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가 시작됐다. 교원들의 인사이동이 끝나고 학교는 새 학기 공부에 분주하다. 학교를 경영할 학교장이 바뀐 학교도 있고 학교운영위원을 새로 뽑거나 임기가 끝난 운영위원을 보선하는 학교도 있다. 좋은 학교, 투명한 학교, 개방적인 학교를 만들겠다는 학교운영위원회... 학교운영위원은 누가 하고 싶어 할까?
지금까지 학교운영위원으로 진출한 인사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앨범납품업자, 관광여행 업자, 교복납품업자, 학교 앞 문방구점 주인, 부교재납품업자... 등 이해관계에 얽힌 사람들이었다. 자녀의 이익을 바라는 학부모, 경제력이 있는 학생회 회장 학부모, 승진을 위해 교장의 근무평가를 잘 받기 원하는 교사와 교감, 전직 학교장이나 퇴임한 교육관료, 지역의 토호... 이런 사람들이 학교운영위원으로 참여하는 경향이 있었다.
학교를 좀 더 바람직한 학교로 만들겠다는 의욕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학교운영위원으로 진출하는 사람이 좋은 학교로 만들 수 있을까? 학교운영위원회를 설립한 목적은 ‘비공개적이고 폐쇄적인 학교 운영을 지양하고, 교육 소비자의 요구를 체계적으로 반영함으로써 개방적이고 투명한 학교를 운영’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학교운영위원이 된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운영하는 학교가 ‘운영의 자율성을 높이고, 지역의 실정과 특성에 맞는 다양한 교육을 창의적으로 실시’할 수 있을까? ‘특색 있는 학교, 민주적이고 투명한 학교를 만들 수 있을까?
학교운영위원이 되겠다고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은 내 아이가 아니라 우리 아이들에게 교육다운 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철학으로 출발해야 한다. 내 아이가 아니라 우리학교 학생들에게 더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고 민주적인 학교, 교육다운 교육을 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들겠다는 신념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 학교장에게 잘 보여 근무평가 점수를 더 잘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랑하는 제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불편한 게 무엇인지, 보다 양질의 급식을 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그런 고민에서 출발해야 한다.
교장선생님과 친분이 깊으니까, 선후배지간이니까, 내가 교장선생님 편을 들어주면 내게 반대급부가 돌아오겠지...? 그런 생각으로 출마해 임기가 끝나는 일년 혹은 2년동안 단 한건의 안건도 발의하지 못하고 교장선생님이 제안한 안건에 손만 들어주고 점심만 얻어먹다가 임기를 마치는 운영위원들.... 학교운영위원회의의 설립목적과 배경에 대한 초·중등교육법은 알지 못하더라도 단위학교 운영위원회 규정이라도 읽어보고 회의에 참여하는 성의라도 보였으면 좀 좋을까?
운영위원이 하는 일도 모르고 의결기군지, 심의기군지, 자문기군지도 구별도 못하고 회의 원칙도, 해서 될 일인지, 하면 안 될 일인지조차 구별하지 못하는 운영위원이 ‘특색 있는 학교, 민주적이고 투명한 학교’를 만들 수 있을까? 지금은 달라졌는지 모르지만 학교장이 제출한 안건에 대해 이이를 제기하면 교장선생님의 얼굴색부터 달라진다. 재빨리 교장선생님의 눈치를 알아채고 교장선생님 편을 드는 운영위원들.... 단위학교운영위원회규정도 모르고 참여하는 운영위원들이 있어 학교운영위원회는 설립 21년째를 맞아도 아직까지 제자리 걸음이다.
아침도 먹지 않고 잠이 들깬 눈으로 등교한 학생들. 1교시가 끝나기 바쁘게 달려가는 곳이 학교 매점이다. 수입 밀가루에 방부제와 조미료 범벅이 된 라면 한 개로 아침을 때우는 학생들에게 우리 밀에 무방부제를 매점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하자는 운영위원이 있으면 좀 좋을까? 한창 자라는 아이들에게 빵이나 커피, 우유로 때우는 아침 밥. 친환경이나 유기농 식자재로 학교급식을 하자고 제안하는 학부모들은 왜 없을까?
학교급식 소위원회를 만들어 사랑하는 아이들이 먹을 식자재가 좀 더 위생적이고 양질의 식단을 제공하도록 노력하면 왜 안 되는가? 예산결산 소위원회를 만들어 학교장이 정말 학생들을 위해 적재적소에 필요한 예산을 집행했는지의 여부를 확인하면 왜 안 되는가? “교장선생님이 하시는 일이니까 믿어야지요.” 그런 말 하려면 운영위원회가 필요없지 않은가? 학교는 학교운영위원을 포함한 구성원들의 수준만큼 양질의 교육이 기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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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을 생각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가족들의 아픔에 함께 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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