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식량 자급률 어느 정도인가
‘2022 세계기아지수’에 따르면, 세계의 기아 수준이 재앙적인 비율에 도달하고 있으며 44개국이 위험하거나 심각한 수준의 기아에 시달리고 있다. 이 보고서는 세계 136개국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예멘과 소말리아를 비롯한 9개국이 위험 수준의 굶주림을 겪고 있는가 하면 파키스탄, 인도를 포함한 35개국은 심각 수준의 기아 상태에 있고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은 영양결핍과 아동 사망률이 가장 높다는 것도 발견했다.
■ 매일 25,000명 이상의 사람이 기아로 사망
국제 연합 산하 국제 연합 식량 농업 기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8억 명이 기아에 시달리고 있으며, 매일 25,000명 이상이 기아로 사망하고 있다. 1초에 다섯명 꼴의 어린이가 굶어 죽는다. 5세 미만 어린이 약 650만 명이 굶주림으로 인해 질병에 저항할 수 없을 정도로 몸이 약해져 사망하고 있다. 기아는 주로 평등하지 못한 부의 분배구조, 흉년, 전쟁, 과도한 외채, 전염병, 내전 등으로 물류가 원활하지 않은 이유로 발생한다. 최근에 발생하는 기아는 단순히 식량이 부족해서라기보다 식량 수요 증가에 따른 문제가 더 큰 것으로 보고 있다.
■ 우리나라 곡물자급률은...?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은 19.3%(2020년 기준)에 불과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최하위다. 믿어지지 않는다고요?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농산물시장정보시스템(AMIS)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곡물자급률은 캐나다(192%), 미국(120.1%), 중국(91.1%)은 물론 일본(27.3%)에도 크게 미치지 못하는 19.3%다.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식량안보가 각국의 현실적인 문제로 떠오르면서 우리나라 곡물자급률(국내 소비량 대비 생산 비중)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세계화시대, 돈만 있으면 다른 나라에서 먹거리를 얼마든지 사 올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만약 국가간의 수출입이 중단된다면...? 1996년 우리나라의 곡물자급률은 25.6%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수치는 몇몇 산악국가와 기아에 시달리는 국가들을 제외하고는 드문 수치이다. 이미 밀과 옥수수는 해외의존형 양곡으로 분류되었고 콩과 잡곡의 수입도 만만치 않아 1995년 무역수지적자 1백억달러 가운데 농림수산분야의 무역수지 적자가 70억달러에 달한다.
2019년에 쌀을 포함한 옥수수, 밀, 대두의 수요량은 2,046만 톤이며, 국내 생산량은 393만톤(쌀 374만 톤)에 불과해 1,653만 톤을 외국에서 수입하였다. 밀은 식용수요량이 240만톤에 달하지만 국내 생산량은 2만톤에 불과해 자급률이 1%에도 못 미치고 있다. 식용 콩도 매년 30만톤 정도가 필요하나 국내 생산은 10만톤 내외로 자급률이 30% 중반에 그치고 있다.
■ 식량부족의 원인
심각한 식량 부족에 시달리는 세계 인구가 1년새 33% 급증해 2억6000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식량 위기 대응 글로벌 네트워크'가 3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극심한 식량 불안'(acute food insecurity)을 겪는 세계 인구가 58개국 2억5800만명으로 추산됐다. 보고서는 소말리아, 아프가니스탄, 부르키나파소, 아이티, 나이지리아, 남수단, 예멘 등의 상황이 특히 심각하다고 분석했다.
기아는 주로 식량부족으로 인한 것으로 이는 소수가 부를 독점하는(이를테면 브라질은 최대 농업국가임에도 토지를 소수 귀족들이 차지하고 대다수가 무토지 농민이기 때문에, 어린이와 어른들의 기아 문제가 심각하다. 평등하지 못한 부의 분배 구조, 흉년, 전쟁, 과도한 외채, 전염병, 내전 등으로 물류가 원활하지 않은 이유로 발생한다.
또 다른 이유로는 ‘원유가격 상승에 따라 대체에너지로서의 원료로 곡물(주로 옥수수)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9년 미국은 옥수수 생산량의 30%를 자동차 연료로 사용하는 에탄올을 제조하는데 사용하였고, 이는 2006년 대비 두 배 증가했다. 이에 따라 콩, 밀 같은 다른 작물은 생산량이 적어졌고 이 충격은 아프리카에까지 전달되고 있다.’ 또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의 과도한 사용으로 방출되는 온실가스와 공해물질로 인해 심각한 이상기후와 지구온난화 그리고 환경오염을 초래하고 있다.
■ 국토면적 대비 경지 면적 16.1%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통계로 본 세계 속의 한국농업’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평균 곡물자급률은 22.5%에 불과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다음으로 최하위다. 우리나라의 곡물자급률은 세계 꼴찌 수준임에도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13~2015년 평균 23.8%였던 곡물자급률은 2015~2017년 평균 23%로 떨어졌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FAO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7년 기준 한국 국토면적 대비 경지면적의 비중은 16.1%다. 2012년 17.3%에서 2014년 16.9%, 2016년 16.4%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종자권조차 빼앗기고...
가을이 되면 초가지붕에 호박이 탐스럽게 열리던 모습은 이제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초국적 종자 기업들이 '수확물이 종자로써 다시 싹을 틔울 수 없도록 만든 '슈퍼종자'(터미네이터 종자, 트레이터 기술 등으로 만든 종자)가 싹을 틔우고 꽃은 피우지만 열매를 맺지 못하는 종자이기 때문이다. 호박뿐만 아니다. 몬산토를 비롯한 매일 25,000명이 짧게는 수백 년, 길게는 수천 년 재배돼온 종자의 74%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e-Book이 발행한 <종자 세계를 지배한다>에 따르면 ‘고추·수수·기장 등은 더 이상 재래종이 재배되지 않고, 조사한 작물 중 평균 26%만이 재래종이라고 한다. 식량안보를 강화하려면 식량자급률에 매몰되기보다 시야를 더 넓힐 필요가 있다. 2023년 국내 농업 부문에서 생산한 총부가가치는 38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1.7%를 차지했다. 그런데 이를 관장하는 농림축산식품부의 예산만 17조원이다. 38조원의 부가가치 생산을 지원하기 위해 17조원의 세금을 쓰는 것 같은 비효율을 제거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식량안보의 출발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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