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교육과정 시안에는 1948년 8월15일이 '대한민국 수립'이 아닌 '대한민국 정부 수립'으로 쓰여있고 자유민주주의, 남침이라는 표현이 빠져있다” 이를 두고 “학계에서는 이대로 교육과정이 확정되면 학생들이 좌편향된 교과서로 공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025년부터 고등학생이 배우게 될 ‘2022 개정 한국사 교육과정’ 시안이 공개되자 조선일보가 보도한 기사 내용 중 일부다.
‘자유’, ‘자유민주주의’ 하면 무슨 생각이 떠오를까?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직을 사퇴할 때 “이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 지금까지 해온 것과 마찬가지로 앞으로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힘을 다하겠다.”고 했다. ‘자유’, ‘자유민주주의’를 통치철학의 이념으로 삼은 윤석열 대통령은 왜 ‘민주주의’가 아니고 ‘자유민주주의’를 말하는 걸까.
<자유란 무엇인가?>
자유란 <① 행동이나 생각을 제약받지 않고 마음대로 할 수 있음: 출입의 자유, 자유로운 영혼, 자유롭게 날다... 등/ ② 나쁜 것이나 싫은 것으로부터 벗어남 : 빈곤으로부터의 자유, 무지로부터의 자유, 공포로부터의 자유... 등/ ③ 개인의 당연한 사회적 권리(기본인권)로서의 자유 : 언론의 자유, 집회/결사의 자유, 종교의 자유, 재산 처분의 자유, 직업선택의 자유, 거주지선택의 자유 등.>을 말한다.
헌법의 자유권은 국가로부터 간섭받지 않고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는 자유로서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말한다. 이러한 자유란 헌법 또는 국회의 의결을 거친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국가권력에 의하여 자유를 침해받지 아니하는 권리로, 교육을 받을 권리(헌31), 근로의 권리(헌32), 근로자의 단결권(헌33), 혼인과 가족생활, 보건에 관하여 보호를 받을 권리(헌36), 사회보장을 받을 권리(헌34) 등이 있다. 윤석열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말 자유는 모든 국민의 이런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서일까?
<학자들이 말하는 '자유민주주의' 해석>
우리나라 헌법에는 전문에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는 말은 있어도 ‘자유민주주의’란 표현은 없다. ‘자유민주주의’라는 말이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박정희가 유신헌법을 만들면서부터다. 한겨레신문의 박찬수논설위원은 <박정희가 유신헌법에 ‘자유민주’라는 표현을 삽입한 이유는 국민의 ‘자유’를 억압하면서도, 북한 공산주의로부터 ‘자유’를 지키겠다는 명분을 내세울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며 <경제적으로는 정경유착과 시장만능주의에 기반한 약육강식을 정당화하기 위해서였다>고 했다.
광주대학교 철학과 은우근 교수는 “닭장 속에 여우와 닭이 동시에 들어 있는데, 거기서 ”너희는 모두 자유다“라고 한다면 그런 자유는 닭에게는 공포일뿐 더 이상 자유가 아니다. 그런 자유란 여우의 자유일 뿐 닭에게는 여우의 폭력에 노출된 부자유일뿐이다. 닭이 정말 자유로우려면 여우한테 일정한 자유를 제한해야 된다. 지금 윤석열이 ‘자유민주주의’를 얘기하면서 펼치고 있는 정책들을 보면 모든 규제라든가 제한을 다 물어주고 있다. 자유와는 정반대로 가면서 계속 자유민주주의를 떠들어댄다고 모든 국민이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있는가?”라고 했다.
<'자유민주주의'란 헌법에도 없다>
헌법 전문과 4조에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란 표현은 ‘자유민주주의’라고 해석할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가장 자주 언급하는 ‘자유민주주의’는 과정을 무시하고 성장우선주의가 만든 결과를 정당화하는 논리가 아닐까? 지수걸 공주대 교수(한국근대사)는 “한국 자유민주주의는 반북·멸공주의의 다른 이름이며, 이승만·박정희 대통령의 자유민주주의는 반북·멸공을 위해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고 민주주의를 유보해야 한다는 사이비 민주주의”라며 “이승만의 잦은 개헌, 독재, 박정희 10월 유신은 북한공산집단으로부터 한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했다.
서중석 성균관대 교수는 “수구냉전세력에게 자유민주주의는 그들이 협력했고 옹호한 이승만 독재, 박정희 유신체제를 합리화하는 도구”라며 “이승만·박정희 대통령이 자유민주주의라는 말을 기만적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학생들이 이들의 비민주성·반민주성을 지적하고 비판하는데 수많은 혼란을 야기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라 살린 박정희 배우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은 4·19혁명정부를 뒤엎고 군사반란을 일으킨 박정희를 배워 어떤 나라를 만들겠다는 것일까?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이 추종하는 이상적인 인물>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는 이승만·박정희·김영삼 전 대통령 사진이 걸려 있다.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수구세력들이 추종하는 인물은 이승만, 김영삼, 박정희, 이명박, 박근혜다. 하나같인 탄핵을 받아 쫓겨났거니 변절자, 아니면 실정법 위반으로 감옥생활을 한 대통령이다. 자유와 자유민주주의를 좋아하는 사람들... 이승만은 상해임시정부에서 탄핵을 받은 대한민국 정치사에 탄핵 1호다. 이승만·박정희·김영삼·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계승한 ‘자유민주주의’ 국가는 정말 헌법이 보장하는 모든 국민이 행복한(헌10) 나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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