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친회, 기성회, 육성회, 학교운영위원회... 뭐가 다를까? 1996년부터 도입된 학교운영위원회는 사친회, 기성회, 육성회의 다른 이름이다. 말썽이 생길때마다 바뀐 학부모회의 변천사다. 물론 학교운영위원회는 임의기구가 아닌 법적인 심의 기구(사립은 임의기구)다.

학교운영위원회만 제대로 운영되다면 학부모(교육이 상품이 된 후에는 수요자라 하던가?)로서 사랑하는 자녀들의 인권과 학습내용에 대한 질적 개선까지도 가능하다. 그러나 학부모의 인식이나 홍보의 부족으로 법적 심의기구인 학교운영위원회는 옛날 사친회나 기성회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다.

교육의 한 주체인 교사회는 어떤가? 매일 아침마다 열리던 교무회의가 일주일에 한 두번씩 열리는 것 외에는 임의기구로서 결정권도 없는 들러리기는 예나 지금이나 다를 게 없다. 학생회도 마찬가지다. 자기주도형 학습을 강조하면서도 학생회는 결정권이 없는 임의기구로 들러리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학교가 무너졌다는데 교육의 주체인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교사들은 왜 구경꾼인가? 학생회, 학부모회, 교사회를 법저제화해 학교를 살릴 논의를 하면 안 될까? 말로는 학교 살리기라면서 학교의 주인인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교사들이 들러리가 된 현실을 언제까지 방치해야 하는가?

아래 글은 2006년 무너지는 교육이 안타까워 썼던 글인데 지금과 비교해 달다라진 게 없다.  


<민주주의를 가르치는 학교에는 민주주의가 없다>

민주시민을 양성하는 학교에서 민주주의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학교운영위원회에 학생대표가 참석해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민주적인 의사결정과정을 배우게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열린 공간을, 학생들의 학습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현장학습장이 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교는 학생대표가 학교운영위원회의 구성원이 되거나 참관하는 것조차 허용하지 않고 있다.

                                                   <사진 출처 :한겨레 21에서>  

학생들이 지켜야 하는 교칙도 그렇다. 입학할 때 학생대표가 학교장 앞에서 '나는 교칙을 준주하고...‘라고 선서했다는 이유만으로 내용도 알지 못하는 교칙을 지키지 않으면 범법자가 된다. 구성원들이 동의하지 않은 법이나 규칙을 강요하는 것은 군사정권에서나 있을 법한 일인데도 말이다. 그러나 입만 열면 선진국 어쩌고 OECD어쩌고 하면서 학생인권이나 학교에서 민주시민교육에 대해서는 관심도 의지도 없다.

<교칙은 학생 통제의 수단이다>
    
지금은 바뀌었는지 확인하지 못했지만 2005년까지만 해도 학교교칙에는 "학생은 교내에서 22시 이후 일체의 활동을 할 수 없다"는 야간통행금지 조항이 그대로 남아 있었고 “졸업 전까지는 결혼할 수 없다”는 '결혼금지' 항목까지 있다. 보다 어이없는 것은 상당 수 학교의 정부회장 선거규정에는 헌법까지 부인하는 초법적 규정이 판을 치고 있다는 것이다. 


학생생활지도 규정이 얼마나 비민주적이고 반인권적인가 살펴보자. 

경남의 모 고등학교의 학생정부회장 선거규정을 보면 피선거권의 자격은 다음 각 호와 같다.

(1) 품행이방정하고 지휘 통솔 능력이 있는 자
(2) 본교 재학생으로 전(前)학기 성적이 전체 교과목수의 1/2이상 교과목에서 석차가 1/2 이내인 자
(3) 징계 또는 유급을 받은 사실이 없는 자.
(4) 출석 사항이 90%이상인 자(5) 담임교사의 추천에 의하여 지도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위원장이 승인한 자....
라고 못 박고 있어 헌법에 보장된 평등권까지 무시하고 있다.

