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정책2011.02.20 20:58



장면 #. 1 

너댓 살과 대여섯 살쯤 돼 보이는 남자 아이가 목욕탕 안에서 장난을 치고 있다. 바가지로 물을 퍼서 서로 껴 얹기를 하면서 고함을 지르고 목욕탕 안을 뛰어 다니고 있다.

아버지는 두 아이의 이러한 행동을 지켜보고 있었지만 제지하지 않고 있다. 한쪽에서는 역시 그만한 또래 아이가 아버지가 몸을 씻고 있는 동안 물을 바가지에 가득 받아 쏟아버리고 또 받아 쏟고 있었다. 아버지는 아이가 하는 행동을 보면서도 제지하려 하지 않는다. 
   

                                     <그림 : '상우일기(SangwooDiary.com )'에서>
장면 #.2

학생들의 통학로에 승용차가 가로막고 있다. 몇 년 전 고등학교 통학로 옆에 카센터가 들어서면서부터 인도가 수리 차를 대기시켜놓는 장소가 됐다. 대형차 쓰레기 청소차도 자율학습을 마치고 돌아가는 밤 10기가 넘은 시간까지 인도를 차지하고 있다. 가끔씩 아이들이 장난을 치며 내닫다 갑자기 차도로 뛰어들기도 한다.

장면 #. 3

‘빵빵~!’ 걸어가는 사람 뒤에서 갑자기 택시기사가 경적을 눌러댄다. 택시를 타지 않겠느냐는 신호지만 너무 가까이서 갑자기 듣고는 놀라지 않을 사람이 없다. 외출복 차림을 하고 길을 걸으면 하루에도 수없이 이런 일을 당하곤 한다. 

                                                       <사진 : 학벌없는 사회 광주모임에서>
장면 #.4

수학능력고사가 끝나면 ‘축 김00, 최00 서울대학 00학과 합격!“이라고 쓴 플래카드가 교문에 걸린다. 때로는 “본교 제 0회 졸업생 000 사법고시 합격!”이라는 플래카드도 교문에 걸리곤 한다. “우리학교는 이렇게 일류대학일 입학시킨 훌륭한 학교입니다” 그런 뜻인가? 혹은 ’이렇게 출세한 사람이 너희들의 선배이니 긍지를 가지고 공부해라!” 그런 뜻인가?

아이가 차도를 무단횡단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구경만 하고 있는 부모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목욕탕에서 고함을 지르고 물장난을 치는 모습을 보고도 아버지라는 사람은 “목욕탕에서는 장난치는 곳이 아니야!”라고 가르쳐 주지 않는다면 어른의 도리가 아니다. 물을 낭비하고 있는 아이를 보고는 당연히 ‘물을 아껴 써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줘야 한다. 부모라면 아이가 위험에 처하는 것을 막아야 하듯이 잘잘못을 가릴 수 있도록 깨우쳐 주는 게 부모가 해야 할 일이다.

‘내가 필요하다면... 내가 좋다면... 내게 이익만 된다면... 무슨 일이라도 할 수 있다’는 것은 위험한 생각이다. 내게 이익이 되더라도 상대방에게 불편을 주거나 불이익이 되는 일이라면 참는 것이 도리다. 이러한 사회성은 가르쳐 주지 않으면 저절로 알 수 없다. 사회란 개인과 개인이 모여서 만든 집단이다. 그렇다면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고 협조하지 않으면 공동체가 유지 될 리 없다. 학생들의 통학로에 차를 세워 놓거나 무심코 걸어가는 사람 뒤통수에 경적을 울리는 행위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 같은 가치를 무시한 반민주적인 행동이다.

학교의 교육목표가 일류대학 입학이 아니다. 학교에서는 범상한(?) 인물만 길러내는 게 아니라 건강한 민주시민을 길러내는 일 또한 포기해서는 안 된다. 한 두 사람의 성취감을 만족시키기 위해 다수가 들러리를 서는 사회는 좋은 사회가 아니다. 보다 성숙한 사회란 자신의 작은 양보를 통해 다수가 함께 행복해 질 수 있도록 배려하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사회다. 부모도 교사도 교육을 포기하면 2세들은 어떤 형의 인간으로 자랄까?

