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즈에 비친 세상2008.10.18 12:01



오늘은 부마항쟁 29주년이다.
마산에 살면서 부마항쟁을 잊고 있었다는 게 부끄러운 일이지만 이명박정부의 국민 길들이기 정치에 혼이 빠져 살다보니 깜밖했던 것 같다. 어제 '아름나라 20년 고승하 40년' 공연을 보러 갔다가 지인이 내일 행사에 꼭 참석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망서리다 길을 나섰다. 
버스를 타려는 데 행사에 함께 참석하러 간다는 사람을 만나 걸어 가잔다. 자산동에서 3.15아트센트까지 족히 5Km는 되고 남을 길을 걸어서 도착해보니 식장에는 안내판 하나 없이 '부마민주항쟁 29주년 기념식 및 학술토론회'라는 플랙카드 아래 백한기3.15기념사업회장의 인사말을 하고 있었다. 
화려한 조명 아래 반을 겨우 채울까말까한 참석자 면면을 보고 '내가 못 올 곳을 왔구나!'하는 분위기를 직감할 수 있었다.
 백한기기념사업회장의 인사가 끝나자 이주영국회의원이 늦게 도착했다면서 축사를 하겠단다. 
 가해자가 피해자 편이 되는 세상!
한나라당이 누군가? 부마항쟁의 발발 원인 제공자다. 박정희의 딸을 비롯해 박정희에게 은혜를 입은 세력들이 주도권을 잡고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민주주의를 박제화시키고 있는 극우 반민주세력이 한나라당이다. 그들을 일컬어 정당이라 보지 않고 '범죄집단'이라고 극언을 서슴치 않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한나라당은 지금 역사를 거꾸로 돌리는 반동작업에 여념이 없다. 
 민주주의란 다양성이 존정되고 상대방의 생각을 인정하는 풍토에서 가능하다. 그러나 지금 한나라당은 그런 수준이 아니다. 역사학자들이 써놓은 그것도 국정도 아닌 검인정 교과서까지 자기네 코드로 맞추겠다고 한다. 종부세, 양도소득세률을 낮추고 교육을 황폐화시키는 주범(?)이니 범죄집단이라는 말이 나와도 싸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한나라당과 '부마항쟁 29주년 행사에 축사까지 하고 있으니 '세상 말세'라는 말이 나올 법도 하지 않은가?
최루탄 냄새가 천지를 진동하던 전두환 노태우시대. 부마항쟁 말만 꺼내도 색깔칠을 당하던 시대! 그 때 나도 공동대표라는 이름으로 함께 했었는데 그런 나조차 초청장도 못받았으니....
초청하지 않은 사람이 나타났으니 실무자 한사람이 나를 보자 '선생님 죄송합니다'를 연발한다.
실무자 죄가 아니지. 부마행쟁기념사업회가 변절(?)한게지....

물론 한나라당 국회의원 한사람이 축사를 한다고 해서 부마항쟁기념 사업회가 변절했다고 단정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 때 그 어려웠던 시절 민주주의를 절규하던 그런 분들의 면면은 찾아보기 어려웠고 한나라당 마산시장이며 누구누구 하면 다 알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 앞자리에 앉아 주역으로 참석하고 있었다. 
더 이상 앉아 있을 이유가 없겠다싶어 학술토론회 자료집 한 권을 들고 죄지은 사람처럼 식장을 빠져 나왔다. 식장을 나오면서 영국의 한 일간지 신문에서 지적한 “한국에서 민주주의를 기대하는 것은 쓰레기 통 속에서 장미꽃이 피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다” 는 말이 생각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Posted by 참교육 참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