학생성적인 일정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학생은 아예 피선거권을 박탈하는 막가파식 교칙은 어느 특정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뿐만 아니라 피선거권자가 ‘학급회장 되려면 양, 가가 없어야한다'는 규정까지 두고 있다.

아이와 어른의 인권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어른의 인권은 존중받아야 하고 아이들의 인권은 유린해도 좋다는 법은 그 어디에도 없다. 그러나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학교는 헌법이 보장한 사생활 보장과 표현의 자유는 물론 신체, 종교, 통신, 사상, 행복 추구권조차 침해하고 있다. 학교에 따라서는 교복과 양말, 운동화, 머리핀, 심지어 속옷까지도 통제하는 학교도 있다.

학교가 이렇게 인권의 삭각지대가 된 가장 큰 원인은 교사와 학교장의 인권의식부재에서 찾을 수 있다.‘학생은 교복을 단정히 입고 두발은 학생답게 스포츠형이나 귀밑 3Cm로 단정하게 해야 한다’는 주관적인 학생관이 학생들로 하여금 반세기가 넘도록 인권을 유린당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소수의 학생. 보호받지 않으면 타락할 가능성이 있는(?) 학생을 보호한다'는 교육적인 필요(?) 때문에 ‘두발이며 복장을 아무리 자유화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다수의 학생‘의 권리를 침해당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잘못된 관행을 바꿀 수 있는 학부모나 학교운영위원의 책임이 없는 게 아니다.학교운영위원회가 민주적으로 운영되기만 한다면 위헌적이고 비민주적인 교칙은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학생들의 두발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자 교육부는 단위학교에서 알아서 할 일이지 교육부가 간섭한 일이 아니라고 발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교사들의 계기교육 내용까지 사사건건 간섭하면서 학생들의 두발문제며 비민주적인 학생생활지도 규정을 방치한다는 것은 교육부의 직무유기다. 인류의 보편적 가치조차 무시하는 교육. 지시와 복종, 통제와 단속으로는 인간교육도 민주시민교육도 그림의 떡이다.

Posted by 참교육 참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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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네..
    교육당국에 맡겨두고 방치해서는 안될 문제들이
    너무도 많은 것 같습니다.
    관료사회 습성상 변화를 기대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니까요//

    선생님 글에
    가장 먼저 댓글을 단 오늘........왠지 좋은 일이..ㅎㅎ..

    오늘도 상쾌한 하루 시작하십시오

    2011.02.25 06:0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학생회나 학부모회가 법적 지위를 갖는 기구만 된다면 학교는 훨씬 더 민주적인 운영이 가능할텐데
      하구보들은 그런 요구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2011.02.25 21:34 신고 [ ADDR : EDIT/ DEL ]
  2. 맞습니다~ 이제는 들러리 그만 하고...
    정말 학교다운 학교를 만들어야 겠습니다!!!

    2011.02.25 06:0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그 학교다운 학교란
      바로 학부모들이 스스로 학교운영위원회나 학부모운동을 통해 법적 지위를 회득해야할 것입니다.

      2011.02.25 21:36 신고 [ ADDR : EDIT/ DEL ]
  3. 가득나눔

    글을 읽다 보니 학부모로서 학교의 상황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져야겠습니다..^^

    2011.02.25 06:08 [ ADDR : EDIT/ DEL : REPLY ]
    • 학교에 대한 관심...
      그렇습니다. 사랑하는 아이들이 보다 좋은 조건에서 보다 더 친환겨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할 수 있는데 학교에만 맡겨두면 다 해결될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지금까지 이 지경이 됐습니다.

      2011.02.25 21:38 신고 [ ADDR : EDIT/ DEL ]
  4. 학교운영위원회가 잘 운영되어 질적인 교육과 학생들의 평등권이 보장되었으면 합니다.

    2011.02.25 06:2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맞습니다.
      학교운영위원회만 제대로 돌아간다면...
      모든 아이들이 아닌 내 아이만 잘되길 바라는 어머니가 운영위원이 되니까 문제지요.