Posted by 참교육 참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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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공중도덕을 떠나서 아이들이 사람 많은 장소나 모임에서 떠들고 있는데도
    그것을 제지하지 않는 부모를 보면 한숨만 나옵니다.
    가장 기본적인 예의조차 가르치지 않으면 아이들에게 도대체 무엇을 가르치면서
    키울 생각인지...
    최소한 자신의 아이들이 사람과 더불어 사는 세상에서 지켜야 할 일은 가르치는
    사회가 되길 희망해봅니다.

    2011.02.21 07:1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방관과 교육을 구별하지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런 아이들이 자라면
      어떤 인격의 소유자가 될 지 걱정입니다.

      2011.02.21 14:18 신고 [ ADDR : EDIT/ DEL ]
  2. 선생님 글을 읽을 때마다 저는 어떤 부모인가 항상 반성하게 됩니다.
    나의 행동이나 말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불편함을 주면 안된다는 것을 어린 아이일때부터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2011.02.21 07:1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일본부모들은 그런더더군요.
      아릴 때부터 남에게
      피해를 줘서는 안 된다는 걸 철저하게 가르친다더군요.

      저들의 과거가 있어서 그런가?
      어쨌던 사람은 혼자서 사는 게 아니니까요?

      2011.02.21 14:20 신고 [ ADDR : EDIT/ DEL ]
  3. 정말 흔히 보는 장면들입니다...거의 무감각해졌다는게 참 슬픕니다...ㅠㅠ

    2011.02.21 07:2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건널목에 기다리고 잇으면
      빨강불이 쿄져 있는데도 아이 손목을 잡고 억지로 건너가더군요.
      학교에서는 파란불이 왔을 대 건너 가야한다고 가르칠텐데...
      이중 인격자로 키울 수도 있지 않을까요?

      2011.02.21 14:22 신고 [ ADDR : EDIT/ DEL ]
  4. 학교에서 플랜카드를붙이는것을 보면 참 한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공부를 일류대학을 위해서 가르치는 강한 인상을 준답니다.
    교계가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2011.02.21 07:5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교육의 목적이 '홍익인간'이라면서
      개인을 출세키켜주는게 교육이라고 강변하는 증거지요.
      학교는 인간을 사회적인 존재로 키우지 않고 있습니다.

      2011.02.21 14:23 신고 [ ADDR : EDIT/ DEL ]
  5. 자신의 작은 양보를 통해 다수가 함께 행복해 질 수 있도록 배려하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사회.
    그런 사회가 되도록 학교와 가정에서 올바른 교육을 시켜야 하겠습니다.

    2011.02.21 07:5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학교와 가정이 같은 가치를 가르쳐냐 하는데
      학교는 하얀색이라는하는데
      가정에서는 빨강색이라고 가르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런 무고나심이 얼마나 어린아이에게 큰 부정적인 교육이 되는 걸 알아야 할텐데...
      젊은 엄마들 중에는 그걸 깨우치지 못하고 있는 사람도 있는 것 같습니다.

      2011.02.21 14:25 신고 [ ADDR : EDIT/ DEL ]
  6. 만년지기우근

    귀한 자식일 수 록 엄하게 키우는게 사랑이다.
    정말로 큰 일입니다.
    이 글을 읽으면서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반성해야 할 우리입니다.

    2011.02.21 08:02 [ ADDR : EDIT/ DEL : REPLY ]
    • 심은대로거둔다고도 하지 않았습니까?
      이렇게 가르치면 답이 뻔한데...!
      부모교육, 사회교육, 학교교육이 함께가야 하는데..
      그게 안되고 있습니다.

      2011.02.21 14:27 신고 [ ADDR : EDIT/ DEL ]
  7. 개구리 소년이 되기전에...빨리 찾아야 합니다...

    2011.02.21 08:5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이미 루비콘 강을 건너고 만 것이 아닐런지요?
      교육이 없는 학교에서 교육을 찾는 것은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을 찾는 것이나 다르겠습니까?

      2011.02.21 22:00 신고 [ ADDR : EDIT/ DEL ]
  8. 성적, 석차라는 이름 아래
    실종된 인간의 참모습들이네요...

    2011.02.21 09:1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버스 안에서 다리를 꼬고 앉아
      옆에는 몸을 가누지 못하는
      할머니가 서 있어도 껌을 짝짝 씹고 있는
      학생들을 보신 적이 있습니까?

