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광고 글이 아닙니다. 제가 읽고 좋아서 소개하는 글입니다.

 

안준철선생님이 쓴 책. ‘오늘 처음 교단을 밟을 당신에게’를 읽었다. 중고등학교 때 고전을 읽고 며칠 동안 머릿속에 남아 있던 진한 감동. 그런 감동이 내게 다가 왔다. 교사였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면서 한편으로는 부끄럽고 내가 가르쳤던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또 부럽기도 한 그런... 그래서 이 책은 처음 교단을 밟는 선생님이 아니라 이 땅에 교육을 걱정하는 모든 선생님, 아니 모든 부모들도 읽어 봤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책은 저자의 생명이다. 책 속에는 저자의 사상과 철학과 삶의 편린들이 녹아 있다. 책사의 모든 책은 다 좋은 책일 수만은 없다. 상업주의에 편성해 감각을 충동질하는 책이 있는가 하면 폭력을 미화하는 책도 많다. 그런 책들 중에 청소년들을 방황을 부추기는 책도 있고 두고 두고 보관해놓고 다시 읽고 싶은 좋은 책도 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좋은 책, 좋은 사람, 좋은 교사를 만난다는 것은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운 좋게 나는 그런 책, 그런 선생님을 만난 것이다.

 

'교사로서 내 관심사는 아이들이 아침에 학교에 왔을 때보다 다만 조금이라도 더 자기 자신을 좋아하게 하여 오후에 집으로 보내는 것이다.’

 

자신이 소중하다는 걸 깨우치게 하고 싶어 하는 교사. 그러면서도 강제로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깨우치게 하려는 눈물겨운 노력을 하는 교사. 그는 교육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꿰뚫고 있었다.

 

 

‘아이들을 어떻게 만날 것인가?’

 

프롤로그에 쓴 첫 문장이다. 이 문장을 읽는 순간 ‘바로 이거다’ 교육이란 ‘아이들과 어떻게 만날 것인가?’다. 만난다는 것은 곧 소통이다. 교육이란 소통이다. 만나지 않고 어떻게 교육이 가능할까?

 

학생인권조례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말한다. ‘철없는 아이들을 회초리로 이끌어야지 인권 찾고 뭐 찾고 그래서 언제 교육이 가능하겠는가?’라고 한다. 교육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들이야 그런 말도 할 수 있겠지만 교육전문가라는 사람, 교과부 장관, 교육감, 장학사, 수구교원단체의 사람들.... 이런 사람들이 학생들에게 인권을 허용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것은 교육을 하지 않겠다는 말이나 진배없다.

 

뚜껑을 닫아놓고 물을 부어 보라. 물이 담기는가?

 

교육이 무너졌다고 야단인 세상이다. 교실에 사랑이니 정이니 그런 것은 눈 닦고 찾아봐도 없는... 사방이 지뢰밭인 교실에는 이미 스승과 제자의 만남은 아니다. 의무와 권리, 구매자와 판매자 간의 삭막한 이해타산으로 만나는 교실. 그런 교실이 오늘날 학교의 현실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소통을 말하고 인권을 말한다는 것은 용기가 필요하고 철학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런데도 그는 요지부동인 적진(?)에 서서 철벽같이 마음의 담을 쌓은 아이들과 만나고 있었다. 그는 ‘3월에 아이들을 잡기’를 단호히 거부한다. 아이들을 잡는다는 말은 소통을 거부하겠다는 뜻이요, 다른 말로 표현하면 교육을 포기한다는 뜻이다. 잡으면 편하다는 걸 모를 리 없겠지만 그는 편하기 위해 잡기를 단호히 거부한다.

 

그가 아이들과 만남을 가능케 해준 이유를 살펴보니 다름 아닌 사랑이었다. 사랑이 없는 교실에 교육이 가능하기나 할까? 사랑하는 방법이야 각양각색이겠지만 안준철선생님의 사랑법은 남다르다. 그는 교실에서만 아이들과 만나지 않는다. 비오는 날 우산 속에서 혹은 복도에서, 벚꽃나무 아래서, 퇴근길에서, 등산을 함께 하면서 만난다. 졸업 후에도 제자들과 만나 수업을 계속하고 있었다.

 

교육은 교실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다. 지식전달은 여러 가지 교구가 있는 교실이 편하고 유리할지 모르지만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소통은 35명이 앉아 있는 교실이 아닌 어디서도 가능하다. 그는 그것을 알기 때문에 교실이 아닌 교정에서 혹은 도서실에서 혹은 야외에서 아이들과 만나 교육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학교에서 선생님은 무서운 사람이다. 아이들은 저희들끼리 놀다 선생님을 만나면 피한다. 닫혀 있는 선생님을 반길 리 없다. 하던 말도 끊고 마음을 닫아 버린다. 그런데 안준철선생님은 다르다. 아이들이 스스로 다가온다. 아니, 다가오게 만들고 있었다.

 

“선생님 요즈음 왜 그렇게 보기 어려워요?”

“왜 항상 선생님만 옳다고 생각하세요?”

“선생님은 현실을 너무 몰라요”

“선생님은 문제아들만 사랑하는 것 같아요”

 

이건 아무선생님이나 들을 수 있는 얘기가 아니다. 소통하는 교사, 교육다운 교육을 하는 교사들만이 들을 수 있는 보석과 같은 말이다.

 

고함을 지르고 권위(?)를 세우고 쇼맨십(허세)을 하고... 그런 교사에게는 이런 행운이 찾아오지 않는다. 꽁꽁 언 얼음장보다 차가운 아이들의 닫힌 마음을 열고, 상처받은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자신이 소중하다는 걸 일깨워 주는 사람, 사람이 소중하다는 것을... 사랑이 무엇인지를 일깨워 주는 교사, 그래서 무너진 학교에서도 교육이 가능하다는 것을... 사랑을 실천하는 교사. 그런 선생님의 마음이 담겨 있는 책을 통해 그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이 내게는 행운이었다. (계속)

 

 

Posted by 참교육 참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