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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교육자료/인성교육

우리나라 성교육과 독일의 성교육을 비교해 보니...

by 참교육 2019.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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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동’이나 ‘야설’ 그리고 ‘자위’ 같은 단어를 사용하면 안 된다. 성폭력을 예방하려면 단둘이 여행가면 안 된다. ‘여자는 무드에 남자는 누드에 약하다’ 피임을 가르치면서 고작 체외사정을 강조하는 성교육... 여론의 몰매를 맞자 수정한 초·중·고교 성교육자료와 교사용지도서에는 여전히 성폭력 피해자에게 원인을 돌리는 ‘피해자 유발론’과 ‘미혼모·미혼부 폄하’ 내용으로 채워진 성교육자료들 뿐이다. 교육부는 성교육 기본 자료와 가이드라인 표준안조차 만들지 못하고 있다.



‘랩 콘돔’ 얘기가 학생들 간에 화두다. ‘콘돔은 비싸고 고등학생이 막 사기도 부끄러운데 임신을 할까 걱정이 되니까 콘돔대신 비닐을 사용한다는 얘기다. 부모들이 이런 얘기 들으면 우리 아들·딸과는 상관없는 얘기라고 한쪽귀로 듣고 흘리겠지만 요즈음 아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알 건 다 안다. ‘우리 아이는 아직 어린아인데...’ 하겠지만 아이들끼리는 못하는 얘기가 없다. 네이버를 비롯한 주요 포털 사이트의 게시판에는 “콘돔을 못구해 랩으로 싸고 했는데 너무 불안해요.” “남자 친구랑 비닐을 끼고 관계를 했는데 비닐이 살짝 찢어진 것 같은데 임신 가능성이 있나요?”...와 같은 상담이 끊이지 않고 있다.

‘남성의 성기의 크기를 측정하는 자와 둘레를 측정하는 자’로 성교육이 시키는 학교. 성기의 둘레가 10cm라면 작은 사이즈의 콘돔, 12cm면 표준 사이즈의 콘돔을 사용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학교. 설마? 학교에서 그런 것까지 가르친다고...? 정확한 크기를 알면 맞지 않는 콘돔을 사용해 피임에 실패할 확률을 줄일 수 있도록 알게 하고 ‘포르노에 나오는 비정상적인 크기의 성기를 보고 걱정하는 학생들을 안심시키는 역할도 하는 성교육...’ 고등학생 얘기가 아니다. 만 6세인 초등학교 1학년부터 10학년(고교 1학년)까지 의무적으로 성교육을 받도록 하는 성교육... 독인의 성교육 얘기다.

독일의 성교육은 실용적이고도 재미있다. 독일이 이런 진일보한 성교육을 시키게 된 이유는 ‘학교 교육으로는 안된다’는 인식에서 출발한 것이다. 독일의 성교육 목표는 ‘성적 자기결정권을 존중하게 하라’는 것이 핵심이다. 성 정체성으로 공격을 하지도 받지도 말라는 뜻이다.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하면 동성애가 만연할 것이라는 보수적인 엄마들이 들으면 기절초풍할 얘기지만 독일은 학생들이 부모님 얼굴도 아는 선생님에게 ‘섹스’, ‘자위’, ‘포르노’에 대해 질문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허용돼 있다. 우리나라 성교육과 다르다면 ‘성지식을 전달하는... 학생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성교육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경향신문이 보도한 ‘성교육, ‘사이즈’를 알아야 실패도 없다‘는 주제의 기사를 보면 독일의 성교육이 부럽기까지 하다. 사춘기를 가장 힘겹게 보내는 청소년들에게 인터넷에서 떠도는 왜곡된 성지식으로 놀이식 성교육방법을 제공해 원치 않는 임신을 하거나 성폭력을 저지르는 불행한 일이 없도록 학교 밖 전문교육기관에서 성교육을 맡는다. 이 전문기관에서는 직접 제작한 교구로 출산 과정을 가르치기도 하고 원치 않는 임신을 줄이는 방법이며 성병 예방 지식을 전달하기도 한다. 지하철에서 성추행을 당했을 때 대응 방법을 역할극을 통해 숙지하게 하고 “남자들은 왜 아침에 발기를 하나”, “생리를 하면 피를 많이 흘리니까 의사를 불러야 하는 것 아닌가”...와 같은 웃음이 나오는 질문도 스스럼없이 할 수 있는 곳이 독일의 성교육이다.

겉으로는 남녀평등을 말하면서도 여전히 권위적이고 남성중심의 가계문화는 가정에서 성교육이란 꿈도 꾸지 못한다. 더구나 학교에서 마음을 터놓고 상담할 수 없는 성교육으로 학생들만 피해자로 만든다. 결국 이러한 성교육은 사춘기 학생들의 성의식에 대한 발달과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어린아이 취급하거나 보수적인 엄격주의로 사춘기를 보내도록 하고 있다. ‘왜곡된 성지식으로 학생들을 피해자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기준으로 ‘성적 자기결정권’을 길러주는 독일의 성교육을 우리는 왜 하지 못할까? 성추행과 몰카가 일상화되고 성이 돈벌이의 대상이 되는 우리사회의 분위기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성교육을 외면하는 것은 교육의 포기다. 언제까지 “여학생의 경우 정확하고 단호하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그 상황을 빠져나가야 한다.”는 식의 성교육으로 학생들을 피해자로 만드는 교육을 계속할 것인가?

이 기사는 전북교육청이 발행하는 전북뉴스 '가고싶은 학교' 11월호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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