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와 평등이 공존할 수 있는가? 자유와 평등은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 가치다. 대학입학 논술고사에나 등장할 수 있는 이런 주제가 헌법에 버젓이 나와 있다. 우리 국민 중에는 ‘자유’라는 기본권을 더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평등’을 더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헌법 11조는 평등이라는 가치를, 12조는 자유라는 가치를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다. 그런데 다같은 국민의 기본권인 자유와 평등은 상호대립적인 관계에 있다. 평등을 실현하려면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각종 규제를 도입해야 한다. 반면 자유라는 기본권을 확장하려면 빈부격차나 불평등과 차별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
<누가 자유를 더 좋아하는가?>
경제적으로 안정되고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들은 자유라는 가치를 더 소중하게 생각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서민들은 평등이라는 가치를 더 선호한다. 진보는 평등을, 보수성향의 사람들은 자유를 더 선호한다. 그런데 선거 때만 되면 가난한 사람들은 자신의 계급과 반대되는 후보를 지지한다. ‘존재를 배반하는 의식’으로 유권자들은 자유를 좋아하는 기득권세력이 선출되고 그런 사람들은 그들이 유리한 법을 만들어 날이 갈수록 불평등이 심화된 세상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불평등이 갈수록 깊어지는 이유는 유권자들이 학벌이나 스펙을 보고 지지한 결과다.
<‘언어’ 속에 담긴 이데올로기>
윤석열당선자는 ‘자유민주주의’, ‘작은 정부’, ‘민영화’, ‘노동유연화’, ‘규제풀기’와 같은 말을 좋아한다. 말속에는 그 사람의 수준과 인품 그리고 사상과 철학이 담겨 있다. “헌법정신 지키겠다”는 사람이 ‘자유민주주의’ ‘작은 정부’ ‘민영화’ ‘규제풀기’ ‘노동유연화’....를 운운할 수 있는가? ‘작은 정부’란 이명박 박근혜정부가 추진하던 철도도 교육도 의료도 자본의 천국인 민영화 세상 복지를 최소한 줄이겠다는 ‘줄푸세’ 정부다. 윤석열당선인이 좋아하는 이런 말은 이윤을 극대화하는 신자유주의, 자본가의 언어다. 규제를 풀어 힘의 논리를 정당화하겠다는 것은 노동자와 사회적 약자가 질식하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폭력이 담겨 있다.
윤석열 당선인의 정의는 무엇인가? “헌법정신 지키겠다”는 검찰 총수를 지낸 사람이 헌법 34조는 왜 애써 무시하는가? 헌법정신이란 ‘민주공화국’을 세우는 일이다. 공화국의 주인은 자본가나 기득권세력이 행복한 세상이 아닌 ‘모든 국민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이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헌법을 기초한 조소앙의 ‘정치적 균등·경제적 균등·교육적 균등’의 삼균주의 사상이 녹아 있다는 사실을 왜 무시하는가? 헌법 전문과 10조에서 39조 국민의 권리와 의무조항에는 시장논리, 힘의 논리가 아닌 약자배려라는 가치 ‘모든 국민’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것이 아닌가?
<자본주의와 종교가 공존한다는 것은...>
대한민국은 자본주의 국가다. 자본주의는 사적 소유권을 인정하고 집단주의보다 개인주의를 더 선호한다. 이에 반해 기독교를 비롯한 불교나 마호메트교와 같은 종교인들은 사유보다 공유를 선호하고 개인보다 집단주의를 좋아한다. 대한민국은 평등의 가치와 자유라는 가치를 함께 기본권으로 인정하는 민주주의 국가다. 이윤의 극대화가 목표인 자본이 주인인 나라에서 평등사회가 목표인 종교가 공존한다는 것도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종교가 타락했는지 자본주의가 변질했는지 모르지만, 천국이나 극락세계를 추구하는 평등 세상을 추구하는 종교와 이윤의 극대화가 목적인 자본주의는 나란히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은 현 19대 문재인대통령까지 모두 12명이다. 이 12명의 대통령 중에 국민들로부터 가장 존경을 받는 사람은 제 16대 노무현대통령이다. 노무현대통령의 학력은 대졸자가 아니라 부산상고 졸업이 전부다. SKY출신도 아닌 고졸출신 대통령이 일류대학을 나온 사람보다 퇴임 후 더 존경을 받는 이유가 무엇일까? 대학을 나오거나 SKY 출신이어야 국회의원도 하고 장관도 되고 대통령도 될 수 있다는 선입견이 잘못됐다는 증거다. 대학을 나와야 하고 그것도 일류대학을 나오고 국회의원이나 장·차관을 지낸 사람이 더 유능하고 더 훌륭하다고 것은 기득권자들이 만든 이데올로기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민주공화국의 주인은 황제가 아닌 ‘모든 국민’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인선한 국무총리와 장관 후보자 19명은 서울대가 3명, 고려대와 경북대 2명, 육군사관학교 1명 순이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까지 포함하면 서울대 출신만 4명이다. 윤 당선인은 이와 관련해 "국가와 전체 국민을 위해서 해당 분야를 가장 잘 알고, 맡아서 이끌어주실 분이신가에 기준을 두고 선정을 해서 검증을 한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한덕수를 비롯한 대부분의 후보자들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가? 윤호중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특권층을 위한 끼리끼리 내각으로 국민 바람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됐다"고 비판했다. 일류대학을 나오고 화려한 이력의 후보자들이 하나같이 서민들이 아닌 자신과 가족의 이익을 위해 살아온 위인들이 아닌가?
부자가 가난한 주권자를 위한 정치를 할 수 있는가? 21대 국회의원의 재산은 얼마나 될까? 재산이 가장 많은 국회의원은 국민의힘 소속 전봉민(1065억5578만원), 박덕흠(672억3846만원), 윤상현(577억9295만원) 의원과 박정(458억1482만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백종헌(265억7499만원) 국민의힘 의원 순이었다. 인사청문회안에 제출된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18개 부처 장관 후보자의 평균재산은 41억9천여만원이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160억8290억원, 가장 재산이 적은 사람은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로 총 11억3000만원이었다. 이런 부자들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소득재분배정책을 펼 수 있겠는가? 나라의 주인인 ‘모든 국민’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유재산을 늘리고 개인의 이익을 위해 살아온 이들이 ‘모든 주인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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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쓴 '김용택의참교육이야기 공교육의 정상화를 꿈꾸다'와 '김용택의 참교육이야기 사랑으로 되살아나는 교육을 꿈꾸다'라는 책을 출간 해 준 생각비행출판사의 신간입니다. 참 좋은 분이 만든 좋은 책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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