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보다 더 평등하다.”("All animals are equal, but some animals are more equal than others.")
조지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에 나오는 구절이다. ‘평등(平等)...! 너무 많이 들어서 사람들은 평등하다는 말의 뜻을 다 알고 있다고 믿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언어에 대한 개념은 관념적으로 아는 것과 객관적으로 아는 것은 다르다. 문제는 내가 아는 것이 ‘참’인가 아니면 ‘거짓’인가의 차이다. 내가 아는 평등이란 어떤 개념일까?
평등(平等)은 ‘인간의 존엄, 권리, 인격, 가치, 행복의 추구 등에 있어 차별이 없이 같은 상태’를 뜻한다. 그래서 인간은 모두 선천적으로 평등하다는 천부인권사상은 민주주의의 가장 핵심적인 이념이고 사회정의를 결정짓는 본질적 요소이며 인권을 가늠하는 척도이다. 원래 평등은 인격의 평등을 뜻했다. 인간이 평등하다는 것은 ‘인간이 다 같은 인간이라는 점에서 아무런 구별이나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이다.
우리헌법 제 11조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모든 국민이다. 평등의 원칙은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관한 우리 헌법의 최고원리로서 국가에 대해 합리적 이유 없이 불평등한 대우를 하지 말 것과 평등한 대우를 요구할 수 있는 모든 국민의 권리다. 그렇다고 국가유공자에 대한 가산점과 같은 합리적 근거에 따른 차별까지 금지하자는 것은 아니다.
사람은 인종에 따라 피부색이 다른가 하면, 키가 크거나 매우 작은 인종도 있다. 또 문화적으로도 고도의 물질적 문명을 창조해 내서 높은 문화생활을 하는 민족도 있고, 아직도 원시적인 상태를 크게 벗어나지 못한 종족도 있다. 그래서 이러한 모든 차이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평등하다는 이념은 인간이 인간된 자격과 지위, 권리 즉 법적 도덕적 인격에 있어서 아무런 차별이 없이 평등하다는 뜻이다. 모든 국민이 평등권을 누려야 하는 이유는 학생이기 때문에 혹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사회적 약자라는 이유로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는 원리다.
<똑같은가, 다 다른가?>
현재 정의당을 비롯한 시민단체들이 주장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안’은 성별, 성정체성, 장애(신체조건), 병력, 외모, 나이, 출신 국가, 출신민족, 인종, 피부색, 언어, 출신지역, 혼인 여부, 성지향성, 임신 또는 출산, 가족 형태 및 가족 상황, 종교,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범죄 전력, 보호 처분, 학력, 사회적 신분 등을 이유로 한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과 혐오 표현을 금지하는 법률이다. 2007년, 2010년, 2012년 등 세 차례에 걸쳐 입법이 시도됐지만 결국 회기 종료와 함께 자동폐기처분 되었다.
차별금지법 또는 반차별법은 대한민국 헌법의 평등 이념에 따라,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생활영역에서 합리적 이유가 없는 모든 형태의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수구언론과 보수적인 기독교인들은 헌법에 명시한 평등의 이념까지 반대해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학생인권조례의 경우 전국 17개 시·도 중 경기도(2010년)와 광주(2011년), 서울(2012년), 전북(2013년)에 이어 최근에는 충남(2020년) 등 5개지역 외에는 학생인권조례조차 시행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차별이 일상화된 사회>
20대국회에서도 정의당 심상정의원을 비롯한 6명과 민주당의 권인숙·이동주 의원, 열린민주당의 강은미 의원, 기본소득당의 용혜인 의원 등 10명이 발의됐지만 회기가 끝나 자동폐기 처분되었다. 국회 회의록시스템을 보면, 차별금지법은 2007년부터 2020년까지 국회에 8차례(의원입법 7번, 정부입법 1번) 제안됐다. 2020년 출범한 21대 국회에서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법안은 전체 국회의원 300명 중 겨우 10명이 서명 9월21일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됐다. 그러나 21대국회에서도 역시 포괄적 차별금지법안은 또 찬밥신세다. 헌법 11조가 보장하는 모든국민이 함께 누려야 할 국민의 기본권인 평등권은 언제 모든 국민이 함께 누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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