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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관련자료/교육칼럼

행복을 찾으신다고요?

by 참교육 2010.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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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가 좋은 친구를 만난다는 것은 큰 행운이다.
특히 나이가 들어 찾아오는 사람이 없이 늙는다는 건 불행 중 불행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빈고(貧苦), 고독고(孤獨苦), 무위고(無爲苦), 병고(病苦)를 노인의 4고라 했는가 보다. 

"이부장님! 날 좀 도와주이소. 블로그를 하면서 트랙백이 뭔지도 모른답니다. 사진도 좀 예쁘게 넣고 싶고... 한번 찾아 갈테니..."
"선생님 그럴 필요없이 제가 찾아 가겠습니다. 학교도 구경할 겸 해서요." 

YMCA 에 근무하는 이윤기부장이다. 이부장님은 YMCA에서 시민운동을 하는 사람으로 보다 '책읽기, 책읽기, 사람살이' 블로거로 더 유명한 사람이다. 미안해서 어쩌나 해도 막무가네다. 찾아와서 너무 쉽고 간단하게 몇가지 프로그램을 깔아주고
"이렇게 이렇게 하시면 됩니다."
 몇 시간 동안 이것 저것 친절하게 가르쳐 주고 갔지만 가고 나서 혼자 해 보면 또 안 된다. 전화를 해도 귀찮은 기색이 없다. 덕분에 포토스케어라는 프로그램으로 내 블로그가 환해 졌다. 


둘째 친구는 최근에 새롭게 일하면서 만난 친구다. 친구라고 하기는 좀 그런 필자가 고등학교 재직시절 제자다. 한 동안 잊고 살다가 어느날 느닷없이 스승의 날 찾아 와 "선생님..." 하면서 다시 만난 친구다. 
어려울 때 친구라고 했던가? 내가 몸이 아파 힘들어 했을 때 
"선생님은 아프시면 안 되는데..."
걱정하면서 이제 여유가 있으니까 어려운 친구들을 돕자며 함께 일하고 있다.  

"돈 걱정은 하지 마시고 어려운 아이들 우리가 도와 줍시다."
있는 채도 아는 채도 않는 친구다. 망서림도 가식도 없다. 
'교실을 세 얻고 꾸미고 학교에 필요한 집기며, 알아서 혼자 다 한다...'

창동에 야학을 세우면서 함께 하는 친구다.
자신의 선행이 알려지는 걸 마다하고 한사코 실명을 거부한다. 자신이 어려웠던 시절을 생각하면 이건 당연히 자기가 해야할 일이란다. 이 친구와 여러선생님 덕분에 마산 창동에 야학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 12명에 교사 10명의 행복한 가족이 살아가는 공간이다. 최근에는 상근자도 필요하고 사무실도 좀 따뜻한 곳으로 옮기자면 법인 준비에 한창이다. 

또 다른 친구 한 사람. 이름만 대면 블로그를 하는 사람이라면 '아, 그사람!...' 할 친구다. '꼴찌도 행복한 교실과 독일교육이야기'의 저자이기도 하고 '독일교육이야기'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무터킨더 박성숙씨가 그 사람이다. 


"여보세요, 김용택선생님이십니까?"
"그렇습니다만... 

난 또 선진강 시인 김용택씨를 찾는 전화가 잘 못 걸려 온 줄 알았다. 가끔 김시인에게 강의 요청을 하면서 동명이인 내게 그런 전화가 걸려 오기 때문이다.

"저는 독일교육이야기'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무터킨더 박성숙이라고 합니다."
"아니, 선생님께서 어떻게...?"


전에도 가끔 그분이 운영하던 블로그에 가서 좋은 글 가끔 보기도 했기에 뜻밖이다. 
어리둥절해 하는 나에게

"꼴찌도 행복한 교실 출판관계로 한국에 온 김에 시간이 있어 태봉고등학교에 한 번 가 볼까 하고요"

이렇게 만난 사람이다. 덕분에 태봉고 학생은 물론 경남도민일보 가족과 오랫만에 참 좋은 시간을 갖기도 했지만...
사실은 이윤기 부장님이나 익명을 요구하는 제자나 또 무터킨더님이나 나이로 보면 내 친구뻘이 아니다. 그러나 친구란 무엇인가? 말이 통하고 맘이 통하면 그게 친구 아닌가? 나는 친구라는 말보다 동지라는 말이 더 정겹고 좋다. 

친구 하면 함석헌 선생님의'그 사람을 가졌는가'가 생각난다. 

그 사람을  가졌는가    

만리길 나서는 날
처자를 내 맡기며
맘 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운 때에도
'저 맘이야' 하고 믿어지는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탓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를 서로 사양하며
'너 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불의의 사형장에서
다 죽어도 너희 세상 빛을 위해
'저 만은 살려 두어라' 일러 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 하며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 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난 일을 하면서 좋은 친구들을 만났다. 전교조를하면서 노동이 좋은 거라며 민주의식을 가진 사람과 대학교수님들이 노동자라며 전교조 분회를 결성해 함께하기도 하고, 경남 지부장을 맡으면서 중앙집행위원회에서 맘이 통하는 좋은 사람들과 만나기도 했다. 


 무터킨더님을 알게 되면서 
'이런 사람도 있구나! 이런 사람들만 있다면 우리교육이 얼마나 좋아질까?' 그러면서 블로그에 글도 남기고 했다.

그 뒤 그분이 낸 '꼴찌도 행복한 교실'과 '독일교육이야기를 읽으면서 우물 안 개구리였던 나에게 눈을 뜨게 해 준 소중한 분이다. 

태봉고등학교에서 또 경남도민일보 독자모임 가족들과 만남을 통해 그분이 지향하는 세계가이 어떤 것인가도 알게 되기도 했다 .     

독일로 돌아 가신 후 자신의 블로그에 날 소개하는 포스팅을 해 깜짝 놀랐다. 
박성숙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그는 여전히 이땅에 살고 있다’는 글로 소개하기도 하고 (http://blog.daum.net/pssyyt/8934585) 얼마 전에는 ‘다음 뷰 얼린편집자님들께 부탁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김용택의 참교육이야기를 소개합니다.’라는 글을 올린 일도(http://blog.daum.net/pssyyt/8934751) 있다.  


지금은 가끔 블로그의 멘토역할도 해 주신다. 
"선생님! 이 글 제목은 이게 좀 더 좋지 않을까요?"

무터킨더님이
필자에 대한 관심은 '우리나라 교육이 하루라도 빨리 바뀌어 감옥과 같은 곳에서 고생하는 아이들과 학부모들을 구하고 싶다는 애정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교육에 대한 애틋한 사랑과 열정이 없었다면 아까운 시간을 쪼개 내게 어려운 조언을 해 줄리 없다. 잘못된 교육을 바꿔야 겠다는 신념, 그래서 소외나 억압이 없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이 나의 부족한 글까지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리라.


블로그를 몰라도 한참 모르는 나를 깨우쳐 하루 2000명이 넘는 네티즌들도 방문하는 블로그로 바뀌게 한 것은 이분들의 덕분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더니 충고는 블로그를 바꿔놓을 수 있게 만들기도 하는구나. 뒤늦게 깨우친게 많다. 
산다는 것은 사람과의 만남이다. 어떤 사람과 만나느냐에 따라 행복의 여부가 결정되기도 하고 삶의 질이 바뀔 수도 있다. 
살아가면서 좋은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행운이다. 더구나 열정과 신념을 가진 친구를 만난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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