      하교시간 버스를 한 번만 타 보십시오.
      휴대폰을 목청껏 그것도 여학생이 남자친구에게 받는 소리... 할말을 잃고 맙니다.
      부끄럽다는 것은 처음부터 모르고요.

      2011.02.21 22:04 신고 [ ADDR : EDIT/ DEL ]
  9. 그런데 그렇게 키운 자식이
    나중에는 모두 부모에게 막대하던데....
    자식을 제대로 교육시켜 키운만큼
    부모도 대접받는 것 같더라고요.

    2011.02.21 10:0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내자식은 절대로 그럴리 없다고 믿는거지요.
      세상 모두가 변해도 자식을 절대로 믿는 부모.
      과보호의 결과가 어떻게 무력한 인간이 되는가는 영화에서만 있지 현실은 아니라고 믿는 거지요.
      결국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데...

      2011.02.21 22:05 신고 [ ADDR : EDIT/ DEL ]
  10. 교육은 나라의 미래인데 말이지요 ㅜㅜ
    교육... 부모나 교사나 책임감을 가지고
    해야할 것 같습니다.. ^^

    2011.02.21 10:1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옆에서 뭐라고 한마디하면
      '애 기죽인다'고 오히려 화를 냅디다.

      잘잘못이라도 가릴 수 있도록 키워야 하는데 그것도 학교에서 안가르쳐주니....

      2011.02.21 22:07 신고 [ ADDR : EDIT/ DEL ]
  11. 선생님 ! 상우일기에는 목욕탕에 수영장이 딸려 있다고 했습니다.
    오늘 상우일기에 댓글란이 닫혀 있어서 왜 그러가 살펴 보다가 여기 까지 왔습니다.
    요즘엔 큰 목욕탕은 수영장이 딸려 있습니다.
    그림을 보면 상우가 오해를 받겠는데요. ㅠㅠ

    2011.02.21 15:44 [ ADDR : EDIT/ DEL : REPLY ]
    • 제 솜씨가 이 정돕니다.
      겨우 정우네에게 사용헑을 받긴 했는데...
      본문과는 거리가 멀지요?
      목욕탕에서 장난하는 아이들 사진을 구하려고 했는데 못구했답니다.

      2011.02.21 22:09 신고 [ ADDR : EDIT/ DEL ]
  12. 어제 본가에 들렀다 어머님이 겪었던 목욕탕에서의 일화를 들려 주시더군요.
    아이가 마실 우유에 한모금... 딱 한모금 입을 댔다고 저만치서 목욕하던 여인네가 시어머니에게 죽어라 죽어라 악을 쓰더라는... 아이가 남(?)의 입 닿은 음식을 먹으면 안될 피치못할 사정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얘기를 전해듣다보니 우리네 부모라는 작자들도 참 가지가지로 다양하다 싶었습니다. 가정에서든 학교에서든 교육이라는게... 바른 교육이라는게 왜 필요한지들 고민하며 살아갔으면 하네요.

    2011.02.21 18:1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고려장 이야기가 생각나는군요.
      할머지 지고 간 지게를 줏어오는 손자.
      결국 아이들에게 그렇게 당하고 말텐데....
      나는 바담풍해도 너는 바람풍하라는 건인가요?
      그래서 어머니 교육이 필요한데...
      그것도 안 하잖아요?

      2011.02.21 22:11 신고 [ ADDR : EDIT/ DEL ]
  13. 자식을 키우고 있는 부모이다 보니 선생님의 글을 대하며
    늘 제 자신을 되돌아 보게 됩니다
    버릇없는 아이들... 부모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 됩니다

    2011.02.22 23:07 [ ADDR : EDIT/ DEL : REPLY ]
    • 모든게 부모 잘못만은 아니지요.
      경쟁을 시켜 패자를 낙오자로 만드는 구조가 일차적인 책임이 있지요.
      그렇드고 부모에게 책임이 전혀 없다는 뜻이 아니고요.
      내 아이 진짜 사랑한다면 무력한 마마보이로 키우지는 않겠지요.

      2011.02.22 23:15 신고 [ ADDR : EDIT/ DEL ]
  14. 저를 속이고 있군요.

    2012.04.05 21:06 [ ADDR : EDIT/ DEL : REPLY ]
  15. 좋은 아침입니다.

    2012.05.08 22:30 [ ADDR : EDIT/ DEL : REPLY ]
  16. 죄송합니다.

    2012.05.11 01:13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