      2011.02.25 21:48 신고 [ ADDR : EDIT/ DEL ]
  5. 우리아들...고등학생된다고 반삭발을 하고왔습니다.
    알밤처럼 좋다고 말하는 남편이지만...저는 보기 싫었습니다.
    언제까지 자유를 박탈하며 지내야하는지...좀 그렇습니다. 쩝..

    잘 보고가요

    2011.02.25 07:0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헌법에 보장된 신체의 자유가
      학생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참하게 짓밟히는 현실입니다.

      학생은 인권을 반납하고 뭘 얻겠다는 것인지...
      학생인권을 찾아주자는 진보교육감이 빨갱이 취급 당하는 현실...
      우리는 아직 민주주의니 선진국은 요원한것 같습니다

      2011.02.25 21:50 신고 [ ADDR : EDIT/ DEL ]
  6. 학교는 학교다워야 겠지요.
    교육에 대한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2011.02.25 07:25 [ ADDR : EDIT/ DEL : REPLY ]
    • 그런데 교육을 해야할 학교가
      '학교에만 교육이 없다'지 않습니까?
      아이들을 학교에 맡겨놓고 수요자인 부모들이 나서야합니다.
      우리아이 사람다운 사람을 만드는 교육을 해 달라고 말입니다.

      2011.02.25 21:53 신고 [ ADDR : EDIT/ DEL ]
  7. 늘 좋은글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선생님글이
    우리나라 교육에 반영이되어야 할텐데.

    2011.02.25 10:45 [ ADDR : EDIT/ DEL : REPLY ]
    • 안타까운 얘깁니다.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지 못하는 국민이나 학부모..
      그 피해가 본인 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는데 몇몇 똑똑한 아이들을 위해 모든 아이들이 피해자가 되는 교육을 언제까지 구경하고 있어야 하는지...

      2011.02.25 21:57 신고 [ ADDR : EDIT/ DEL ]
  8. 만년지기우근

    그림에 떡 참말로 그림에 떡같은 세상 교육은
    언제나 바뀔랑고.
    부모들부터 바뀌어지면 되지않을까요?
    아니,나부터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부터 ~~~.
    답답한 답답이들 ---.

    2011.02.25 12:37 [ ADDR : EDIT/ DEL : REPLY ]
    • 맞습니다.
      부모가 바뀌지 않는한 교육을 절대로 바뀌지 않습니다.
      내 아이만... 그런 생각들이 끝없는 경쟁과 치맛바람만 계속되고 있습니다.

      2011.02.25 21:59 신고 [ ADDR : EDIT/ DEL ]
  9. 아...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 학부모 입장이 될 텐데....
    여러모로 고민하게 되네요.

    2011.02.25 15:3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병원에 가면 환자는 의무만 있고 권리가 없듯이
      학교도 학생에게는 의무만 있고 권리는 없습니다.
      학생이라는 이유 하나로 어떤 취급이라도 달게 받아야 하는 현실...
      그게 바뀌어야 교육이 가능한데도 말입니다.

      2011.02.25 22:00 신고 [ ADDR : EDIT/ DEL ]
  10. 맞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뉴스에 나오는 내용들보면 전무 똑같습니다...
    정말 안타까운 현실이죠...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2011.02.25 23:3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학부모들이 깨어나면
      사랑하는 자녀들이 바른 교육을 받을 수 있는데...

      비뚤어진 사랑이 아이들을 벼랑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2011.03.01 23:18 신고 [ ADDR : EDIT/ DEL ]
  11. 체크 아웃하고 싶습니다.

    2012.04.05 19:10 [ ADDR : EDIT/ DEL : REPLY ]
  12. 누구?

    2012.05.08 20:56 [ ADDR : EDIT/ DEL : REPLY ]
  13. 이해가 안갑니다.

    2012.05.11 00:40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