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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관련자료/학교

수업시간에 잠만 자는 아이들... 아이들만의 잘못일까?

by 참교육 2015.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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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을 시작한지 채 5 분도 되기 전에 책상에 엎드려 자는 학생들이 여기저기 나온다. 한 반 30여명 가운데 적게는 5~6, 많게는 15명이 넘는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습관적으로 잠을 잔다. 어느 한 두 학교, 어느 특정 교실만 그런 게 아니다. 그것도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라 수십년 전부터 계속되고 있는 현상이다.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을 교육부만 모르쇠다. 교사들끼리 모이기만 하면 나누는 이야기가 수업하기 힘들다’, ‘연금만 된다면 하루 빨리 그만두고 싶다는 소릴 수 없이 듣는다. 하나같이 공부하기 싫은 ×들 때문에 학교 오기 싫다고 하소연이다.


<이미지 출처 : 오마이뉴스>


영등포고등학교 이성대선생님은 오후에 집에 가서 아버지, 어머니 얼굴을 어떻게 보려고 그러냐? ‘저 오늘 수업 시간에 3시간 잤어요.’ 그래 봐라. 얼마나 슬퍼하시겠니? 부모님들이 여러분을 학교 보낼 때 열심히 공부하고 올 것으로 믿고 계실 터인데에서부터 이건 교칙위반이다. 벌점 준다.”는 말 까지 해도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이선생님은 지금 이 상황을 사진으로 찍어서 인터넷에 올리면 사람들이 뭐라고 할까? 아마 선생은 뭐하고 있냐고 선생들을 욕할 걸!”까지 온갖 이야기로 타일러도 보고, 협박도 해 보고, 화도 내 보지만 아이들은 그저 잠만 잔다는 것이다.


어디 선생님이 계시는 학교만 그럴까? 보다 못한 선생님은 학생들이 수업을 얼마나 듣느냐는 설문조사를 했다. 학교수업 시간을 제외하고 하루에 몇 시간씩(=학원 공부 포함) 공부하고 있나?’라는 물음에 전혀 하지 않는다.’ 12.5%, 1시간 이내 20.8%로 응답하였고, ‘2시간 이상 공부한다.’41.9%였다는 설문결과가 나왔다며 공개했다. 첫 수업시간 5분이 지나자 반 아이들의 3분의 1이 잠들어 있는 현실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어떤 학부모가 중 2반에 수업참관을 갔다가 엎드려 자는 학생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참관수업에까지 잠을 잘 정도라면 평소 수업시간은 어떨까?


교총(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 이런 학생들을 지도하기 위해 수업 중 문제행동 교사지도 불응 학교 부적응 학교폭력 집단따돌림 성폭력 자살약물 등 문제행동 미디어 중독 등 8가지 유형별로 분류해 사례별로 대응방법과 예방교육 방법을 제시했다. 교육전문단체가 내놓은 해결책치고는 참으로 한심하다. 이 대응책에는 학생이 수업을 방해할 경우밤새 게임을 하느라 낮에 자는 학생의 경우...’ 등등으로 분류해 중장기적으로는 체계적인 학습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거나 진로상담 프로그램에 참여시켜 학습동기를 유발하도록 하라는 대책을 내놓았다. 이런 식의 대책으로 잠자는 학생이 몇이나 일어나 학습에 열중할 수 있을까? 교총이 개발한 메뉴를 보면 교육부의 코미디 수준가 너무나 흡사하다.


교육부는 학교폭력이 심각하면 학교폭력 방지법을 만들고 학교별 전담 경찰제를 대책으로 내놓는다. 기껏 학교 구석구석에 CCTV를 설치해 폭력사실이 드러나면 위클래스나 위스쿨에 보내는 게 전부다. 정도가 심하면 위탁교육지원센터에 의뢰해 교육을 받게 하기도 한다. 인성이 무너지면 인성교육진흥법을 만들고 학교폭력이 심각하면 학교폭력 방지법을 만들고 교권침해가 문제가 되면 교권 보호법을 만드는 게 고작이다.


그래서 얼마나 달라졌는가? 좋은 결과가 없으면 교사들에게 인센티브를 주거나 학교평가에서 지원금을 차등화시키기도 한다. 달라질리 없다. 결국 궁색하진 학교는 문책이 두려워 쉬쉬하거나 수치로 줄여 보고한 공문조작 기술만 늘어난다. 진단이 잘못된 병은 고치기는커녕 오히려 병을 더 키워놓는다. 교육도 마찬가지다. 사교육의 심각성이 사회문제가 되면 학벌사회를 바꿀 생각은 않고 사교육을 학교 안에 불러들여 학교를 사교육시장으로 만들어 놓기도 한다.


학교폭력이든 잠자는 교실이든 치료를 못하는 게 아니라 안하는 것이다. 우리는 전교조나 수많은 교육전문들이 인성문제든 사교육문제든 학교폭력문제든 그 원인이 일류대학과 학벌사회에 있다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지적해 왔다. 그런데 병을 치료할 약을 두고 엉뚱하게 아랫돌 빼 윗돌괘기식처방을 반복하고 있다. 아무리 신묘한 처방을 내놓아도 마이동풍이다. 교육을 살리겠다는 의지는 처음부터 없었던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이 진행했던 팩트 TV ‘곽노현의 나비 프로젝트, 훨훨 날아봐라는 프로그램을 정리한 책 혁신교육내비게이터 곽노현입니다를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학교 폭력에 대한 진단을 이렇게 족집게처럼 집어낸 것도 그렇고, 대담에 나온 성열관교수의 대책을 보면 감탄을 하다가도 분통이 터진다. 이렇게 확실한 대책이 있는데도 왜 교육부는 듣지 않을까?



성열관교수는 수업시간에 잠자는 아이들에 대해 싸가지가 없다며 책임을 아이들에게 돌리는 모습을 보고 잠자는 아이 문제에 대한 연구에 착수한다. 그의 연구결과는 잠자는 아이문제는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로 진단하고 교사 공동체를 만들어 극복하는 사례를 내놓는다. 성교수는 협력수업을 통해 활성화된 수업, 자지 않고 모두가 참여하는 수업을 위해 교사가 참여하는 학교의 문화공동체를 만들었다. 성교수는 혁신학년제를 통해 깨어나는 교실 참여하는 수업, 협력하는 교사가 학교문화를 바꾸는 사례를 발표해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교육부나 교총과 같은 보수적인 교원단체는 교육을 상품으로 본다. 학교폭력이나 인성교육문제 그리고 잠자는 교실과 같은 문제는 개인의 일탈행동으로 나타나는 문제가 아니라고 진단한다. 사실 학교에서 일어나는 자살문제, 가출문제, 학교폭력문제, 잠자는 교실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다. 사회적인 문제를 개인에게 책임을 지우면 답이 있을 리 없다. 문제의 원인만 두고 결과만 치료한다는 것은 해법이 없다는 것이다. 교육부가 무너진 학교를 살리고 학교폭력이나 자살, 가출, 잠자는 아이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벌사회, 일류대학문제와 같은 근본적인 대책부터 마련해야 한다. 학벌문제를 두고 어떻게 교육이 살아나기는 기대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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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6일...

오늘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을 생각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가족들의 아픔에 함께 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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