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무너졌다고 난리다. 학교뿐만 아니다. 가정도 교육을 포기한 지 오래다. 맞벌이를 해야 살아가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가족들이 밥상에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눌 시간조차 없어졌다. 오죽하면 저녁이 있는 삶을 만들자는 구호를 내건 대통령 후보까지 나왔을까. 가정교육이 사라진 아이들... 좀 더 많이 벌어 더 좋은 어린이 집, 더 좋은 유치원, 더 비싼 과외를 시키기 위해 자녀들과 대화시간까지 포기하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



25분 이하(26.5%), 2650분 이하(42.7%), 51100분 미만(20.2%) ... 부모와 하루 대화시간이다. 하루 50분도 자녀와 대화를 나눌 수 없는 가정이 무려 70%에 가깝다. 한국교육개발원이 교육과학기술부의 위탁을 받아 전국의 초··고 학부모 153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학부모의 자녀교육 및 학교 참여 실태조사 연구' 결과다. 고등학생의 경우 2명 중 1명은 하루 평균 가족과의 대화 시간이 30분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학창의재단이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서울 소재 고등학생 5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고교생 50.8%'가족 간 하루 평균 대화 시간이 30분 이내'라고 답했다. 이 가운데 '10분 이내'14.2%, 10~30분이 36.6%였다. '30~60(26.4%)', '1시간 이상(22.8%)'으로 나타났다.’ 고교생 절반 가까이가 부모와 하루 30분도 대화를 채 못 나누고 있다는 것이다. 


부모 얼굴보기도 어려운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제대로된 가정교육이 가능할까? 가정교육없이도 정서적으로 안정된 성장이 가능할까?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재사회화 과정이 필요하다. 학교나 사회에서 하지 못하는 사회화 과정이 있다. 그것이 가정에서의 사회화다. 인간의 정서는 태어나면서부터 대부분 부모로부터 배우고 체화한다. 아이들이 젖을 먹는다는 것은 영양분의 보충뿐만 아니다. 엄마 체온에서 사랑을 느끼고 엄마의 눈을 쳐다보며 안정감을 갖는다.


사랑을 느끼고 좋아하고 슬퍼하고 미워하고... 하는 정서란 대부분 이렇게 엄마아빠와의 만남을 통해 형성된다,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이러한 정서란 어떤 것일까? 사전을 찾아보면 정서란 사람의 마음에 일어나는 여러 가지 감정 또는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기분이나 분위기. ‘흥분, 고통, 불쾌감, 불안, 분노, 웃음, 기쁨, 고통, 사랑, 즐거움, 노여움, 혐오, 두려움, 열등감...과 같은 감정, 생각, 행동이 곧 정서다. 이러한 정서는 대부분 학교가 아닌 가정에서 형성되고 길러지는 것이다.


부모는 자식에게 유전적인 요소만 전수하는 게 아니다. 후천적으로 환경을 통해 배우기도 하고 부모의 삶에서 혹은 말과 행동에서 기쁘고 슬프고 사랑하고 미워하고 감사하고 슬퍼하고 행복해하고 불안해하고... 이런 감정, 이런 정서는 엄마 아빠의 말과 행동, 스킨쉽을 통해 느끼고 배운다. 아름답고 추하고 좋은 것과 나쁜 것...은 부모의 모습을 통해 체화되고 습득한다.


건강한 정서는 부모와의 사랑과 접촉을 통해 길러진다. 아름다운 것을 보고도 아름답다고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기쁠 때는 기뻐하고 슬플 때는 슬퍼 하는게 정상적인 사람의 정서다. 시도 때도 없이 웃고 우는 사람은 정상적인 사람이 아니다. 화를 내야할 일인지 기뻐해야할 일인지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이 제대로 된 사회생활을 하기 어렵다. 사랑하고 미워하고 즐거워 할 줄 아는 사람이 정서가 안정된 사람이다. 이웃을 의심하고 불안감에 싸여 사는 사람이 어떻게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겠는가?


돈을 많이 벌어 과외를 많이 시키면 이런 정서가 길러질까? 유치원이나 학원에 맡기면 내 아이의 정서는 안정적이고 정상적이 될까? 아이들에게 말붙이기도 겁난다는 부모들이 있다. 2학생은 북한군도 겁낸다는 말도 한다. 불안감에 싸여 있다든지 성을 내야할 일인지 미안해해야 할 일인지 모른다면 사회생활을 정상적으로 하기 어렵다. 이렇게 중요한 정서는 대부분 가정에서 배우고 길러진다는 뜻이다. 부모 얼굴 보기도 어려운 아이들이 이런 정서교육이 가능하겠는가? 불안한 정서는 나이를 먹으면 저절로 해결될까?



