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 보면 참 바쁘게 살아 온 나날이었다. 학교에서 주당 수업 20여시간을 하면서 경남도민일보 논설위원으로 칼럼도 쓰고, 총학이며 시민단체에서 요구하는 원고청탁이며 초청강연,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창원신문을 비롯한 지역신문에 월고를 보내고, 마산MBC 라디오에 저녁 퇴근시간에 일주일에 한번씩 생방송을 맡아 출연하기도 하고, CBS경남방송에 출연. 전교조 조합원활동, 학교운영위원으로 또 주민자치위원으로... 

마창진(마산창원진해) 참여자치시민연대 공동대표로, 미래를 준비하는 노동사회교육원이사장으로...동분서주하며 살았다. 나만 그렇게 살았던게 아니다. 세상을 바꾸겠다는 사람들...그런 사람들의 노력은 새누리당의 집권으로 물거품이 되어 제2의 유신시대를 맞고 있다. 지금 남아 있는 것이라고는 당시에 썼던 글이며 방송원고가 '김용택과 함께하는 참교육이야기'라는 개인 홈페이지에 남아 있다.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겠다는 생각 하나로 옳다고 생각한 길을 간다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소신을 갖고 살아가다보면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나 이념의 차이로 적(?)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전근대적인 가치관이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상대방이 자신의 생각과 다르면 적대시한다. 비판과 비난을 분별하지 못하고 과격한 사람이나 부정적인 사람이라고 단정해 빨갱이니 종북으로 매도하기도 한다. 오늘날과같이 SNS도 활성화되지 못한분위기에서 특강을 하다보면 '이상한 선생' 취급을 받기 일쑤다.  

학교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학교운영위원회 교사위원으로 참여하면서 가장 힘들었던게 학생들을 위한 안건, 학교민주화나 투명한 예산집행에 관련된 안건을 내놓으면 가장 심하게 부딪치는게 학교장을 옹호하는 학부모들이다. 이런 안건이라면 내 아이들이 공부하는 학교가 민주적으로 그리고 학교예산이 투명하게 집행하는걸 좋아하야 할텐데 학부모들은 한결같이 교장편이다. 

여학생이라는 이유로 추운 겨울에 바지나 외투조차 맘대로 입지 못하고 치마를 입고 종아리가 시퍼렇게 얼어 등교하는 학생들을 보고 치마와 바지를 같이 입도록 하자는 안건을 내 놓으면 '여학생이 여성답지 못하다'며 반발하는 사람들이 학부모들이다. 왜 그 비싼 앨범을 입찰을 하지 않고 수의계약을 하느냐고 해도 막무가내다. 실내화가 춥고 미끄러워도 학교에서 정해 준 실내화 외에는 교칙위반자가 되는 학생생활지도규정... 규정이니 교칙이 사람을 위해 있을진데 그 교칙을 바꾸는것 조차 꺼리는게 학교운영위원회다. 

지금도 마산여고를 지나다보면 치마와 바지 함께 입고 다니는 학생들을 보면 옛날생각이 난다. 어렵게 치마와 바지를 입자고 제안했던 지난날의 고생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 때문이다. 학교급식도 위탁이 아니라 직영으로 바꾸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지난 나날들... 세상 돌아가는 일이 어디 학교교칙뿐일까 만은 우리사회에서 오랜 관행이니 전통이라는 것... 그것이 합리적이지 못하거나 주객전도가 될 경우 바꿔내는 게 옳은 일이 아닌가? 그런 일을 하면서 방송이나 신문에 썼던 글들을 보면 힙들었지만 보람을 느끼기도 한다. 

1989년인가 그 때부터 시작한 MBC방송국과의 인연으로 거의 10년간 생방송 '열린학교' 프로그램에 참여 했다. 지금은 녹음자료가 CD로 남아 있어 여기 올려 놓지 못하는 게 아쉽다. 오늘은 마산여고에 근무할 당시인 2001년 7월 20일, 마산 MBC에서 생방송을 했던 방송원고를 여기 올린다.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그리고 공휴일에는 오래 전에 썼던 글을 여기 올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2001년 07월 20일, 학교운영위원회!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라는 주제로 마산 MBC 생방송으로 진행한 열린학교 원고를 여기 올려놓습니다.


학교운영위원회!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마산MBC 라디오광장, 열린학교(AM:990, FM:98.9)

2001년 7월 20일(박승우, 김혜란)


<박승우 김혜란 아나운스와 찍은 사진이 없어 김형신 아나운스와 생방송 대담 사진입니다> 

 

박 - 마산여자고등학교 김용택선생님 나오셨습니다.

용 - 반갑습니다.


김 - 방학은 언제부텁니까?

선생님들은 방학이 되면 여행도 하고 읽고 싶은 책도 읽고 좋겠습니다.

용 - 대부분의 초중고등학교는 다음 주 월요일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방학 시작하는 다음 월요일부터 대부분의 고등학교는 특기적성교육을 하기 때문에 더 많은 고생을 해야 한답니다.

초중학교의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연수를 해야하기 때문에 방학에 쉴 틈은 별로 없습니다.


