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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지에서 있었던 일이다. 이 일화는 하도 어처구니없는 일이라 당시 이 지역에 근무했던 선생님들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인구에 회자됐던 얘기다.

"박선생님! 글세 내말 좀 들어봐요. 어제 시내에서 우리 교장선생님을 만나 인사를 했더니 글쎄 날보고 선생님은 요즘 어느 학교에 근무합니까?"하고 묻지 않겠어, 나 참 기가 막혀서..."

"아니 우리 교장선생님이 우리학교 교사를 모른다 말이야?" 박 선생님의 말을 들은 이 선생도 어이가 없어 말을 잇지 못했다.
"하기는 나도 며칠 전에 결제를 맡으러 교장실에 갔더니 "이 선생님은 과목이 뭐더라?"라고 하지 않겠어?" 똑같은 질문을 며칠 전에도 들었기 때문이다.

같은 학교에 근무한 지 6개월이나 지냈는데 길에서 인사를 하는 선생님이 자기 학교에 같이 근무하는 선생님인지 구별도 못하고 무슨 과목을 담당하는 선생님인지 구별조차 못하는 교장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는 지금도 그 때 함께 근무했던 교사가 만나면 이야기 거리가 되곤 한다.

새 학기가 되어 학급 담임을 맡으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학생파악이다. 학급학생 개개인의 인적사항이며 성격, 그리고 특징을 파악하는 것이 담임이 해야할 가장 우선적인 일이다. 담임의 첫 번째 임무는 학생파악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건 상식이다. 그러나 필자가 40년 가까운 교사생활을 하면서 새로 부임해 오신 교장선생님이 교사와 상담을 하는 사람을 본 일이 없다.
 


교장을 해 보지 않아서 교장 학에 상담 따위는 안 해도 되는지 모르지만 한 사회의 책임자는 그 사회의 구성원을 파악하는 것이 경영의 선결문제가 아닐까? 새로 발령이라도 받아오는 신임교사라면 자신이 수 십년 동안 겪어 온 교직생활의 경험이나 철학을 상세하게 안내해 준다면 교직생활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될까? 물론 철학도 없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살아 온 사람의 경륜이야 도움이 될 리도 없지만..." 유능한 교장으로 소문난 교장선생님을 만나면 권위주의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많다.

학교경영의 원칙을 세우고 민주적으로 문제를 함께 풀어나간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학교예산에 대해 설명하고 "선생님이 담당한 일을 하시려면 예산이 이렇게 있으니 소신을 가지고 추진하십시오, 다른 학교에서는 이러이러한 일을 하는 선생님도 있습니다" 이렇게 안내를 하는 교장이 있으면 학교가 얼마나 신나는 학교로 바뀔까? 학교의 돌아가는 일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투명하게 하려 하지 않으면서 자기가 인정하는(주로 아부하는 사람이지만...) 사람을 자기 사람을 만들고 편애하는 데는 이력이 나 있다.


모든 교장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특정한 교사와 자주 만나 인정해 주는 척 하면서 충성(?)을 기대하는 방식으로 자기 사람을 만들고 공생관계를 만든다. 이런 사람일수록 자신이 하는 일에 비판이라도 하고 바른 말을 하는 교사를 멀리한다. 학부모들이 담임의 하는 일이 맘에 안 들어도, 집안에서 부부간에 욕을 하면서도, 학교에 찾아가 따지거나 전화 한번 못하는 이유가 "찍히면 안 된다"는 이유 때문이다. "누구누구 아이 엄마는 조심해야 해!" 이렇게 찍히기라도 하는 날이면 그 학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 다음 담임에게 인계까지 된다는 것을 모르는 학부모가 없다.
 
아이를 학교에 맡겼다는 죄 아닌 죄 때문에 학부모는 교사 앞에서 죄인이 되는 것이다. 교직사회도 마차가지다. 직원회의에서 바른말이라도 하는 날이면 그 선생님은 경영자의 눈에 찍히고 만다. 이렇게 찍힌 교사는 그 날 이후부터는 경영진으로부터 왕따 신세를 면치 못한다. 교장에게 찍히면 어떻게 된다는 것을 아는 교사들은 그런 자살행위를 좀처럼 하지 않는다.

