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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는 이야기

시가 그리운 날에...

by 참교육 2020.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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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봉준 作 '해방의 십자가'/1983/250x400/아크릴릭/분실>




사랑은(사랑) 


 김남주


사랑만이
겨울을 이기고
봄을 기다릴 줄 안다

사랑만이
불모의 땅을 갈아엎고
제 뼈를 갈아 재로 뿌릴 줄 안다

천 년을 두고 오늘
봄의 언덕에
한 그루의 나무를 심을 줄 안다

그리고 가실을 끝낸 들에서
사랑만이
인간의 사랑만이
사과 하나를 둘로 쪼개
나눠 가질 줄 안다


<▲ 김봉준 作 '민주주의 만세' / 1990 / 120x150 / 유화 / 개인소장>


자유

 

김남주


만인을 위해 내가 일할 때 나는 자유

땀흘려 함께 일하지 않고서야


어찌 나는 자유이다 라고 말할 수 있으랴

만인을 위해 내가 싸울 때 나는 자유


피 흘려 함께 싸우지 않고서야

어찌 나는 자유이다 라고 말할 수 있으랴


만인을 위해 내가 몸부림칠 때 나는 자유

피와 땀과 눈물을 함께 나눠 흘리지 않고서야

어찌 나는 자유이다 라고 말할 수 있으랴


사람들은 맨날

겉으로는 자유여, 형제여, 동포여! 외쳐대면서도


안으로는 제 잇속만 차리고들 있으니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제 자신을 속이고서.



<▲ 너희는 아느냐, 돌멩이 하나에 실린 역사의 무게를…>




돌멩이 하나

 

김남주


하늘과 땅 사이에 
바람 한점 없고 답답하여라 
숨이 막히고 가슴이 미어지던 날 
친구와 나 제방을 걸으며 
돌멩이 하나 되자고 했다 
강물 위에 파문 하나 자그많게 내고 
이내 가라앉고 말 
그런 돌멩이 하나

 

날 저물어 캄캄한 밤

친구와 나 밤길을 걸으며 
불씨 하나 되자고 했다 
풀밭에서 개똥벌레즘으로나 깜박이다가 
새날이 오면 금세 사라지고 말 
그런 불씨 하나

 

그때 나 묻지 않았다 친구에게 
돌에 실릴 역사의 무게 그 얼마일 거냐고 
그대 나 묻지 않았다 친구에게 
불이 밀어낼 어둠의 영역 그 얼마일 거냐고 
죽음 하나 같이할 벗 하나 있음에 
나 그것으로 자랑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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