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는 이야기2020. 3. 15. 07:00


며칠 전, 아침에 스마트폰으로 전화를 걸었더니 신호가 가더니 상대방이 전화를 받자말자 끊어졌다. 상대편이 전화를 받을 수 없어 끊은 줄 알고 미안해서 한 시간 후에 다시 걸었더니 마찬가지였다. 이상한 생각이 들어 아내의 전화로 전화했더니 마찬가지였다. 전화를 해서 상대방이 전화를 받자말자 끊어지거나 내게 온 전화도 받자말자 끊어지는 휴대폰. 휴대폰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는... 아니 기족의 전화번호조차 기억하지 못하고 현대인들에게 전화기가 잠시라도 없으면 견디지 못하는게 현대인들이다.



코르나 19가 무서워 두문불출하고 살지만 휴대폰이 이 지경이 됐으니 서비스 센터에 가지 않을 수 없었다. 대중교통이 겁이나 자전거로 30분을 달려 간 서비스센터. 전화기 상태를 얘기했더니 기사님이 자신의 폰으로 내게 전화를 하자 마찬가지 현상이 벌어졌다. 기사님이 내 휴대폰을 껐다 다시 켜서 전화를 걸더니 거짓말처럼 끊어지지 않고 통화가 됐다. 하도 신기해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휴대폰을 끄지 않고 계속 둬서 피로가 누적돼 그렇다’는 것이었다. ‘피로가 누적...? 사람도 아닌 휴대폰이...?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나오면서 페북 친구 생각났다. 본인에게 양해를 구하지 않았어도 자신의 얘기를 숨기지도 감추지도 않고 하는 분이니 내가 이 분 실명을 거론한다고 뭐라고 하지 않을 것 같아 실명을 공개한다. 박은규라는 학원선생님이다. 물어보지도 못했지만 짐작컨대 50 초반의 여선생님이다. 내가 왜 스마트폰을 고쳐서 돌아오면서 이분 생각이 났는가 하면 이 선생님은 불면증 환자다. 페북에 올라오는 글을 보면, 그냥 잠을 잘못 자는 정도가 아니라 약을 먹지 않으면 아예 잠을 못자는 것... 그렇게 힘든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분이다.

나는 처음, 이 분이 페북에 날마다 고공농성을 하던 노동자 얘기와 희망버스를 타고 힘들게 싸우는 노동자들을 찾아가 그들과 고통을 함께 나누는 페북의 기사를 보고 처음에는 농성자 가족인 줄 알았다. 서울 지하철 강남역 사거리, 교통폐쇄회로화면(CCTV) 철탑위에서40일째 단식으로 생명의 위를 느끼던 김용희 노동자. 파인텍 노동자, 톨게이트 노동자.... 학원수업을 마치고 농성장을 찾아 힘겹게 싸우는 노동현장을 찾아 격려하는 모습을 보면 누군들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는가? 절대빈곤을 겪어보지 않고서는 배고픔의 진짜 뜻을 모른다. 막다른 골목에서 가장 힘든 삶을 살아 본 사람만이 느끼는.... 피로가 누적되면 기계도 멈추는데... 박은규선생님의 불면증은 남의 아픔을 보고 견디지 못하는 마음에서 생긴 병이 아닐까...?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대한민국헌법 제 10조다. 헌법은 이렇게 ‘모든 국민에게 인간존엄의 가치가 있고 국가는 이를 보장할 의무가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1년 2개월, 426일을 45m 굴뚝에서 농성을 벌이는 노동자에게 그런 권리가 보장되고 국가는 그의 권리를 보장해 주었는가? 나는 오늘날 대한민국의 노동자들을 보면 우리나라 헌법은 법전에만 있는 장식품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이들을 방치한 자본가, 아니 대통령의 말 한마디면 해결 될 수 있는 문제를 426일을 굴뚝 위에서 팽개쳐 두고, 세월호에서 304명의 생떼같은 자식을 잃고 죽지 못해 살고 있는 유가족을 두고 6년이 지나도록 진실을 밝히지 못하는 사법기관에게... 헌법 10조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코르나 19로 대한민국의 시계가 멈춘 지금 비정규직 노동자, 일용직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에게 헌법 10조는 무슨 의미가 있는가? 이들에게 최저생계비를 지원하자는 소리조차 색깔을 칠하고 싶은 자들.... 그들의 고통을 남의 일처럼 보고 있는 자본가들... 정치인들.... 사람이 아니 자본이 참 잔인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이런 현실을 두고 지난 2016년 교육부의 교육정책총괄 정책기획관이었던 나향욱의 "민중은 개, 돼지다""라던 막말이 거짓말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까? 신라시대 골품제도, 조선시대 반상제도 사라졌지만 자본이 만드는 잔인한 현실은 언제쯤 개돼지(?)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 받으며 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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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참교육 참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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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좋은글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2020.03.15 07:4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박선생님의 불면증이 나아 지시길 바랍니다

    2020.03.15 08:2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는 이분에게 그런 조언하고 싶었지만 차마 그런 말 못하겠더라고요. 왜냐하면 남의 아픔이 자기 아픔으로 나무면서 사는 삶 그게 그걸 빽으면 죽으라는 말 같지 않겠어요 . 참 아름다운 삶을 사는 분이지요.

      2020.03.15 14:11 신고 [ ADDR : EDIT/ DEL ]
  3. 불면증 경험을 작년 블로그 시작하기 전에 자주 겪었는데 글을 읽고 생각해보니 자본주의의 부작용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말씀처럼 실질적인 제도가 이러한 불면증과 같은 것을 치유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2020.03.15 09:4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그렇지요? 불면증을 만드는 세상... 세월호만 보더라도 드라우마를 안고 살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2020.03.15 14:12 신고 [ ADDR : EDIT/ DEL ]
  4. 무섭게 돌아가는 세상이...
    사람을 힘들게 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건강관리 잘 하세요.

    2020.03.15 10:5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굴뚝이면.. 측정일이겠지요 .

    2020.03.15 11:4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인간의 한계 세계 신기록을 수립한 투쟁입니다. 자본과 권력의 야합 인간이 어디까지 잔닝할 수 있는가를 보여 준 수치입니다.

      2020.03.15 16:49 신고 [ ADDR : EDIT/ DEL ]
  6. 게시글 잘 읽고 갑니다!!
    자주 들러서 좋은 글 보고가도록 하겠습니다
    휴일은 편안하고 행복한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2020.03.15 14:2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민주화는 말로만 하고 있고 현실상으로 제대로 된 것이 없는 것으로 보여요. 자본주의의 극성으로 인해 많은 시민들이 빈곤이라는 생활고를 겪고 있는 것을 보면 그렇네요. 힘든것을 나누어 지는 것이 아니라 힘든 사람들은 더 힘들어지는 것이 요즘 세상이네요.

    2020.03.15 21:5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민주주의...가난한 사람사회적 약자들에게는 아직도 민주주의는 법전에나 있습니다.. 비극이지요.

      2020.03.16 06:42 신고 [ ADDR : EDIT/ DEL ]
  8. 많은 생각이 드는 글이네요
    잘 보고가요 글을 참 잘쓰시네요^^

    2020.03.17 00:0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