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헌법 읽기다음으로 제안 하고 싶은게 학교에서 철학 가르치기입니다. 지식이 아무리 많아도 판단 능력이 없으면 그 지식을 어디에 쓰겠습니까. 옳고 그름을 분별할 수 있고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을 알도록 가르치지 않는 교육은 우민화 교육입니다. 경기도에서 선택교과로 초중등학생들에게 가르칠 철학 교과서를 개발했지만 다른 시도에서는 관심도 없습니다. 철학은 국영수보다 필수교과로 가르쳐야 합니다. 모든 학교가 철학을 가르칠 날은 언제쯤일까요?





며칠 전 제가 카톡방에 올린 글입니다. 이런 글을 올렸더니 카톡 친구들의 의견들이 참 다양합니다. 제 주장을 화수분이라고 칭찬하는 분이 있는가 하면 철학에 너무 큰 비중이 두어지는 것을 평소 경계하는 마음이 있다는 분도 있었습니다. ‘철학을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치와 경제학을 가르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분도 있었습니다. 왜 이렇게 다른 의견들이 나올까요? 


철학하면 사람들은 소크라테스나 아리스토텔레스를 떠올립니다.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도덕이니 윤리교과서에는 관념철학자의 이름만 나열돼 있습니다. 서구사상을 무분별하게 도입한 우리나라 철학계를 일컬어 한국은 구미사상의 시궁창이라는 비아냥을 받는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그래서 도입한 실용철학(Pragmatism)과 실존철학, 분석철학(신실증철학), 신학철학과 같은 관념철학의 4대 사조가 철학의 전부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게 된 것이지요. 철학이 재미 있다는 생각을 할리 없지요.


나는 누군지, 왜 사는 지, 공부를 왜 하는 지, 가족이, 돈이 사랑이, 행복이, 무엇인지... 역사란, 민족이란, 경제란, 정치란, 교육이란....에 대한 자신의 생각. 신념이요, 철학이이지만 그게 세계관이며, 철학인데 관념철학자들이 주장한 논리만 듣고 스피노자니 니체니 루소, 데카르트, 쇼펜하우어, 칸트...라는 철학자 이름이나 외워 점수나 잘 잘던 기억이 남아 그들이 주장한 철학의 명제나 연상하는 게 우리네가 학교교육을 통해 배운 철학의 전부입니다.


내가 사는 이유, 나를 보는 안목. 세상을 보는 안목... 자아관, 인간관, 역사관, 정치관, 종교관, 여성관, 환경관, 경제관..... 없이 세상을 살아 간다면 어떤 삶을 살겠습니까? 시비를 가릴 줄 알고, 비판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은 영어 단어 하나, 수학문제 하나 더 풀어보는 것보다 더 중요한데, 텅 빈 머릿속에 지식만 주입해 서열을 매기는 걸 교육이라고 우기는 교육 관료들... 그런 교과서를 금과옥조로 생각하는 길들여진 범생이 교사들... 이에 질새라 경쟁에 마취된 학부모들...



교과서에는 진실만 담겨 있을까요?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식과 정보들로 채워져 있을까요? 정치를 보면 끊임없이 갈등과 대립으로 정쟁이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교과서를 집필한 사람들... 그 학자들은 정말 순수한 학자적 양심에서 교과서를 집필했을까요? 최근 국사교과서 국정화논란에서 보듯이 교과서에는 자본의 논리 정치논리...와 같은 보이지 않은 이데올로기가 숨겨져 있습니다. 


국사만 그렇다고요? 정말 그렇게 믿으시나요? 그렇다면 평생 노동자로 살아갈 아이들에게 왜 근로 3권이나 근로기준법이 있다는 걸 가르쳐 주지 않을까요? 전세집으로 전전 긍긍하며 살아야 할 아이들도 많은데 그들에게 왜 '확정일자신고'와 같은 게 있다는 걸 가르쳐 주지 않을까요? 착하기만 하면 손해 본다는걸, 뱀처럼 지혜롭고 비둘기처럼 유순하게 살아라고 왜 가르쳐 주지 않을까요? 


민주시민으로 살아가야 하는데 시민의식이 필요한데 영어 단어 몇개 외우는 것보다 민주시민으로서 살아 가는데 필요한 시민정신, 역사의식, 합리적인 사고와 비판의식은 왜 강조하지 않을까요? 천사같은 아이들에게 자기 자신이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라는 걸 먼저 가르쳐 줘야 하지 않을까요? 왜 시험 점수가 좀 나쁘다고 열등의식과 패배감을 갖도록 해도 될까요? 


교과서 같은 사람으로 길러 놓으면, 공부를 좀 못한다고 패배감으로 세상을 살도록 가르쳐 놓으면, 자아존중감을 갖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요? 커서 의사나, 판검사가 되라고 가르치면 그게 안 되면 자신이 패배자라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자신이 열등한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인권이 소중하다는 것, 사람은 외모나 지위에 관계없이 모두가 평등하다는 생각을 갖고 살까요?        


