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정치2014.07.15 06:31


픽션(fiction)인지 논픽션(Non-fiction)인지... 정치평론인지 연애소설인지... ‘화약고’가 된 동북아시아에 대한 저자의 꿈이 담긴 장르를 초월한 책... 손에 잡으면 마지막 책장을 덮지 않고는 놓지 못하는 그런 소설을 읽었습니다. 정운현선생님이 쓴 ‘작전명 녹두’얘깁니다. 저는 처음 페이스 북에서 이분이 소설을 썼다기에 깜짝 놀랐습니다. 평생 동안 언론인이요, 학자로 살아오신 분이 소설을 쓰다니...

 

제가 정운현선생님을 처음 만난 것은 경남도민일보에서 주관하는 합천 팸투어에서였습니다. 온라인에서 보던 사람을 오프라인에서 만난다는 들뜬 기분으로 만난 선생님의 모습은 언론인으로서 라기 보다 오래전 친구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언론이요, 학자로 평생을 살아오신 분이 왜 MB정권이 미워했는지는 그가 쓴 <친일파><증언 반미특위><나는 황국신민이로소이다><실록군인 박정희> <친일파는 살아 있다> <창씨개명>...와 같은 책을 읽어보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평생 언론인으로 또 역사학자로 살아 온 분이 소설을 썼다기에 궁금증과 호기심으로 만난 <작전명 녹두>... 이 소설을 읽으면서 그가 왜 어느날 왜 갑자기 소설 작가가 되려 됐는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학술적인 저서나 평론과 같은 글로 도저히 나타낼 수 있는 또 다른 감동과 공감을 줄 수 있다는 것... 상식이 통하지 않는 세상에 소설을 통해 우리가 꿈꾸는 세상을 함께 만들 수 있다는 작가의 또 다른 의도가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의 줄거리는 대강 이렇습니다. <작전명 녹두>는 처음부터 예사롭지 않은 주제가 등장합니다. 산업계의 비타민이라 불리는 희토류라는 희귀자원을 놓고 중국과 일본 한국이 불꽃 튀는 자원 전쟁을 치르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나라 박근혜대통령과 중국의 시진평 그리고 일본의 아베수상과 북한의 김정은이 등장해 픽션인지 논픽션인지 헷갈리게 만들기도 하지만 이데올로기를 초월한 상업주의 논리가 가세되면서 얘기는 흥미를 더해 줍니다.

 

‘소설은 무조건 재미있어야 된다.’는 게 저의 지론은 그렇습니다. 그런데 <적전명 녹두>가 그랬습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언론인이라는 저자의 인상과 다르게 어디서 그런 추리력이 발동했는지 종횡무진입니다. 중국과 북한 그리고 일본을 그렇게 구석구석 알고 있었는지 현장에서 생중계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제가 북한을 다녀왔던 경험에 비추어 보면 실제로 평양에서 오랫동안 그들과 만나보지 않고서는 그릴 수 없는 생동감에 저자를 만나면 평양을 어떻게 그렇게 생생하게 그릴 수 있는 지 물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글을 읽으면서 국가보안법 걱정이 될 정도로 납북의 얘기를 전개하기도 하고 중국과 일본을 오가며 벌이는 첩보작전 같은 전개가 읽을수록 재미를 더해 주었습니다. 아무리 탁월한 작가라도 자신의 경험세계와는 다른 세상을 그릴 수 없다고 한다면 이런 소설을 쓸 수 있다는 것은 대쪽같은 언론인으로서 또 세상의 온갖 모순을 경험하고 꿰뚫어보지 않은 사람은 쓸 수 없는 소중한 메시지를 담고 있었습니다.

 

 

극우에 가까운 일본 아베총리가 저지른 납치사건으로 북한의 김정일에게 핵공격을 당하고 무너지는 줄거리와 일본의 양심적인 정부가 수립되는 과정.... 악수에 악수를 거듭 두다 결국 국민들의 저항에 밀려 박근혜대통령이 사퇴하고 민주정부가 수립되는 과정. 그리고 남한의 민주정부와 북한, 양심적인 일본정부 그리고 중국이 새로운 동남아시아의 평화적인 관계가 수립되는 과정을 그려나가는 모습을 읽고 있으면 비록 소설에서나마 행복한 시간을 만날 수 있습니다.

 

정운현선생님이 꿈꾸는 세상...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왜 언론인인 그가 소설을 쓰게 됐는지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세월호 참사 그리고 부끄러운 박근혜의 인사 참사... 여기다 폭염까지 기승을 부리는 여름... 이 책 한권으로 힐링은 어떻겠습니까?

 

 

 

Posted by 참교육 참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