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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관련자료/교육칼럼

경희대 패륜녀, 너 한 번 잘 걸렸다!

by 참교육 2010.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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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가 뜨겁다. ‘경희대 폐륜녀 사건’로 명명된 이 사건은 급기야 학교당국과 총학생회가 나서서 사과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좀처럼 열기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딸이라고 하는 사람이 ‘경희대 학생에게 어머니가 봉변을 당했습니다.’라는 글을 인터넷에 올리면서 불붙기 시작한 이 사건의 내용은 대충 이렇다.

지난 5월 13일 경희대학교 청운관 지하 2층 식당 정문 옆 남쪽 여자화장실과 여학생 휴게실에서 청소미화원이 거울 밑 선반에 휴지와 500미리짜리 우유통이 있어

우유는 건들여보니 남아 있길래 휴지만 버리려고 가는데
“아줌마!!!이거 치워요!!!!!이거 왜 안치워!!!!!”
는 말에서 시작된다. 청소미화원 아주머니는 학생이 하는 말이 너무 앙칼지고 당돌하게 들려
“학생 왜 그러게 말을 해..?”라고 했는 데 학생이 이 말을 받아
“아줌마가 하는 일이 뭐에요?!! 이런거 치우는 일이잖아요!!!”
“우유가 많이 남은거 같아서..주인 있는 우유인줄 알고 안치웠어요..”
“조카 재수없네..하고 나가버림”
미화원아 휴게실에 있는 여학생을 따라가 사과를 받겠다고 갔다가 ‘미친 ×’, ‘너 나한테 맞아볼래?’」


라는 등 온갖 입에 담지 못할 욕을 들었다는 얘기다.
이 사건에 대한 네티즌의 반응도 가지각색이다.
‘쏘사이어티’라는 네티즌은 ‘정말 이번 사건을 제대로 조사해서 징계든 처벌이든 했음 좋겠어요.
당연히 사과가 우선시 되어야 하겠지만.
어떠한 상황이었던 간에 어른에게 그것도 엄마뻘 되는 분에게
저런식으로 모욕적인 말과 폭언 욕설을 했다는 건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고 혼이나야...’라고 온건하게 의견을 진술하는가 하면 ’나참‘이라는 네티즌은 ’자기보다 어른인 윗사람에게 맞아볼레?
ㅋㅋㅋ 사실 웃긴다. 청소부 아주머니도 니 나이땐 팔팔했다 경희대×아너보다 힘없는 사람 괴롭히지말고 권투나 해봐라 너한테 추천한다

권투해서 강냉이 다 털려서 뒤지길 희망하는 바이다 우라질×아’라는 원색적인 욕설을 퍼붓고 있다. 폐륜아에 대한 반응은 한 블로그에 수백개의 댓글이 달릴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어머니뻘되는 미화원 아주머니에게 학문을 닦는 지성인의 입에서 나온 말치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저질이다. 녹취를 들어보면 휴게실에서 일어난 사건에 함께 앉아 있던 수많은 사람들이 방관한 것도 그렇고 학생의 신분에 어떻게 그런 쌍스럽고 폭력적이기조차한 그런 말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이해가 안간다.
이번 사건은 여대생 한 사람의 도덕성문제로 매도하고 말일일까? 이 문제는 물론 개인적인 인격과 무관한 것이 아니다. 가정교육이 그렇고 인성교육을 외면하고 입시위주의 교육을 한 학교 또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언론을 비롯한 사회는 도덕성 실종차원을 넘는 한 개인의 인간성 파괴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가?

학생들이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하교시간 시내버스를 타 본 사람은 안다. 고등학교교복을 입은 학생이 다리를 꼬나 앉아 휴대폰으로 문자를 보내는 모슨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곁에는 하루종일 시장에서 생선이며 텃밭에서 따온 채소를 팔다 지친 할머니가 손잡이를 잡고 차가 흔들릴 때마다 쓰러지지 않으려고 버티며 서 있어도 눈도 거들 떠 보지 않는다. 그 정도는 약과다. 발디딜틈도 없는 하교버스를 타면 진풍경이 벌어진다. 한마디로 난장판이다. 그 복잡한 차 안에서 귀먹은 사람도 다 들릴 정도로 큰 소리로 온갖 얘기를 다한다. 음담패설에 가까운 남자친구 얘기며 학교선생님은 존칭도 없이 그들의 입방앗거리다. 공중도덕이며 예의 따위란 없다. 휴대폰으로 할 말 안할 말, 옆 사람이 듣든 말든 그런건 상관없다. 내 용무만 보면 끝이다.

패륜녀와 무엇이 다른가? 도덕은 이미 땅에 떨어지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은 눈꼽만큼도 찾아보기 어렵다. 어쩌다 우리사회가 이지경이 됐는가? 말로는 도덕을 말하고 예의를 말하지만 학교에서는 그런 걸 가르칠 의욕도 여유도 없다. 시험점수 몇 점 더 올리는가가 사활이 걸린 학교에 언제 인간교육을 할 여유가 있겠는가? 사랑을 말하는 교회가 있고 자비를 가르치는 절이 있어도 청소년들에게 사람답게 사는 길, 옳고 그름을 가르치는 곳은 없다. 돈벌이가 되는 일이며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다는 서슬퍼런 상업주의만 난무하고 있는 것이다.

‘경희대 패륜녀’ 지탄 받아야 옳다. 그런데 사회적인 존재를 개인적적인 존재로 키워놓고 문제가 생기면 책임은 개인이 져라. 그래서 몰매를 가하면 그게 잘 하는 일일까? ‘다 안 그런데 그 사람만 왜?’라고 할 것인가? 그렇다면 이 여대생이 교육다운 교육을 하는 핀란드나 독일 같은 나라에서 교육받았다면 같은 행동을 했을까? 패륜여대생을 두둔 하자고 하는 말이 아니다. “너희 중 죄없는 사람이 이 여자를 돌로 쳐라” 예수님이 간음한 여자를 향해 한 이 말이 패륜녀사건을 보면서 느끼는 것은 나만의 편협된 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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