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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를 잘 받기 위해 멀쩡한 학생을 특수교육대상자인 장애아로 보고해 말썽이다. 그것도 교육청이 나서서 허위 보고를 했다면 믿어지겠는가? 그것도 지난해 전국단위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전국 최상위를 기록한 충북옥천교육청이 일반학생을 특수반으로 편성하는 가하면 대구시교육청은 평가를 잘 받겠기 위해 일선중학교에 체력검사 등급비율을 조작할 것을 지시해 말썽이 일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매년 4월1일 기준으로 홈페이지에 공개한 특수교육통계 자료를 보면 지난해 충북 11개 시·군 교육청의 초등학교 6학년 특수교육 대상 학생 수는 173명이다. 이 숫자는 2008년 155명에 비해 무려 18명(10.4%)이 늘어난 숫자다. 중학교 3학년도 지난해 156명이던 특수교육대상자가 2008년 132명에 비해 24명(15.3%)이나 증가했다.
<이하 이미지 출처 : 다음 이미지 검색에서>
특수교육대상자가 갑자기 늘어 난 이유가 뭘까? 학기 초 진단평가를 통해 단순 학습부진아(학력 미달자)를 학습 장애아로 구분해 특수반에 편성했기 때문이다. 이 기막힌 현실을 보다 못해 충북교육청 소속 교사가 "특수 교육이 필요한 학생이 아닌 단순히 국가수준 평가에서 평균을 깎아 버릴 것이 다분하여 교육청의 지시와 학교 관리자의 지시아래 일어난 일입니다"라며 내부 게시판에 올린 양심고백 글이 올라오면서 밝혀진 사실이다.
공교육과 교육과정 정상화를 지도감독 해야 할 지역 교육청이 학습부진아를 학습장애아로 허위 보고한 이유가 뭘까? 말할 것도 없이 수요자 중심의 교육, 교육을 상품으로 만들어 경쟁과 효율만이 살길이라며 전국단위 일제고사를 시행, 학교별 지역별 서열화를 통해 예산이나 성과급까지 차등화하다 나타난 현상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교육이 수요자인 학생을 위해서가 아니라 교육감을 비롯한 교육관료들의 자랑 만들기, 치적쌓기가 불러 온 반교육적인 행태다.
충북교육청은 지난 10월에 시행한 전국단위 학업성취도 평가에 대비하여 교육청에서 모의고사 문제를 내려 보내 학교단위에서 모의고사에 대비한 시험문제 풀이로 교육과정운영을 파행으로 몰아간 사례도 있다. 모의고사 성적을 올리기 위해 음악, 미술, 체육 수업은 뒷전이 되고 체육대회도, 학예회도, 소풍도 일제고사 이후로만 미루기는 파행적인 교육... 이를 감시감독해 교육과정 정상화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 교육청이 오직 성적지상주의를 강조하자 단위학교에서는 평가관리규정을 고쳐 일제고사 성적을 중간, 기말 고사에 반영하거나 수행평가 점수에 반영하도록 공공연히 변칙 운영하는 학교까지 늘어나고 있다.
점수지상주의 교육은 오직 점수 몇점을 더 올리기 위해 토요일에도 아이들이 등교해 컵라면으로 점심을 대신한 채 문제풀이 수업을 하는 학교까지 생겨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모의고사 성적이 낮은 초등학생을 교장실로 불러 전학가라고 호통 치는 교장선생님, 꼴찌하는 아이는 ‘11월까지만’이라는 단서를 달아, 일제고사 성적에 넣지 말자고 특수교육대상자로 지정하는 학교. 이런 파행적인 교육을 서슴지 않고 했던 게 충북 교육의 현실이다.
충북뿐만 아니다. 대구시교육청 업무담당자는 대구시내 고등학교로, 각 지역교육청 담당자는 중학교의 교장 혹은 담당 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현재 학생체력검사 등급 중 4, 5등급 비율을 10%대로 줄이라고 지시를 내려 말썽이 일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은 각 학교로 ‘통계 보고 일을 12월 5일에서 12월 12일로 연장한다’는 내용과 ‘PAPS(학생건강체력평가) ‘기록이 향상된 학생에 대해서는 완료 보고 일까지 계속 수정 입력 요망’이라는 내용의 공문(평생체육건강과-13454, 2011.11.29))을 보냈다. 이 공문을 학교로 보낸 시점에서 대구시교육청과 지역교육청 담당자가 각 학교로 전화로 ‘학생체력검사 등급 중 4, 5등급 비율을 10%대로 줄이라’고 지시한 것이다.
대구시교육청이 이렇게 무리하게 조작을 지시한 이유는 무엇인가? 중학생들의 체력검사등급 비율이 학교평가 항목이면서 동시에 각 시도교육청 평가 항목이기 때문에 평가를 잘 받기 위해서다. 이런 파행적인 교육사례는 학교평가나 교원평가로 일선 학교에서 교육의 질적향상을 위해 문제의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하기는커녕 그간 학교간, 교사간, 학생간 경쟁만 부추긴 결과다.
평가 만능주의, 경쟁 지상주의가 만능 교육일 수 없다. 현재 교육현장에서 실시하고 있는 학교평가, 기관평가, 교육청 평가 등 평가 시스템이 우리 교육을 얼마나 심각한 왜곡과 공교육을 황폐화시키고 있는가? 교과부는 지금이라도 공교육정상화를 위해 경쟁만능, 평가 만능의 경쟁교육을 전면 재 점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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