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훈육․훈계 등의 방법으로 하되, 도구, 신체 등을 이용하여 학생의 신체에 고통을 가하는 방법으로 사용해서는 아니 된다’는 체벌관련 내용이 담긴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이 통과됐다.

그동안 우려했던 학교장이 학칙을 통해 학생들의 권리를 제한할 수 있다는 조항이 시행령에서 삭제된 것은 불행 중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교과부는 부속 해석 자료를 통해 ‘간접체벌’이 교육 벌로서 허용된다는 입장을 밝힘으로써 체벌 허용 범위를 둘러싼 논쟁의 불씨를 여전히 남겨놓고 있다.

                                            <사진출처 : 주간 경향>

이와 같은 해석은 교과부 스스로 마련한 ‘도구, 신체 등을 이용하여 신체적 고통을 가하면 안 된다’는 시행령 내용과도 모순관계에 있어 체벌논란의 여지를 남겨 놓고 있는 것이다.

간접체벌은 벌이 아니고 교육이라고 볼 수 있을까? 도구나 신체 등을 이용하는 체벌이 아닌 이른바 ‘기합’이나 ‘얼차려’를 주는 것은 더 안전하거나 인권적이라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교육부가 지난 14일 통과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는 간접체벌뿐만 아니라 ‘1회 10일 이내, 연간 30일 이내의 출석을 정지’시키는 반교육적이고 반인권적인 독소조항인 출석정지제도도 포함되어 있다.

 

                                           <사진출처 : 민중의 소리>

체벌금지는 학생인권을 위한 마땅한 시대적 대세이자 국제적 기준이다. 직접적인 체벌을 금지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반드시 민주적이고 교육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학생들에게 상대방을 폭력적으로 굴복시키는 방식은 교육이 아니다. 그것이 비록 신체적으로 고통을 주지 않는 다고 학생의 인권이 존중되는 것은 더더구나 아니다.
 

                                          <이미지 출처 : 경향신문>

신체적인 고통을 주는 직접 체벌이 아니더라도 체벌이란 학생들에게 분노와 자책감, 굴욕감, 자존감의 상실 등 부정적 감정을 불러일으켜 행동을 수정하는 효과는 거의 없다는 것은 경험적으로 증명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체벌은 학생과 교사 사이의 신뢰와 소통을 파괴한다는 점에서 교육 방법일 수 없는 것은 학술적으로 증면된바 있다.

도구나 신체를 이용해서 때리는 것이 아니라고 해서 체벌의 문제점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간접체벌이란 체벌을 당하는 학생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직접 내 손으로 때리느냐’, ‘말로 명령하느냐’ 하는 교사 입장에서의 차이일 뿐이다. 이제 시행령이 통과된 이상 기대할 곳은 학교뿐이다.

학교가 학생들의 생활지도를 인격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학칙을 제정할 것인가 아니면 간접체벌을 통해 분노와 굴욕감을 심어주는 비교육적인 방법으로 할 것인가는 전적으로 학교에 달려 있다. 이제 학교에서는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폭력을 정당화하는 학칙을 제정해 학생들의인권을 유린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Posted by 참교육 참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