박 - 요즈음 학교운영위원회의 활동이 대단히 열심히 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마산여고는 어떻습니까?

용 - 마산여고도 학교운영위원회도 민주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습니다.

학교운영위원회가 민주적으로 잘 운영된다는 것은 정말 희망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학교운영에 대한 투명성은 말할 것도 없고 교육다운 교육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거나 학생이나 교사들의 권익을 지킬 수 있는 발판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학생들의 교복의 경우 지난해까지만 해도 교복을 학생 개인이 구입했는데 요즈음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입찰을 하기로 결정한 학교가 많습니다.

마산여고도 교복을 입찰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김 - 학교에서 입찰을 하면서 가격도 많이 내리지요?

용 - 물론이지요.

지난 해 20만원 정도 하던 동복가격이 학교에서 입찰을 결정하자 동복가격이 10만원 정도로 떨어졌습니다. 학교운영위원회가 교복가격의 거품을 걷어낸 셈이지요.


박 - 교복 외에도 운영위원회에서 하는 일이 학부모나 학생들에게 구체적인 도움을 주는 일을 많이 하고 있다고 하던데...

용 - 앨범 같은 경우에도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사항이기 때문에 올해는 상달 수의 학교가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입찰을 보기로 결정하고 실제 입찰을 보고 있습니다. 사실 입찰을 보면 가격이나 질적인 면에서나 가격면에서 학생들이 혜택을 볼 수 있습니다.


김 - 입찰을 본다는 것은 앨범을 제작하는 사진관과 학교와의 투명하지 못한 금전거래 관행도 없어지겠네요.

용 - 그게 사실 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업자와 학교와의 투명하지 못한 거래로 지금까지 오해도 받고 불신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 학교에서 수의계약이 아니라 입찰을 보게 되면 좋지 못한 관행을 청산해 학교가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박 - 운영위원회에서 민주적으로 잘 논의가 되는 학교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학교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용 - 학교운영위원회의 구성원의 자질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다고 봅니다.

우리학교의 경우에도 운영위원인 교사위원이 앨범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는데 앨범이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사항인 줄도 모르고 조달청에 조달요청을 했던 일이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도교육청에 '시정공고'를 요구해놓고 있는 중입니다.


김 - 학교운영위원이 되면 운영위원의 임무나 권리에 관한 교육을 받지 않습니까?

용 - 당연히 받아야지요.

그런데 교사위원도 지역위원도 학부모위원도 거의 교육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학교운영위원을 4년 가까이 하고 있는데 교육다운 교육을 받은 일이 한번도 없습니다. 운영위원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곳이 도교육청의 학교운영지원과인데 운영위원에 대한 교육은 거의 하지 않고 있습니다.


박 - 선생님의 경우는 학교운영위원으로 오래 동안 일을 해 오셨기 때문에 운영위원이 할 일인지 아닌지 잘 아시겠지만 새로 당선된 운영위원의 경우 자신의 임무나 권리에 대해 잘 모르고 실수를 할 경우도 많겠네요?

용 - 그렇습니다.

저는 이러한 일이 사소한 것 같지만 학교사회에서 오랫동안 관행으로 굳어져 오던 부패사슬을 끊고 투명한 학교경영을 하는데 학교운영위원회가 바로 서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은 학교운영위원들의 자질이 학교교육을 살려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리라고 믿습니다. 마산여고의 경우 학교운영위원회는 모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는데도 이러한 실수를 하는데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그렇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교사위원이 교감이 돼 있는 학교나 친 학교장 성향의 운영위원으로 구성되어 있는 학교에서는 운영위원회가 유명무실하거나 형식적으로 넘어가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 - 학교가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좋은 학교가 되기 위해서는 학부모들이 학교운영위원회에 적극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던데...

용 - 그렇습니다.

학부모들이 자기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를 좋은 학교를 만들어야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학교는 빠른 시일 안에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교운영위원회가 옛날 학부모회와 같은 것이 아니라 법적인 기구로 권리와 책임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참여해 학교를 바로 세우는데 동참해야 할 것입니다.


박 - 학교운영위원회는 학교의 집행을 견제하는 기구 아닙니까?

용 - 그렇지요.

사실 학교운영위원회는 학교장의 집행을 의결해 주는 의결기구인데 학교장의 힘에 밀려 공립은 심의기구로, 사립은 자문기구로 만들어지고 말았습니다만 운영의 묘만 살린다면 좋은 학교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사립학교법이 개정돼, 사립학교도 학교운영위원회가 공립수준의 심의기구화 되어야 하고, 공립학교에서는 학생 대표가 학교운영위원회에 참여해 학생들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도록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 - 선생님이 늘 학교운영위원회가 희망이라고 말씀하셨는데, 학교운영위원회가 잘 운영되는 학교와 그렇지 못한 학교는 많은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제는 학부모들이 나서서 좋은 학교 만들기에 적극 나서야 할 것 같습니다.

선생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마산여자고등학교 김용택선생님이었습니다.

용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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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을 생각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가족들의 아픔에 함께 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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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참교육 참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