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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관련자료/학교운영위원회2

위기의 학교, 무너진 교육을 살릴 수 있어요

by 참교육 2011. 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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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다은 이미지 검색에서-이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단위 학교의 자율적 교육과 창의적인 다양한 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 설립된 게 학교운영위원회(이하 학운위)다. 1995년 5ㆍ31 교육 개혁에 따라 1995년 2학기부터 시험 운영을 시작해 1998년도부터 각급 초ㆍ중ㆍ고 국공립 및 사립학교에서 전면 실시되고 있는 학운위는 교사, 학부모, 지역사회 인사 등으로 구성되어 운영하는 심의ㆍ자문기구다.(공립은 심의기구, 사립은 자문기구)

학교의 예ㆍ결산과 선택교과ㆍ특별활동 선정 등의 사항을 심의하고 교장ㆍ교사 추천위원회 구성과 학교발전기금의 조성 및 사용 등의 사항을 의결한다. 또한, 학교급식 및 학교운동부의 구성과 운영 등 학교의 교육에 관한 모든 사항을 심의 혹은 자문하는 게 학운위가 하는 일이다. 학운위는 학생 수에 따라 의원 수는 7~15명으로 학부모 40~50%, 교사 30~40%, 지역사회 인사 10~30%의 비율로 구성된다.

학운위에 참가해보면 학교가 왜 민주적이고 특색 있는 학교를 만들이지 못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학교운영위원이 되겠다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학운위의 목적이나 권리 의무에 대한 기본적인 식견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내가 만났던 학운위원들 중에는 학운위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조차 모르고 임기를 마치는 사람도 있었다. 학운위는 이름 그대로 학교를 운영하는 주체(비록 자문 혹은 심의기구이기는 하지만)로 자신이 해야 할 일은 알고 참여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학운위가 법적인 기구인지, 단위학교 학운위 규정이 있다는 것조차 모르고 참가하는 사람도 있다.


 학운위란 ‘학교의 자율성을 높이고 지역의 실정과 특성에 맞는 다양한 교육을 창의적으로 실시하기 위해’ 구성된 법적인 기구다. 학운위에서 교사나 학부모들의 직접선출에 의해 당선된 대표들이다. 학부모위원의 경우, 내 아이가 아닌 모든 아이들의 권익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부모위원은 자신의 책무를 저버리고 자녀의 이익을 위해 학교장의 눈치 보기에 급급한 사람이 많다. 교사위원이나 학부모위원 중에는 임기 내 학교운영에 대한 단 한건의 안건조차 제출하지 못하고 임기를 마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렇다고 나름대로 운영에 대한 확고한 철학이 있는 것도 아니다. 대부분 학교장이 제출한 안건에 대해 학교장이 원하는 방향으로 지지하고 통과시키기 일쑤다.


교사위원도 예외가 아니다. 교사위원으로 출마하는 사람들을 성향을 보면 승진을 위해 학교장의 근평을 잘 받아야 하는 교무부장이나 친교장성향의 교사들이다. 이런 성향의 교사위원이 학교운영에 창의적인 안건을 제출하거나 학교장의 운영에 견제를 기대한 다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다. 이들은 학교장이 제출한 안건을 지지해 줌으로서 승진이나 이동에 유리한 평가점수를 잘 받을 수 있다는 계산에서 참여 하는 경우가 많다.

                                      <학운위원이 하는 일>


학부모위원들은 어떨까? 특별하게 신념을 가진 학부모가 아닐 경우 대부분의 학부모위원들은 교장선생님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이 자녀에게 불리하다고 판단하고 처신하다. 이들은 자녀의 이익을 위해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소홀히 한다는 것이 자신의 전체 학생들을 위하는 길이라는 걸 계산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앨범을 수의계약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입찰로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안건이 상정되었다면 이때의 대부분의 학운위원들은 학교장이 원하는 수의계약으로 손을 들어 준다. 교복이며 앨범 그리고 학생수련회에 왜 해마다 잡음이 그치지 않는지... 학운위원들은 책임을 절감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지역의 덕망 있는 인사로 구성하는 지역위원은 객관적이고 교육적인 학교경영에 운영위원으로서 제몫을 할 수 있을까? 지역위원은 자격요건과는 다르게 대부분 전직 학교장이거나 혹은 교육관료 출신의 친학교장 성향의 사람들로 구성된다. 이들이 안건심의과정에서 어떤 판단을 할 것인지는 불문가지(不問可知)다. 결국 학교장이 제출한 안건은 일사천리로 통과되기 마련이다. 이런 성향의 학운위가 설립취지에 맞는 창의적이고 특색 있는 학교운영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할 수 있을까?


학교장의 근무평가 점수가 필요한 교사위원, 그리고 이해관계와 무관하지 않은 지역위원으로는 민주적인 학교도 특색 있는 학교도 만들기 어렵다. 학교장이 경영에 대한 민주의식이나 철학이 탁월하다면 학운위가 구성되면 먼저 학운위원 연수부터 실시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우리학교가 보다 민주적으로 운영해 학교의 주인인 학생들이 교육의 효과를 극대화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생대표가 학운위에 참여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그런 학교는 찾아보기 어렵다.

학운위가 설립, 운영된지 20년이 가까워 온다. 그러나 학운위 시행령이 바뀌어 학운위원들의 교육감, 교육위원 선출권이 배제되자 학운위에 대한 관심은 급격히 줄어 이제 형식적인 기구로 운영 되다시피 하고 있다. 사안이 이렇게 된 이면에는 감독관청인 교육청의 책임이 크다. 학기 초가 되면 단위학교별 혹은 교육청단위의 학운위원 연수가 요란스럽게 시행하지만 설립목적에 맞게 운영되는 학교는 과연 얼마나 될까? 학운위원들의 자질향상을 위해 밴치마킹할 선진지 견학예산을 세우고 교육시간을 마련하는 학교는 얼마나 될까? 

어쩌다 전교조 성향의 교사들이 학교를 개혁해야 한다는 책임과 의무감을 가지고 학운위원에 당선되면 끊임없이 학교장 편(?) 사람들의 견제를 받아야 한다. 학운위가 제대로 운영된다면 학교를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다. 식민지시대나 있을 법한 교칙이며 권위적인 생활지도, 그리고 경영과 계획이 따로 가는 학교교육계획, 말로만 특기적성인 보충수업 등 창의적인 운영과 투명한 예산집행 그리고 아이들의 건강을 지켜 줄 친환경급식이나 유기농 급식도 불가능한 게 아니다.

거창한 교육개혁보다 가까운 학운위를 효율적으로 운영해 학교를 민주적이고 특색있는 학교로 바꿔보자. 그러기 위해서는 만신창이 된 교육을 바꿔내기 위해서는 철학과 신념을 가진 교사와 학부모가 학운위원으로 참여해야 한다. 철학도 신념도 없이 내 아이에게 혹여나 이익이 될까봐, 혹은 승진 점수가 필요해 교사위원으로 참여하는 학운위로는 할 수 잇는 일이 없다. 교육을 살리는 길이 공교육정상화라면 학교를 민주화하고 투명하게 특색 있는 학교로 만들기 위해서는 학운위를 설립취지에 맞게 운영해야 한다.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학교장의 교육철학이나 아이들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실천하겠다는 학교장의 의지 없이는 학교도 교육도 살려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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