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유상종이라고 했다. 부잣집 아이와 가난한 집 아이가 잘 어울리지 않듯이 공부를 잘하는 학생과 공부를 못하는 학생이 잘 어울리지 않는 법이다. 좋은 친구를 만나는 것은 일생의 행운이란다.”

막내아들이 고등학교 시절. 모처럼 부자간에 마주 앉아 ‘좋은 친구를 만나야 한다’는 훈계를 하다가 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공부 잘하는 학생은 이기적이고 계산적이라서 싫어요!”한다.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기분이다.

               <사진 설명 : 전국단위 모의평가를 치르는 광경 - 교육희망>  

“공부를 잘 하는 학생은 이기적이라?” 그렇다면 교사인 나는 아이들을 어떤 시각에서 보고 평가를 해 왔는가? 나도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착한 학생’, ‘공부를 못하는 학생은 나쁜 학생’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아이들을 만났던 건 아닐까?

교사가 학생을 선입견을 가지고 대한다는 것은 중대한 과오가 아닐 수 없다. 옛날에는 ‘가난한 집 아이들이 공부를 잘한다’는 말이 있었고 실제로 그런 사례가 있었다. 그러나 교육이 계층상승의 수단이 되면서 고액과외다 뭐다 하며 치맛바람이 불고 ‘가난한 집 아이들이 공부를 잘한다’는 것은 옛말이 되고 말았다.

도덕점수가 좋은 학생이 더 도덕적이고 윤리적인가? 학교에서 학생의 평가는 성적이 좋은 학생은 모범생으로 성적이 나쁜 학생은 사람까지 나쁜 학생이 된다. 도덕점수에 따라 ‘윤리적인 학생인가 그렇지 않은 학생인가’의 여부가 결정된다는 뜻이다. 결국 ‘도덕점수=수’는 사람 됨됨이도 ‘수’가 되고 ‘도덕점수=가’는 개인의 사람 됨됨이도 ‘가’가 되는 것이다.

사람됨됨이와는 상관 없이 암기한 지식의 양으로 일류대학도 가고 출세도 하는 세상. 착하고 정의롭고.. 그런건 상관없이 만점만 맞는 게 교육인가? 교육목표는 실종되고 점수로 사람의 가치를 서열화하는 학교에서는 만점만 받으면 모든 것이 용서되고 우수한 학생이 된다. 점수가 선이 되는 학교에서는 더불어 사는 가슴 따뜻한 인간을 양성할 수 없다. 점수가 나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불량학생이라는 낙인을 찍는 학교는 삶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방법을 가르친다. 성적만능주의가 통하는 사회에서는 ‘강자는 선이요 약자는 악’이라는 논리만 정당화될 뿐이다.

Posted by 참교육 참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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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학교 설명회 갔다가 담임선생님을 뵈었는데
    본인은 공부잘하는 아이보다 학급일에 솔선수범이고
    아이들과 잘 지내는 그런 아이들이 더 좋다시면서
    우리 딸을 어찌나 칭찬하시는지...
    졸지에 우리딸 공부 못하는 아이가 되었습니다. ㅋㅋㅋㅋㅋ

    2010.04.05 10:52 [ ADDR : EDIT/ DEL : REPLY ]
    • 그런 일이 있었군요.
      점수에 목매는 학교... 학부모.... 교사...
      국회 청문회에 나오시는 높은 분들.
      왜 그렇게 사는 지 알만하지 않습니까?

      2010.04.05 17:05 [ ADDR : EDIT/ DEL ]
  2. 그들 말을 잘 듣는 기계를 만드는게 목적이다 아입니꺼..
    에그 우리 아들도 줄을 서고 싶어하니, 뭐라 할 말이 없심더.

    2010.04.05 21:2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김예슬학생 말입니다.
      그 학생이 그런 용기 있는 행동을 하면
      교수님들이 '부끄럽다'며 양심선언을 하거나
      '나도...'
      이렇게 나와야 맞는 말 아닐까요?
      참 세상을 갈수록 이상하게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2010.04.06 10:27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