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철학2019. 12. 30. 06:04


나는 누구인가? 내가 알고 있는 나는 참인가?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의 전부일까? 거울은 외모만 보일뿐 내면의 나를 비춰주지 않는다. 사람의 시각에 보이는 것은 부분일 뿐, 전체가 아니다. 현상으로 나타나는 상(象)은 사람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내가 알고 있는 나는 나의 모든 것이 아니라 나의 일부분이다. 내가 알고 있는 나는 객관적인 내가 아니라 주관적인 나다. 내가 아는 나, 친구가 아는 나, 부모가 아는... 나는 나의 일부분일 뿐이다.



세계에는 약 77억5천만, 대한민국에는 약 5천1백만명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 한해에 약 1억4천 만명이 태어나고 6천만명이 죽는다. 사람이라고 다 똑같은 사람이 아니다. 남자도 있고 여자도 있고 어린아이도 있고 어른도 있고, 젊은이도 있고, 늙은이도 있다. 건강한 사람도 있고, 병든 사람도 있다. 부자도 있고, 가난한 사람도 있다. 뚱뚱한 사람, 날씬한 사람, 키 큰 사람, 작은 사람, 피부가 검은 사람, 피부가 흰 사람...도 있다. 무지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유식한 사람도 있고, 무례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예의가 바른 사말도 있다. 성격이나 가치관도 모두 똑 같은 사람은 세상에 하나도 없다.

여성은 태어날 때 40만개의 난자를 가지고 태어난다. 30억의 경쟁을 뚫고 태어 난 나. 1초에 약 1,337km로 돌고 있는 지구에서 1년에 지구의 둘레를 9억 42,00만km, 1초 동안 약 29km 속도로 태양의 둘레를 돌고 있는 지구 위에 살고 있는 것이 나다. 물론 부모로부터 생명을 받아 지극한 사랑의 힘으로 자랐지만 부모의 힘만으로 내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태양과 물 공기가 없었다면... 아침저녁으로 먹고 있는 쌀이며 밀, 콩과 같은 곡식이 자랄 수 있을까? 반찬으로 먹는 생전과 어패류 고기가 없었다면 오늘의 내가 존재할 수 있었을까?

인간은 나의 의지와 무관하게 태어나 내가 소속된 사회 속에서 사회화되어 간다. 내가 소속된 사회의 환경에 따라, 규범과 질서에 따라, 사회화된다. 그들이 먹는 음식을 먹고 그들이 입는 옷을 입고 그들과 똑같은 집에서 그들의 생각과 말과 행동을 배운다. 때로는 본능을 억제하며, 또는 감정에 충실하며, 순종하면서 사회화 된다. 그런 나는 나인가 아니면 사회화된 결과인가? 부모가 바라는 모습의 인간, 사회가 만들어놓은 질서와 규범에 체화된 인간, 사회가치에 길들여진 인간, 본능과 욕망의 세계를 방황하며 조금씩 자신을 잃어 가지만 세상을 쫓다 정말 귀한 것을 잃어가며 방황하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들 속에서 나는 어디 있는가?

인간의 자연과 사회라는 틀 속에서 존재하는 유한적인 존재다. 태어날 때부터 타고 난 재물욕(財), 성욕(色), 명예욕(名), 식욕(食), 수면욕(睡)과 같은 욕망과 희(喜:기쁨), 노(怒:노여움, 화냄), 비(悲:슬픔), 우(優:걱정), 사(思;사고), 공(恐;공포, 두려움), 경(驚:놀라는 것)과 같은 감정을 몸 안에 담고 태어난... 그런 한계를 지닌 어쩌면 유약한 존재다. 사회가 만든 규범이나 가치와 자신의 욕망 사이에서 방황하다 나는 없고 남이 만든 규범, 남이 발견한 원칙과 철학을 진리로 알고 정작 내 생각 내 뜻대로 살지 못하고 내게 주어진 시간이 끝나면 흙으로 돌아가는 존재.... 풀의 이슬처럼 사라지는 무의미한 존재일까?


본능과 주어진 운명에 충실하다 사라지는 존재. 그러나 우주 속에 존재하는 생명 중에서 유일하게 사람만이 생각하고 판단하고 절재하며 욕망을 재어할 수 있는 이성을 가진 존재가 사람이다. 인간이 본능과 자연의 질서에 충실하다 끝난다면 다른 생명체와 다른 것이 무엇인가? 사회화된 질서와 가치에 따라 먹고 마시고 욕망에 충실하다 자신에게 주어진 생명이 끝나는 그런 존재일까? 아니면 좀 더 높은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며 살아가는 존재인가?

77억5천만 중의 한 사람으로 태어난 나.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는가? 가치혼란의 시대, 온갖 이데올로기로 포장된 가치관에 매몰돼 자신의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방황 하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규범과 원칙, 원리와 법칙을 절대 선으로 알고 믿고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런 질서에 순응하고 적응하며 살아가는 것이 인간의 운명일까? 왜, 어떻게 사는 것이 사람답게 사는 것인지, 보람 있는 삶인지 생각하며 살고 있을까?

