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정책2011.06.27 05:00



사람이 태어나서 아무것도 가르치지 않고 혼자서 자라면 어떤 모습이 될까? 당연히 사람 짓을 할 수 없는 망나니가 되고 말 것이다. 한 인격체가 제대로 된 인간으로 성장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람은 사람으로서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을 배우지 않으면 사람 구실을 하지 못한다. 그걸 사회학에서는 ‘사회화’라고 한다. 인간으로서 사회화하면 인간이 되고 동물로서 사회화하면 동물이 되는 것이다.

학교가 무너졌다고 야단이다. 교육학을 했다는 학자님들, 평생을 교육을 한다는 교육자들, 교육정책을 입안하는 교육 관료들... 무너진 교육을 살리겠다고 온갖 이론을 개발하고 도입하고, 시범학교, 연구학교를 만들고 법석을 떠는 연구자들... 그 많은 전문가들이 엄청난 예산과 인력을 투입해 공들이는 교육, 그런 학교는 아직도 살아날 가능성을 보이기는커녕 점점 더 위기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이미지 출처 : 다음 이미지 검색에서>

교육이 무너지는 이유는 뭘까? 그 이유란 간단하다. 가르치지 않는데... 배우지도 않는데 어떻게 사람이 되기를 기대하는가? 아니 가르치기는 가르치는데 사회적인 존재인 개인을 개인적인 존재로 키우고 있는데 교육이 교육의 기능을 제대로 할 리가 없다. 가정은 어떤가?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부모와 대화시간조차 없이 새벽같이 등교해 12시가 가까워서야 집으로 돌아온다. 자기 자녀와 대화조차 단절된 가정에서 어떻게 가정의 구성원으로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배울 수 있는가?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청소년 자녀를 둔 전국의 2,500가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아버지와 대화가 부족하다"고 답한 청소년은 33.5%, "어머니와 대화가 부족하다"고 말한 자녀는 11.7%(YTN)나 된다. 가정에서 교육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가정에서 머무는 시간이 있어야 하고 구성원들 간에 만나 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상호작용이 없는 가정은 생물학적인 욕구충족의 기능 외에 교육의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는 것이다.

사회적인 존재로 자라야할 아이들이 가족간의 대화시간이며 놀이문화까지 빼앗겨 학원으로 또 학원으로 내몰고 있는 상황에서 가정교육을 기대할 수 없다. 학교나 학원에만 많이 다니면 사회적인 존재로 성장할 수 있는가? 학원이나 학교는 유능한 개인. 개인적인 능력을 길러 줄뿐 사회적인 존재로서 역할을 가르치지 않는다.

사회는 어떤가? 가정이나 학교 밖을 한 발 짝만 나가도 만화방이며 오락실, 게임방이 기다리고 있다. 교육은 학교에서만 하는 게 아니다. 성장기의 아이들은 버스에서, 시장에서, 관공서에서, 도서실에서... 눈에 보이는 것, 만나는 게 모두가 교육이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청소년들에게 교육적인 배려를 하는 곳은 그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청소년을 대상으로 돈벌이를 하겠다는 상업주의가 시퍼렇게 기다리고 있다.     


인간은 혼자서 살아갈 수 없다.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을 주기 때문에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사회적인 존재로서 개인이 할 일을 가르치는 것이 올바른 교육이다. 그러나 오늘날 학교교육은 더불어 살아가는 역할이나 공존의 윤리를 가르치지 않고 경쟁 속에서 개인이 살아가는 길, 이겨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서바이벌 식 경쟁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마치 ‘천국에 못갈 사람은 모두 지옥에 가야할 사람‘이라는 이분법적 논리로 ’승자가 아니면 모두가 패자가 되는 교육‘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식만 가르쳐 승자만이 살아남도록 가르치는 사회에서 교육의 위기는 사필귀정이다. 교육은 학교에서만 하는 게 아니다. 가장 기본적인 사회화는 가정에서 맡아야 한다. 다음 학교와 지역사회 그리고 미디어를 통한 다양한 측면에서 입체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교육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학교에서 옳은 일이 사회에서 틀리면 학교교육은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피교육자로 하여금 이중인격자로 만든다. 남편의 역할, 아내의 역할, 시부모의 역할을 모르는데 어떻게 훌륭한 아내 훌륭한 시어머니가 될 수 있겠는가? 성인교육의 필요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


좋은 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준비한 청소년기의 지식으로 평생 동안 살아가는 사회는 좋은 사회가 아니다. 비싼 가구들만 잔뜩 모아 두었다고 살기 좋은 집이 아니듯, 판단의 기준(철학)이 없는 지식만으로는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없다. 더구나 오늘날과 같이 급변하는 사회에서 수십년 전의 지식으로 변화에 적응하며 살기란 쉽지 않다. 목적이 없는 경쟁이 공허하듯 시험을 위해 준비한 지식은 시험이 끝나면 폐기 처분해야할 대상이다.

사회적인 존재인 인간을 개인적인 존재로 키우는 교육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학교가 가정이나 사회와 괴리된 곳으로 남아 있는 한 학교의 위기를 극복하리라고 기대할 수 없다. 격변하는 사회에서는 가정과 학교와 지역 사회와 메스 미디어가 함께 하는 교육, 교육 대상자가 어린이와 청소년만이 아니라 성인들도 교육으로 대상으로 하는 그런 교육이 필요한 때다. 교육적이지 못한 환경에서 상업논리의 대상이 된 피해자들에게 삶의 길을 안내해주지 못하는 교육은 피교육자로 하여금 피해자가 되게 할 뿐이다.
Posted by 참교육 참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