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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관련자료/학교

민주주의를 가르치는 학교에 민주주의가 없다

by 참교육 2015.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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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학교현장의 인권 유린이 안타까워 '학생은 학생이기 전에 사람이다, 학생들에게 인권을 찾아줘야 한다'는 안타까운 생각에서 썼던 글이다.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대한민구 헌법 제 10조는 이렇게 명문적으로 선언하고 있지만 학교에서 학생들의 인권을 말하면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는다. 민주주의를 가르치는 학교에....



민주주의를 배우지 않은 학생인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가? 너무나 명확한 이 명제 앞에 오늘날 대부분의 학교는 아직도 학생이 학생이기 전에 지고의 존엄성을 가진 인간이라는 사실을 외면하고 있다. 오죽하면 학생인권조례까지 만들어 인권교육을 하겠다지만 학생들에게 인권을 허용하기는 아직도 어른들의 마음이 열리지 않고 있다. 아래 글은 2006년 한겨레신문에 기고한 '민주의를 가르치는 학교에는 민주주의가 없다'라는 주제의 글이다. 이로부터 20년... 학생 인권은 아직도 교문 앞에서 멈춰 서 있다.    



민주주의를 가르치는 학교에 민주주의가 없다


2006. 3. 15


민주시민을 양성하는 학교에서 민주주의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학교운영위원회에 학생대표가 참석해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민주적인 의사결정과정을 배우게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열린 공간을, 학생들의 학습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이상적인 현장학습장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교는 학생대표가 학교운영위원회의 구성원이 되거나 참관하는 것조차 허용하지 않고 있다.



학생들이 지켜야 하는 교칙도 그렇다. 입학할 때 학생대표가 학교장 앞에서 '나는 교칙을 준주하고...‘라고 선서했다는 이유만으로 내용도 알지 못하는 교칙을 지키지 않으면 범법자가 된다. 구성원들이 동의하지 않은 법이나 규칙을 강요하는 것은 군사정권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다. 그러나 민주화됐다는 정부에서조차 학생인권이나 학교에서 민주시민교육에 대해서는 관심도 의지도 없다.


3월 12일자 연합뉴스 보도에 다르면 "학생은 교내에서 22시 이후 일체의 활동을 할 수 없다"는 야간통행금지 조항이 그대로 남아 있고 “졸업 전까지는 결혼할 수 없다”는 '결혼금지' 항목까지 있다. 보다 어이없는 것은 상당 수 학교의 정부회장 선거규정에는 헌법까지 부인하는 초법적 규정이 판을 치고 있다는 것이다. 모 고등학교의 학생정부회장 선거규정을 보면



(피선거권) 피선거권의 자격은 다음 각 호와 같다.

(1) 품행이 방정하고 지휘 통솔 능력이 있는 자

(2) 본교 재학생으로 전(前)학기 성적이 전체 교과목수의 1/2이상 교과목에서 석차가 1/2 이내인 자

(3) 징계 또는 유급을 받은 사실이 없는 자.

(4) 출석 사항이 90%이상인 자

(5) 담임교사의 추천에 의하여 지도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위원장이 승인한 자…


라고 못 박고 있어 헌법에 보장된 평등권까지 무시하고 있다. 학생성저인 일정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학생은 아예 피선거권을 박탈하는 막가파식 교칙은 어느 특정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학급회장 되려면 양, 가가 없어야’한다는 규정까지 두고 있다.


아이와 어른의 인권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어른의 인권은 존중받아야 하고 아이들의 인권은 유린해도 좋다는 법은 그 어디에도 찾아 볼 수 없다. 그러나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학교는 헌법이 보장한 사생활 보장과 표현의 자유는 물론 신체, 종교, 사상, 행복 추구권조차 침해하고 있다. 학교에 따라서는 교복과 양말, 운동화, 머리핀, 심지어 속옷까지도 통제하는 학교도 있다. 학교가 이렇게 인권의 삭각지대가 된 가장 큰 원인은 교사와 학교장의 인권의식부재에서 찾을 수 있다.


‘학생은 교복을 단정히 입고 두발은 학생답게 스포츠형이나 귀밑 3Cm로 단정하게 해야 한다’는 주관적인 학생관이 학생들로 하여금 반세기가 넘도록 인권을 유린당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소수의 학생. 보호받지 않으면 타락할 가능성이 있는(?) 학생’을 보호한다는 교육적인 필요(?) 때문에 ‘두발이며 복장을 아무리 자유화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다수의 학생‘의 권리를 침해당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잘못된 관행을 바꿀 수 있는 학부모나 학교운영위원의 책임이 없는 게 아니다.



학교운영위원회가 민주적으로 운영되기만 한다면 위헌적이고 비민주적인 교칙은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학생들의 두발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자 교육부는 단위학교에서 알아서 할 일이지 교육부가 간섭한 일이 아니라고 발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교사들의 계기교육 내용까지 사사건건 간섭하면서 학생들의 두발문제며 비민주적인 학생생활지도 규정을 방치한다는 것은 교육부의 직무유기다. 인류의 보편적 가치조차 무시하는 교육. 지시와 복종, 통제와 단속으로는 인간교육도 민주시민교육도 그림의 떡이다.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제가 방송에 출연했던 원고, 경남도민일보 사설이나 칼럼, 대학학보사, 일간지, 우리교육, 역사교과, 국어교과모임, 우리교육, 오마이뉴스에 썼던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2006년 03월 15일 (바로가기▶)'민주주의를 가르치는 학교에 민주주의가 없다'라는 주제로 한겨레신문에 썼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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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6일...

오늘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을 생각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가족들의 아픔에 함께 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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