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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관련자료/교사

교총의 사법권 요구, 교사가 경찰역할 하면 학교폭력 줄어들까?

by 참교육 2012.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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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총의 교직윤리헌장- 우리의 다짐에는 '학생의 인권과 인격을 존중하다'고 명시했다>

 

교사에게 사법권을 주면 학교폭력을 줄일 수 있을까?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교과부와의 교섭에서 “교사에게 특별사법경찰권(준사법권)을 부여해 달라”고 요청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별사법경찰권이란 교사가 검찰의 지휘를 받아 수사권을 행사하는 사법경찰권으로 이 권한을 갖게 되면 학교폭력에 연루된 학생을 체포·신문·구속영장 신청할 수 있게 된다.

 

현재 교도 행정이나 식품위생관리, 삼림 관리 등 전문 수사인력이 부족한 분야에 한해 일부 공무원에게 제한적으로 권한을 행사하도록 하고 있는 제도다. 한국교총은 23일 이와 같은 특별사법경찰권을 교육과학기술부와 단체교섭을 위한 1차 본교섭에서 정부에 공식 요구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횝회 안양욱회장이 교과부와 교섭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교사가 특별사법경찰권을 갖게 되면 학교폭력이 발생했을 때 학생과 학부모를 소환하고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를 경찰과 검찰에 수사 자료로 넘길 수 있게 된다. 한국교총은 “학생인권조례 추진 후 교사들의 학생 생활지도권이 무너졌다”면서 “교사들이 효과적으로 생활지도 활동을 하기 위해 ‘사법경찰 관리의 직무를 행할 자와 그 직무 범위에 관한 법률’ 개정을 요구”, “법률 개정을 통해 교사에게 학교폭력 사건을 수사할 수 있는 특별사법경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해 12월, 대구의 한 중학생에 이어 올해 4월 영주에서도 중학생이 학교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가 하면 지난 26일에도 대구에서 학원폭력을 견디지 못한 중학생이 투신했지만 나무에 걸려 다행히 목숨은 건졌다. 학교폭력은 어떤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한국교총이 원하는 교원에게 특별사법경찰권 요구는 것은 학교폭력을 해결하려는 방법으로서 옳지 못하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20만 회원 한국교총의 교육관은 교육을 하겠다는 것인지 순치를 하겠다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 교육은 가치내면화를 통해 학생 스스로 행동을 바꿔나가는 과정이요, 순치란 짐승을 길들이듯 강압으로 ‘길들이기’다. 학교폭력문제는 인간에 대한 존엄성이나 자기 존중감을 길러 상대방의 인권도 소중하다는 걸 깨우칠 때 가능한 일이다. 교총은 우발적인 폭력조차 학생생활기록부에 남겨 진학에 불이익을 주거나 폭력학생을 격리시키는 Wee스쿨을 설립, 폭력배로 낙인찍는 교과부의 폭력 근절책으로는 정말 학교폭력을 근절할 수 있다고 믿는가? 

 

 

 

지금이 경찰국가시대도 식민지시대도 아닌데 모든 학생을 예비범죄자로 취급해 교사에게 특별사법경찰권을 행사해 일진여부를 가려내는 준사법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망상이다. 교사는 교육을 통해 학생들을 올곧은 길로 이끄는 사람이다. 잘못한 일도 앞으로 잘 할 수 있도록 가능성을 믿고 이끌어 주는 것이 교사가 해야 할 책무다. 그런데 경찰이 할 일을 교사가 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교사로서의 무능을 스스로 인정하는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교총의 인간관은 교육자로서 황당하다 못해 엽기적이다. 헌법을 비롯한 유엔인권헌장이나 청소년헌장이 보장하는 인권조차 반대하면서 어떻게 '학생의 인권과 인격을 존중'하겠다는 것인가? 역사적으로 권력의 비위를 맞춰 준 대가로 승진의 떡고물을 받거나 지도부 출세를 보장해 주는데 이력이 난 교총, 교육학의 기초이론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교사와 학생들과의 공감적인 인간관계, ‘라포르’형성이 대화의 기본이라는 걸 교총은 모르는가? 라포르의 형성 없이 어떻게 학생지도가 가능하다고 믿는가?

 

제자와 스승의 사이에 기본적인 믿음과 사랑이 없으면 교육이란 불가능하다. 신뢰가 아니라 회의와 불신의 눈으로 일진을 가려내고 조사해 처벌하는 사제지간에 어떻게 진정한 교육이 가능할까? 교사에게 특별사법경찰권 달라고 요구하기 전 학벌이 지배하는 사회풍토부터 바꾸고 입시교육이 아니라 인성교육을 할 수 있는 여건부터 마련해 달라고 요구하는 게 교원단체로서 떳떳한 일 아닌가? 사랑하는 제자들이 죽어가고 있는데 체벌옹호론이나 준사법권을 요구하는 교육관으로 어떻게 아이들 앞에 부끄럽지 않는 교사가 될 수 있는가?

 

 

- 이미지 출처 : 다음 이미지 검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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