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에게 물어보자.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기대하는 인간상, 길러내고자 하는 인간은 어떤 사람입니까?"
“.....................”
이 질문에 자신 있게 “나는 내 제자를 이러이러한 인간으로 길러내기 위해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라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교사가 몇 명이나 될까?
교사들을 무시해서가 아니다. 교육에는 분명히 목표가 있어야 한다. 대한민국의 교육은 ‘홍익인간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완성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공민으로서의 자질을 구유하게 하여, 민주국가 발전에 봉사하며 인류공영의 이상 실현에 기여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교육법 제 1조)고 명시하고 있다.
이런 추상적인 표현으로 교육이 지향해야 할 인간을 길러낼 수 있는가의 여부는 여기서 논외로 치자. 대한민국의 교사치고 이런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교육과정을 구상해 수업을 전개하는 사람이 있기나 할까?
‘한국의 교육은 교과서를 가르치고 가르친 내용을 평가해 서열을 매기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렇게 말하면 교사들이 자존심 상해할까?
그러나 이게 대한민국 교육의 현실이요, 교사들의 역할이다. 교육과정이란 교육활동을 위한 기본 설계도지만 그런 건 교대나 사대에 다닐 때 수업시간에 들었던 옛날 얘기 일뿐 현장에서는 교육과정을 생각할 여유(?)란 없다. 아니 교과서 진도에 쫓겨 그런 것 따위를 생각한다는 건 사치(?)다.
대한민국의 교사들은 교과서를 가르치는 사람이다. 그 교과서가 어떤 내용이 담겨 있건, 그런 건 교사가 알 일이 아니다. 국정교과서건, 검인정 교과서건, 만들어 진 교과서를 가르쳐 평가를 하고 평가 한내용에 따라 서열을 매기는 게 대한민국 교사들의 할 일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다시 말하면 대한민국의 교사들의 교육목적은 ‘대학입시에 좋은 성적을 내게 하는 것’이다. 자기가 가르친 과목이 입시에서 우수한 성적이 나오면 훌륭한 교사요, 그렇지 못하면 무능한 교사다. 문제풀이 전문가를 키우는 교실에 전인교육이니 홍인인간 따위에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기말고사건 국가단위 성취도 평가든 간에 평가란 ‘현재 학생의 발달 수준을 진단하여 다음 교육활동을 세우기 위해 과정’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학생들에게 평가란 무조건 좋은 점수를 받는 것, 1등이 목표다. 정서적, 의지적, 신체적 발달 같은 문제에 관심을 가질 여유가 있을 수 없다.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은 12년간 ‘진도 나가고 시험보기’의 반복의 연속이다. 모든 학생들은 ‘시험’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시험 후 매겨지는 서열 때문이다. 이런 평가는 난이도에 따라 다르지만 등수를 가리기 위한 평가에는 당연한 일이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서열을 매기기 위해 난이도나 변별도가 높은 문제를 출제하고 그런 문제를 귀신처럼(?) 풀어내는 기술자(?)가 우수한 학생이 되는 것이다.
점수높이기가 목표가 된 교육은 시험이 끝나면 끝이다. 난이도 가 높을수록 시험이 끝나기 바쁘게 학생들이 인지한 지식들은 바쁘게 망각하게 된다. 이런 평가란 시험이 끝나고 성적이 좋은 학생은 불안감에 시달리고 성적이 뒤진 학생은 열등감에 시달리게 된다.
실패를 양산하는 교육. 교사는 시험에 나올 가능성이 있는 문제를 다 가르쳐야 하고 학생은 그런 평가에서 살아남기 위해 문제풀이 기술자로 만드는 교육, 교육은 없고 문제풀이로 날밤을 지새우는 학교, 언제까지 학교는 이런 교육을 계속할 것인가?
- 이미지 출처 : 다음 검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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