, 재벌이 소유주가 된 텔렐비전 프로그램은 의상의 화려함이나 광고확대의 결과, 대중들의 소비 욕구와 소유욕을 자극하여 과소비를 충동질하는 결과로 나타난다.


민주주의가 정착되지 못한 사회, 특히 독재 정권이 장기 집권을 위해 대중매체를 장악할때 문제는 더욱 심각해 진다. 드라마를 비롯한 쇼, 코메디, 오락 프로그램의 내용도 주종관계, 군신관계의 전통적인 보수 지향의 가치를 담게 되고 복종이 운명으로 미화되거나 탈의식적인 경향을 담게 된다.


건강한 청소년 문화가 정착되고 개성과 다양성이 존중되는 사회 풍토의 조성을 위해서는 텔레비젼이나 라디오, 비디오를 비롯한 잡지등의 대중매체가 상업성만 앞세워 잘못된 가치의식을 오도하는 역기능이 자제되어야 한다. 어른들의 그릇된 놀이문화와 향락, 퇴폐산업의 성황, 절제되지 않은 자본의 논리와 상업주의는 제도적인 차원에서 개선되지 않을때 청소년의 방황은 끝을 찾을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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