"나도 경륜이 쌓이면 교장이 되어 좋은 학교를 한번 만들어봐야겠다"고 꿈을 가진 신임교사들이 학교에 발령을 받아 몇 달만 근무해 보면 그런 생각을 포기하고 만다. 우리사회에서 교장이 되는 길은 형극의 길(?)이다. 학교장의 성향이 어떤가는 학교운영위원회에 참가해 보면 안다. 어떤 교장은 운영위원회에서 자신이 같은 교사위원이라는 사실에 자존심 상해한다. 마음을 열고 지역위원이나 학부모위원에게 학교운영에 관한 진솔한 논의나 협조를 구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교사위원이 아닌 평교사에게 공개의 원칙을 알려주기는커녕 회의결과조차 몰라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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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원칙을 주장하는 운영위원이 있기라도 할라치면 못이겨 몇 자 적어 흑판에 게시하고 만다. 학생대표를 운영위원회에 참가시켜 민주주의의 실천도장으로서 학교를 만들자고 하면 동의할 교장이 몇이나 될까? "학생이 학교의 주인"이라고 강조하는 교장일수록 학생대표가 학교운영위원에 참가해서 발언을 한다는 것은 "학생으로부터 간섭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운영위원회 회보라도 만들어 교사나 학부모에게 결과를 공개하자고하면 전국의 학교장 중 과연 몇이나 동의할까? 학생들이 좋은 선생님을 만난다는 것은 일생의 행운이다. 철학을 가진 교사가 제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거의 절대적이다. 교사의 말 한마디 행동하나 하나가 학생들의 일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모르는 사람이 없다. 교사도 예외가 아니다. 초임 발령을 받아 교육에 대한 투철한 신념과 철학을 가진 교장선생님에게 "아이사랑의 비결이나 교직의 중요성"에 대해 안내해 준다면 평생을 두고 잊지 못할 것이다.

교장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학교를 경영하느냐에 따라 학교는 엄청나게 달라질 수 있다. 전교조에서 왜 개방형 공모제 교장을 주장하는 지 알만하지 않은가? 교육을 살리자는 수많은 구호가 나와도 지극히 원칙적이고 근본적인 교장승진제나 공모제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다. 학교를 살리는 길은 거창한 교육이론이 아니라 가까운 곳에 있다. 동료교사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교사가 교장으로 선출돼 학교를 위해 봉사하는 제도가 마련된다면 학교사회는 몰라보게 달라질 수도 있다. 군림하는 교장이 아니라 봉사하는 교장, 사랑으로 학교를 운영하는 민주적인 교장선생님이 학교를 운영한다면 얼마든지 좋은 학교를 만들 수 있다.

Posted by 참교육 참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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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주도로 3박 4일간 휴가를 갑니다.
    며칠동안 불친님 방문 못해 죄송합니다.
    대신 제가 본 제주도 모습 자세히 알려 드리겠습니다.

    2011.08.23 14:3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안녕하셨어요 참교육 선생님.
    정말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교장이 바뀌면 교육이 바뀌고 교육부 장관이 바껴도 마찬가지고...ㅠ

    멋진 제주도 여행되세요^^

    2011.08.24 06:00 [ ADDR : EDIT/ DEL : REPLY ]
  3. 잘보고갑니다 휴가 잘다녀오세요~!

    2011.08.24 06:1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교장으로서의 직무유기인 거네요. ^^;;

    2011.08.24 07:3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맞는 말씀입니다 ㅎㅎㅎ

    2011.08.24 07:4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즐겁고 행복한 제주여행이 되시길 바랍니다.. ^^

    2011.08.24 08:02 [ ADDR : EDIT/ DEL : REPLY ]
  7. 정말 기가 막힐일이네요.
    교장이 본인학교 교사를 못알아보다니요~~ㅠㅠ
    정말 교장이 바뀌어야겠습니다.

