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문제 풀이는 교육이 아니다
승자독식의 사회, 학벌공화국, 차별공화국,.... 대한민국의 다른 이름이다. 어쩌다 우리나라는 이런 오명(汚名)을 뒤집어쓰게 되었을까? 인생의 황금기인 청소년기를 학교에서 시험문제풀기 기술자로 만들고 힘의 논리가 지배라는 차별을 정당화한다. 대한민국의 주권자들의 이런 뒤집힌 혈실이 능력의 차이로 인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정말 그럴까? 다른 나라에도 우리나라처럼 이런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을까?
<사교육 참여율이 높은 이유가 무엇인가>
공교육의 3분의 1이라는 천문학적인 예산으로 운영되는 곳. 사교육이다. 우리나라 교육기본법 제 2조는 “교육은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도야(陶冶)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함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국가의 발전과 인류공영(人類共榮)의 이상을 실현하는 데에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했다. 그런데 현실은 법 따로 현실 따로다.
우리나라 학부모들은 왜 이처럼 자녀의 사교육에 많은 돈을 쏟아붓고 있는 것일까? 자식을 키우는 부모의 측면에서 보면, 이런 질문은 질문 자체가 이상하다. 사교육이라도 시켜서 자녀의 성적을 올리고 좋은 대학에 입학시켜 남들이 부러워하는 SKY에 진학해 의사·변호사·판·검사를 시키는게 부모가 할 수 있는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사교육 뒷바라지를 위해 가족이 서로 얼굴을 마주할 시간조차 빼앗기며 이산가족이 되기도 하고 사교육비를 마련하기 위해 가정이 파탄 나면서도 그게 부모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교육대통령들이 교육개혁 못한 이유>
역대 대통령은 하나같이 사교육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큰소리쳤다. 교육대통령이 되겠다고 큰 소리친 대통령치고 교육개혁을 한 사람은 하나도 없다. 특히 대한민국 제 17대 대통령에 당선된 이명박은 자율형 사립고 100곳, 기숙형 공립고 150곳, 마이스터고 50곳 등 특수고교 300곳을 만든다는 ‘고교 다양화 300 플랜’을 세워 ‘학교 교육 만족 두 배 사교육비 절반, 가난의 대물림을 교육으로 끊겠다.’고 했다. 결과는 ‘학교만족 두 배, 사교육 절반’이 아니라 ‘사교육비 두배, 학교만족 절반’으로 바꿔놓았다.
사교육은 학교 교육과 닮은 학교 밖 교육이라고 해서 ‘그림자교육(shadow education)’이라고도 한다. 사교육은 우리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지만, 유독 교육 경쟁이 치열하고, 학벌주의가 강한 아시아지역에서 성행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교육 지출은 GDP 대비 7.6%로, 세계 1위 아이슬란드 다음으로 0.1%p 차밖에 나지 않는다. 복지 선진국 핀란드의 교육비 총지출은 GDP 대비 6.5%이고, OECD 평균은 6.3%로 우리보다 낫다.
도대체 교육을 왜 해야 하는 걸까? 1987년 삼성 회장 취임한 이건희씨는 “문제가 생기면 항상 원점으로 돌아가라”고 했다. 인도의 불란드샤르에서 발견된 디나, 원숭이와 함께 자란 인도 소녀, 늑대에서 인간으로 변화를 시도한 마르코스, 프랑스 아베론 야생에서 발견된 빅터, 우간다의 원숭이 소년 존, 러시아의 들개들 수장이 된 이반, 우크라이나의 들개 소녀 옥사나,... 이들은 인간으로 태어났지만 원숭이나 늑대, 들개...로 사회화된 것이다.
사람들은 교육은 학교에서만 이루어진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태어나면서 시작돼 평생동안 이어진다. 정서교육은 학교의 지식, 이해, 태도, 기능, 적응...과 같은 교육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다. 부모의 피부와 눈과 표정으로 좋고, 싫고, 기쁘고, 슬프고, 사랑하고, 미워하는... 정서교육을 체화함으로써 사람으로 사회화되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부모들은 ‘학교에 다니지 않으면 안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이를 뒷받침해주는 것이 의무교육제다. 정말 학교는 개인이 행복한 삶을 이끌어주는 교육을 하고 있을까?
부모들은 자녀가 훌륭한 사람으로 자라기를 원한다. 일류학교를 나오면 훌륭한 사람이 되는가? 2020년 4월 15일 21대 총선에서 당선된 300명 중 'SKY' 출신이 103명이다. 3명 중 1명은 SKY출신인 셈이다. 서울대 49명, 고려대 28명, 연세대 26명 순으로 출신 학교가 가장 많았다. 이밖에 동국대 12명, 한양대·전남대·이화여대 각각 11명, 부산대·경희대 7명이다. 판사 80%, 검사 70% `SKY' 출신이 독식하고 있다. 이들이 모두 훌륭한 사람들인가? 이들이 국회의원이 되고 판검사가 된 목표가 무엇일까?
대학뿐만 아니다. 검사들의 출신 고교는 외국어고등학교가 가장 많았다. 전체의 18.1%인 61명이 외고 출신이었다. 대원외고 출신이 15명(전체의 4.5%)으로 가장 많았고 명덕외고(12명), 한영외고(7명), 대전외고·서울외고(5명) 순이었다. 서울과학고(6명), 경기과학고(3명) 등 과학고 출신도 전체의 6.2%인 21명을 차지했다.
<사교육천국 대학생까지 사교육 받는 나라>
잡코리아와 알바몬은 4년제 대학 3~4학년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대학생 10명 중 6명 이상이 취업을 위해 사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생들의 한 달 평균 사교육비는 평균 26만 8000원으로 나타났다. 대학생들의 한 달 생활비를 40만원 정도로 가정하면, 생활비의 반 이상을 사교육에 투자하는 것이 현실이다. 미래를 생각하면 사교육을 반드시 거쳐야할 곳으로 생각하 있는 것 같다. 이런 현실을 두고 일류대학 출신 정치인은 사교육문제는 정치가 풀어야할 과제라고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 대한민국 헌법 10조는 ‘모든 국민이 행복할 권리가 있다’고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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