<이미지 출처 : 한겨레신문>


부모의 말과 행동이 다르면 아이들은 이중 인격자로 자란다.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사람은 남을 사랑할 줄 모른다고 한다. 미움 받고 자란 아이들은 적개심을 체화한다. 정서가 안정되지 못하다는 것은 학교든 직장이든 군대든 사회생활이 어렵게 된다. 부모 얼굴도 보지 못하고 자라는 아이들이 정서는 어디서 길러질까? 걸음마도 하기 전 남의 손에 맡겨 길러지는 아이들... 엄마의 사랑을 넘치도록 받고 자라야 할 아이들이 남의 손에 맡겨져 눈치를 보며 자라면 안정적인 정서가 형성될까? 어린이집과 유치원으로 보내면 더 많이 배우고 더 똑똑해질까?


부모의 사랑을 넘치도록 받고 친구들과 놀이를 통해 질서와 믿음을 배우고 배려와 타협의 민주주의를 배우면 성장해야 한다. 가정교육도 실종되고 친구조차 빼앗겨 학원에서 학원으로 내몰리는 아이들에게 건강한 정서가 길러질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영어나 수학문제 몇 개 못 풀어도 살아가는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한다. 그런데 정서가 불안한 사람은 가정생활도 사회생활도 정상적으로 하기 어렵다. 내 아이 점수 몇 점 더 올려 더 좋은 학교 보내려다 아이들의 정서가 망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부모들은 왜 모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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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을 생각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가족들의 아픔에 함께 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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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참교육 참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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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건강한 정서는 부모와의 사랑과 접촉을 통해 길러진다는 말에 공감을 합니다만
    사회가 맞벌이를 해야하는 세상이니 점점 문제아들만 키우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2016.03.11 07:0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부모들이 이제 깨어나야 합니다. 경쟁교육에 희망을 걸고 있는 분들이 많지만 결국 승패가 결정난 게임에 들러리를 서고 있습니다.

      2016.03.11 21:37 신고 [ ADDR : EDIT/ DEL ]
  2. 솔직히 저 여론조사도 믿기 힘듭니다.
    아침일찍 학교가고, 늦게 옵니다. 앉아서 대화할 시간이 50분이 될까요? 그저 몇마디입니다.
    공부는 잘되니? 학원 공부는 어떠니?입니다. 대화 내용도 대부분 공부입니다.

    2016.03.11 07:2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맞습니다. 무모들은 다 압니다. 하루 10분도 얘기 나누지 못한다는 것을... 아읻ㄹ과 마나는 게 아이들 공부방해한다고 생각합니다.

      2016.03.11 21:38 신고 [ ADDR : EDIT/ DEL ]
  3. 하루 50분 대화...
    꿈같은 이야기입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저는 쏜꼽을 정도 입니다 ㅡ.ㅡ;;;

    2016.03.11 08:1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소통이 단절된 부모자식간의 대화가 아이들을 방황하게 만듭니다. 정호가한 정보없이 아이들이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2016.03.11 21:39 신고 [ ADDR : EDIT/ DEL ]
  4. 모든 교육의 기본은 가정에서부터 출발하는 법인데, 기본이 무너지니 학교교육은 말할 것도 없고, 사회의 근간 자체가 흔들리는 느낌입니다.

    2016.03.11 13:0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시간이 되시면 감시사회를 다룬 책을 보시면 현재의 상황에 대한 이해가 더욱 커질 것입니다.
    지금은 안전이라는 두려움의 공포가 안전에 대한 강박관념을 창출하면서 인성조차 형성될 수 없도록 만듭니다.
    체제가, 도시가, 문명의 발전이 인간을 그렇게 만들고 있습니다.
    근본적인 이해가 선행돼야 더욱 깊이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이 부분을 책으로 쓸 생각입니다.
    아니면, 몇 달 안으로 출범할 저만의 일인방송을 통해 풀어낼 생각입니다.
    제가 뛰어난 사람을 만나 일인방송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여러 가지 다양한 콘텐츠를 실을 생각입니다.
    제 구상이 완성되면 참여를 부탁드릴게요.

    2016.03.11 15:5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제력할을 제대로 작동하는기구나 단체가 없습니다. 모두가 비정상입니다. 병도 불치병 수준입니다.

      2016.03.11 21:41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