2019년 나는 어떤 삶을 살았을까? 자신의 의지와 철학이 아니라 자본의 논리에 광대가 되어 살지는 않을까? 이데올로기에, 유행에, 감정의 노예가 되어 정작 소중한 것을 팽개치고 살지는 않았을까? 지구상에 살고 있는 77억5천만 중의 한 사람인 나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이제 내일 하루만 지나면 2019년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산다는 것은 어쩌면 새로운 나를 찾아가는 긴 여정이 아닐까? 2020년은 지구촌의 모든 사람들은 기아와 공포가 없는... 방황하지 않은 삶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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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참교육 참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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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
    되돌아보게 되네요.
    ㅎㅎ
    새해에도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라는 맘..

    잘 보고갑니다.

    2019.12.30 06:5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그런데 놀랍게도 오늘을 사는 사람들은 목적없이 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방향감각을 잃고 감각주의 쾌락주의에 매몰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은 진정한 자아가 누구인지 알기나 할까요?

      2019.12.30 16:59 신고 [ ADDR : EDIT/ DEL ]
  2. 저도 한동안 자문자답한적이 많습니다. ㅎ

    2019.12.30 07:3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죽을 때까지 찾아해메야 하는 게 자아 정체성이 아닐까요? 오늘을 사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찾기 위해 방황하고 있습니다.

      2019.12.30 17:01 신고 [ ADDR : EDIT/ DEL ]
  3. 살아간다는 것은 새로운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다는 말이 공감이 갑니다. 올해보다는 내년, 오늘 보다는 내일, 좀 더 충실히 살아야겠습니다.

    2019.12.30 07:5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자신을 잃고 방황하는 사람들...그것이 현대인들의 불행이 아닐런지요? 현대인들의 불행은 자아상실에서 비롯돠는 게 아닐런지요?

      2019.12.30 17:02 신고 [ ADDR : EDIT/ DEL ]
  4. 77억 중에 하나, 그렇게 생각하면 정말 하찮은 것이 인간의 생명으로 보입니다.
    금년 한해를 뒤돌아보고 내년을 설계하는 의미잇는 시간으로 마무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19.12.30 08:5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그래서 먹고 마시자. 케세라세라 주의자가 된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런 데 그 결과는 결국 허무만 남게 되지요.

      2019.12.30 17:03 신고 [ ADDR : EDIT/ DEL ]
  5. 저는 저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루하루를요.
    2019년도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2020년도 하루하루를 잘 채워갈 수 있었으면 하네요.

    2019.12.30 12:4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남쪽 숲님은 참 행복하시겠습니다. 방황 하는 사람들 중에 방향성을 찾아 올곧게 사는 삶... 부럽습니다.

      2019.12.30 17:04 신고 [ ADDR : EDIT/ DEL ]
  6. 내가 누구인지 의문만 품은 채
    또 1년을 보냈네요...
    내년엔 정말 나답게 살아봐야겠습니다.
    그나마 선생님의 좋은 글 때문에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들을 조금이나마 가졌던 것 같습니다.
    남은 올 한 해도 건강하게 마무리 잘 하시기 바랍니다.

    2019.12.30 13:0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돌아보면 늘 그렇지요. 부족함 을 아는 것이 성장의 거름이 되지 않겠습니까? 반성과 자아 비판없이 사는 현대인들이 불쌍합니다.

      2019.12.30 17:05 신고 [ ADDR : EDIT/ DEL ]
  7. 철학 교육이 전무한 우리에게 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은 참 난해하면서도 도발적으로 다가오는군요. 유럽 선진국들처럼 일찌감치 철학이 몸에 배도록 하는 교육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019.12.30 17:1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철학을 가르치면 자신이 설 곳이 없는 사람들이 주권을 쥐고 있습니다. 주권자가 시비를 가릴 줄 알고 비판할 줄 안다는 그들이 설 곳이 어디겠습니까? 이제 우리도 독일처럼 철학을 국영수처럼 필수과목으로 가르쳐야 합니다. 진위를 가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자신이 누구인지 어떻게 알겠습니까?

      2019.12.30 18:49 신고 [ ADDR : EDIT/ DEL ]
  8. 아주 철학적 고민이네요. 다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곘네요.문제는 생각 없이 사는 인간들이 있다는 거죠 ㅠㅠ

    2019.12.30 20:4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그러게요. 생각없이 사는 사람들...
      요즈음 그런 사람들이 많아요. 남의 생각. 자본의 생각, 광고가 만든 생각, 신문이 만든 생각...ㅎㅎ
      그런 생각이 마치 자기 한 생각처럼 착각하고 사는 사람들 말입니다.

      2019.12.31 04:57 신고 [ ADDR : EDIT/ DEL ]
  9. 나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글 잘 보고 갑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기분좋은 하루 되세요.

    2019.12.31 00:2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나는 누구인가
    곰곰히 생각해보면 내가 아닌 가족을 위해 살았네요
    올해는 나를 위해 살아가려고 노력했네요
    저는 아이들이든 남편이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려고 합니다
    실수도 하지만 저 또한 지금 내모습을 사랑하려고 하구요
    내가 가진것에 만족하는 삶이 중요한것 같아요
    새해에는 좋은 일만 가득하세요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2019.12.31 11:3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각박한 세상... 어쩌면 나를 모르고 사는게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까요? 내가 누군지 모르고 산다는 것은 비극입니다.

      2020.01.05 07:23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