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는 이야기2011.10.04 06:30


           <이미지 출처 : 다음 이미지 검색에서>

“방송 좀 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

“아래층에서 올러오는 담배 연기 때문에 죽을 지경입니다”
“글쎄요! 방송은 하긴 하겠지만 자기 집에서 자기가 담배 피우는데 뭐라고 할 수도 없고...”

이 아파트에 이사 온지 1년도 채 안 됐다. 처음에는 모르고 살았는데 몇달 전 아래층에 이사를 오고부터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아래층에 사는 사람은 출근도 안 하는지 밤낮없이 담배를 피우는지 여름에 문도 열어놓고 잘 수 없을 정였다.

견디다 못해 관리실로 찾아 간 것이다.

“공공건물에서는 담배를 못 피우도록 금연구역을 정하는데 아파트에서는 그런 규정이 없습니까?”

“제가 알기로는 현행법으로는 아파트에서 담배를 피우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이 아파트로 이사를 오게 된 이유는 건강 때문에 왔는데... 그리고 3살짜리, 여섯 살짜리 손자들도 가끔 와서 자기도 하는데 문을 닫아놓을 수도 없잖아요?”

“직접 아래층에 가셔서 한 번 말씀해 보시지요?”

“물론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 전에 일차적으로 방송도 좀 하시고 금연 안내도 좀 해주실 수 없습니까?”


"그렇게 하겠습니다."

다행히 관리실에서는 그날 저녁부터 몇차례 방송도 하고 출입구와 엘리베이터 안에 안내문도 붙여놓았다. 그렇게 몇 차례 방송도 하고 안내문을 계속 붙여 놓았건만 올라오는 담배연기는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참다못해 하루는 퇴근 무렵쯤 아랫집에 찾아가 초인종을 눌렀다.

“누구세요?”

자다 일어난 사람처럼 문을 열고 바라보는 인상이 영 곱지 않다.

문을 여는 순간 찌든 담배 냄새 냄새가 코를 찔렀다. 직감적으로 줄담배를 피우는 골초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위층에 사는 사람인데요. 아저씨가 담배를 피우십니까?”

“그런데요?”
‘뭐 이런 사람이 다 있어?’ 하는 곱지 않은 인상으로 쳐다보는 것이었다.
“제가 건강이 좋지 않아서요. 손자들도 가끔 와서 자고요. 담배를 뒤쪽 베란다에서 미우시면 안 될까요?”


머리가 허연 사람이 찾아와 마치 내가 죄인이라도 되는 것처럼 예의를 갖춰 얘기를 하면 “아 그렇습니까? 미안합니다” 하지는 못할망정 잡상인 취급이다.

“알았어요”

퉁명스런 대답 한마디 하고는 문을 닫아 버린다. 나는 죄를 지은 사람처럼 쫓기듯이 올라왔다.


그런 일이 있고 난 후 그래도 좋게 좋게 말했으니 ‘조금은 달라지겠지...’ 기대했지만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할 수 있는 방법을 다해 봤으니 어쩔 도리가 없다. 이제 여름도 거의 지났으니 문을 닫으면 괜찮겠지... 하고 자포자기 할 수 밖에 없었다.

요즈음은 밤낮의 기온차가 심해 저녁에 방문만 닫아 놓고 자지만 아침에 베란다에 나가보면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뿐만 아니다 전보다 달라진 게 하나 더 있다. 아침에 화장실에 들어가면 문을 여는 순간 지독한 담배연기로 숨을 쉬기가 거북할 정도다.

이곳으로 이사 오기 전에는 빌라 5층에서 살았는데 다행히 아래층에 사는 노인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라 담배연기걱정은 하지 않고 살았다. ‘이웃 잘 만나야한다’는 말은 이럴 때도 필요한가보다. 아래층에서 올라오는 담배연기 때문에 이사를 갈 수도 없고.... 아랫집 사람이 이사 가기를 기다여야 하나?

답답해서 인터넷을 검색해 보았다.

흡연자가 실제 마시는 연기는 13% 라고 한다.
그렇다면 흡연자들은 연기의 87%는 주변사람들에게 간접흡연을 시키는 셈이다.

흡연권과 혐연권이라는 게 있다고 한다.

흡연권 : 별다른 제재 없이 담배를 피울 수 있는 권리
혐연권 : 담배를 피우지 아니하는 사람이 공공장소에서 담배 연기를 거부할 권리.


흡연권 VS 혐연권, 뭐가 더 우선일까?

혐연권은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공공장소나 생활공간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에 대한 규제를 호소하는 권리’를 말한다.

「대한민국헌법」은 흡연권과 혐연권 둘 다 제10조와 제17조에 근거한 기본권으로 보고 있습니다.
§ 헌법 제10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 헌법 제17조
모든 국민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아니한다.


흡연권은 사생활의 자유를 실질적 핵으로 하는 것이고 혐연권은 사생활의 자유뿐만 아니라 생명권에까지 연결되는 것이라는 점에서 혐연권이 흡연권보다 상위의 기본권이라고 판시하고 있다.
그러나 아파트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자기 집에서 피우는 담배를 윗집에서 산다는 이유만으로 강제할 수 있는 권리는 없다는 얘기다. 억울하면 이사를 가면 그만일까?

여러분은 이런 경우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Posted by 참교육 참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