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사인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의 기준에 따르면 MBC와 KBS2(SBS는 미디어크리에이트가 판매를 대행한다)에서 광고단가가 가장 높은 ‘SA급’은 월~목 오후 8시부터 12시까지다. 주말은 오후 7시부터 11시30분까지다. 월~목 SA급 중에서도 오후 10시의 광고단가가 가장 높다. KBS2는 15초에 1320만원, MBC는 1348만5000원으로 책정돼 있다. 이 시간대에는 일반적으로 ‘미니시리즈’로 불리는 월화극, 혹은 수목극이 방송된다. 가장 비싼 시간대인 만큼 방송사들은 이 시간대에 방송되는 드라마의 시청률 경쟁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2015년 7월 13일 경향신문이 보도한 <TV 광고비 가장 비싼 시간대는?> 기사 중 일부다. 8년이 지난 지금은 좀 달라졌을까? 착한 광고가 가능할까? 광고의 세계는 사막의 파라다이스다. 낫지 않은 약이 없고 먹으면 젊어지는 샘물 같다. 화장품이며 의류며 사교육, 육아... 등등 광고의 세계는 활홀경이다. 공정보도라면서 공정이니 객관이 사리진 언론처럼 광고도 마찬가지다. 광고주의 눈치에서 자유로운 언론은 없다. 당연히 소비자가 아닌 광고주의 이해관계에 복무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자본에 예속된 언론은 소비자들보다 광고주가 먼저다.
광고 속에 사는 현대인들... 도대체 그 천문학적인 광고료는 누가 부담하는 것일까? ‘용기·포장 및 라디오·텔레비전·신문·잡지·음악·영상·인쇄물·간판·인터넷, 그 밖의 방법으로 식품 등의 명칭·제조방법·품질·영양가·원재료·성분 또는 사용에 대한 정보를 나타내거나 알리는 광고는 ‘식품위생법이나 수입식품 안전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나 곧이곧대로 지키는 광고주는 별로 없다. 당연히 자본의 생존이 걸린 문제이니 광고에 사활을 거는 것은 기업만 나무랄 수 없는 문제다.
우리는 지금 광고 홍수시대에 살고 있다. 텔레비전을 켜기 무섭게 튀어나오는 광고, 인터넷을 켜거나 신문을 받아보면 제일 먼저 눈에 보이는게 광고다. 온통 광고 속에 파묻혀 살고 있다는 느낌이다. 종이 신문뿐이 아니다. 유튜브가 등장하면서 광고인지 변형된 보이스피싱인지 구별조차할 수 없는 광고투성이다. 시비를 분별할 수 있는 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들이 이런광고가 진실인지 돈벌이를 위한 자본의 수법인지 구별할 수 있을까?
광고를 곧이곧대로 믿다가 입은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간다. 광고의 유형도 가지가지다. “열공해서 성공하면 저남자가 내남자다”(여학생용), “열공해서 성공하면 여자들이 매달린다”(남학생용), “어머! 얼굴이 고우면 공부 안 해도 돼요”와 같은 어린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성·외모·학력 차별적 광고 문구류가 있는가하면 아이들이 먹는 과자류에 첨가된 유해 첨가물은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다. 정보화시대 사이버에서 거래되는 상품광고로 인한 피해자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지만 언론이나 교육은 침묵일변도다.
보이스피싱인지 광고인지 구멸하기조차 어려운 허위과대과장광고는 그 피해조차 가늠하기 어렵다. 광고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당하고 소비자 보호원이나 경찰에 조사를 의뢰 하지만 피해보상을 제대로 받은 경우는 별로 없다. 대한민국국민으로 살아가면서 대한민국헌법을 모르고 사는 국민들... 평생 노동자로 살아갈 학생들에게 노동 3법이나 노동3권조차 가르치지 않는 게 우리나라 학교다.
광고도 마찬가지다. 정보화시대. 사이버시장에서 상품을 구매했다가 상품을 받지 못하거나 사기를 당하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소비자들 안방까지 깊숙이 파고들어 온 과대과장 광고. 소비자 주권은 뒷전이고 기업의 이익을 위해 공중파로 그리고 사이버 시장 깊숙이 파고든 광고. 우리는 왜 학교교육을 통해 광고 속에 숨겨 진 자본의 생리를 가르쳐 주지 않을까?
<광고 교육하는 독일은 다르다>
독일의 경우 학교마다 다르긴 하지만 중학교 1학년의 독일어 시간에 광고를 배운다. ‘생활필수품 가지고 ‘광고카피 10개 만들어 오기’, ‘광고프렛카드 만들기‘... 등 이런 광고 교육과정을 통해 과장된 표현과 거짓 표현을 찾아내면서 광고를 분석하고 비판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준다. 광고를 분석해 광고 속에 삽입되어 있는 언어유희를 배움으로써 어린이가 상업적 광고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게 하기 위한 교육이다. 늦기는 하지만 우리도 이제는 독일처럼 학교가 제대로 된 광고 교육을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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