    2011.08.24 08:34 [ ADDR : EDIT/ DEL : REPLY ]
  8. 선생님들이 100명이 넘는 것도 아니고. 참 어이가 없습니다. 그런 교장이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졌겠습니까.

    2011.08.24 08:45 [ ADDR : EDIT/ DEL : REPLY ]
  9. 교장이 바뀌면 교사도 바뀌고 학생도 바뀌고 학부모도
    모두 변화될 수 있는 대한민국 교육의 현실이죠.

    2011.08.24 09:2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제주의 가을을 만끽하셨으면 합니다.

    2011.08.24 09:4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죠.
    교장은 누가 감시하죠?
    흠 학교도 골라서 보내야 겠군요.
    잘보고 갑니다 ^^ /

    2011.08.24 14:0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참교육 참민주 참사람??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죠...그럼 직장의 주인은 누구죠? 또 주민의 발이 되겠다던 지자체의 주인은 누구죠? 아직도 이런 감언이설을 믿는 순수한(?) 영혼들,,,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필경 그말을 이용하여 당신을 지배하려는 사람입니다.
      속지마세요.

      세상에 주인은 없다,,,고로 학생과 교사,주민,공무원,모든 사람이 주인이다.....이 말도 모순.
      모두 주인이면 주인의식 없음.
      주인의식이란 남을 더 일시키기위한 속임말

      2011.08.24 17:51 [ ADDR : EDIT/ DEL ]
  12. ㅎㅎ맞아요. 교장선생님의 경영철학...확고하면 저절로 따라가게 되어있지요.
    워낙 개방적이라서 요즘은 확실하지 않으면 반발도 만만찮거든요.

    잘 보고가요

    2011.08.24 16:1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참교육 참민주 참사람??

      이 논제가 틀렸다고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건 어디나 마찬가지로 해당되는 사항 아닌가요? 갑이 아닌 을이니까 갑의 철학에 따라가는거...

      교육감 빨간 철학에 따라 지금 온통 빨간물결이 요동치잖아요,.

      지금 이 이론대로라면, 머리는 수천개요 발은 없는 괴물이 나타난다는 생각은 왜들 안하시죠?

      논제를 내세웠으면 대책을 제시하세요. 전교조과 곽노현이 주장하는,,이런 대책만이 유일한 겁니까?

      2011.08.24 17:57 [ ADDR : EDIT/ DEL ]
  13. 참교육 참민주 참사람??

    온통 현정부 비판에 지들 잘났다는 글밖에 없네,,

    나라 팔아 부카니스탄에 바치는게 민주주의인지,,,슨상님과 놈현,,전교조,,,,한국내의 30%를 차지하는 좌익주의가 애국인지,,,잘 판단하고 글쓰시길~~

    최소한 자아성찰이나 회개정도는 해야 사람아니야? 자기들은 무조건 잘났고 옳고 반대편은 무조건 악마???

    2011.08.24 17:48 [ ADDR : EDIT/ DEL : REPLY ]
  14. 곽노현과 전교조에게 묻는다

    빈부 차이없는 무상급식 자체는 좋습니다.

    한가지 묻고 싶은데,,이 문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예1)
    XX 초등학교 수학여행 공고
    여행지 - 중국
    1안 - 항공기 이용 8.25 09:00 인천공항 출발~10:00 중국 도착, 8.30 10:00 중국출발~11:00 인천공항 도착 \ 54만원
    2안 - 선박 이용 8.24 18:00 연안부두 출발~8.25 09:00 중국 도착, 8.29 20:00 중국 출발~8.30 09:00 연안부두 도착 \ 15만원


    예2)
    OO 고등학교 수학여행 공고
    1안: 여행지-호주 7박 8일 비용 \ 400만원
    2안: 여행지 -일본 4박5일 비용 \ 150만원
    3안: 여행지 - 경주 2박3일 비용 \ 10만원,,,,,,

    과연, 이런 문제에서는 빈부격차/차별 생각하시는 건지? 궁금합니다.

    2011.08.24 19:02 [ ADDR : EDIT/ DEL : REPLY ]
  15. 하 생각할수록 어려워 지네요 ㅜ_ㅜ

    2011.08.24 22:2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