자신이, 친구가, 이웃이, 내 나라, 내 문화...가 소중하다는 것을 먼저 가르쳐 주어야 합니다. 그게 철학입니다. 그 다음에 지식도 필요하고 경쟁이나 효율도 필요합니다. 사람을 사람답게 키우는 교육이란 사람답게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을 깨닫고 느끼고 판단하는 일에서부터 출발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보십시오. 지금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치를, 경제를 언론을, 교육을.... 이런 세상이 우리가 바라는 세상일까요?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물려줄 만한 세상일까요? 망나니들이 판치는 세상, 그들이 만들어 가는 세상을... 이런 세상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물려줘도 좋을까요? 


마취애서 깨어 난 사람들이 먼저 떨치고 일어나야 합니다. 양심을 가진 지식인들, 교육자들, 학자들.... 그들이 일어나야 합니다. 사이비 학자들. 사이비 정치인 사이비 언론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거부해야합니다. 사람을 사람답게 키우고 이끄는 일이 경쟁보다 중요하다는 걸... 철학보다 중요한 교육이 없다는 것을 말입니다. 경기도교육청이 개발한 초등3~4학년에서부터 고등학교 철학교과서 정도라도 전국의 모든 학교에서 필수교과로 가르쳐야합니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 선진국에서 하고 있는 교육을 우리라고 못할 이유가 없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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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을 생각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가족들의 아픔에 함께 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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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참교육 참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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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생각하는 교과서,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시는 교과서가 필요합니다.
    더 나아가 교과서 없는 교실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2016.02.03 07:5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도 그개 소원입니다.
      교과서 없는 교실.... 왜 교과서라는 가치관에 아이들을 얽어매려는걸까요?

      2016.02.03 21:06 신고 [ ADDR : EDIT/ DEL ]
  2. 경기도의 철학교육 정책이 타 시도로 확산되었으면 합니다^^

    2016.02.03 08:1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철학이 사라지는 순간 이 나라는 더욱 타락의 길로 접어 들었습니다.
    철학과 인문학이 경시되는 나라에는 희망이 없습니다. 진짜 심각한 위기는 어쩌면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선생님...

    2016.02.03 10:0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철학이란 자신의 삶을 찾는 길인데... 철학공부 하자는 게 이상하게 들린다는 사람들도 있어요. 이 상한 나라입니다.

      2016.02.03 21:08 신고 [ ADDR : EDIT/ DEL ]
  4. 그래서 아이들의 사춘기 몸살이 심한가 봅니다. 생각하는 힘이 '0'에 가까운데 피하고 싶은 게 맞겠지요.
    저는 무념무상도 즐길 줄 아는 아이들이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잠시도 쉬지 않고 움직이는 아이들... 여유로움 속에서 철학이 피어날텐테요!

    2016.02.03 10:5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자기가 누군지 왜 사는지 방향도 없이 살아가는 게 어떤 삶일까요?
      나와 또 다른 나를 배우고 이해하고 손잡고 살도록 가르치는 것,,,그게 교육이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엄밀하게 말하면 지금 학교에서 배우는 것은 지식이지 지혜가 아니지요.

      2016.02.03 21:10 신고 [ ADDR : EDIT/ DEL ]
  5. 일선 학교 현장에서의 철학교육 시도, 적극 지지합니다.

    2016.02.03 12:4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수구 세력은 자라는 청소년 들이 똑똑해지는 걸 가장 두려워 하잖아요? 전교조를 미워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2016.02.03 21:11 신고 [ ADDR : EDIT/ DEL ]
  6. 앞서가는 경기도인 것 같아요^^

    2016.02.03 18:1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자꾸 체제맞춤형 아이들을과 학생들을 만들려는 교육부와 정권 때문에 우리의 교육은 후퇴하고 있습니다.
    2016년인데 우리는 70년대 교육으로 돌아가려 합니다.
    많은 노력들이 현장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은 알지만 그것이 전국적으로 퍼져야 하는데, 이 놈의 권력을 가진 놈들이..
    그리고 자본들이...
    아, 교육만이 미래를 바꿀 수 있는데....

    2016.02.03 18:5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과거가 부끄러운 자들이 다음 세대들이 깨어나느 걸 두려워 하지 때문이지요. 그들의 구린 과거가 들통날까 겁나는 것입니다.

      2016.02.03 21:13 신고 [ ADDR : EDIT/ DEL ]
  8. 기계적으로 암기하고 짜여진 스케줄 대로 움직이는 학생들의 삶은 철학이라는 교과서적인 배움이 없는 상태이죠. 외국은 철학적 과목이 있어 아이들 인성과 가치관의 정립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는 반면 한국은 그러지 못한 상황을 직접확인하니 교육의 길은 멀었지만, 그 만큼 많은 노력으로 더 좋은 것을 추구할 기회가 많아 졌다는 점이 있겠지요. 선생님 올려 주신 글 오늘도 잘 읽었어요. 삶이란 그런것 같습니다. 교육적인 면에서 누구에게든 지배 받아도 않되고 자신이 스스로 극복하고 체험해야 함을 느껴요.

    2016.02.03 20:1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Deborah님께서 언제 한번 외국의 철학교육 어떻게 하고 있는지 한번 소개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2016.02.03 21:14 신고 [ ADDR : EDIT/ DEL ]
  9. 전국의 모든 일선학교에서 철학과목을 정식으로 교육하는 날이 빨리왔으면 좋겠습니다.

    편안한 하루 되세요.

    2016.02.11 11:1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