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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왜 나는 작은 일에 분개하는가?

by 참교육 2015.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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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 ...... 김수영 왜 나는 조그만 일에만 분개하는가 저 왕궁 대신에 왕궁의 음탕 대신에 50원짜리 갈비가 기름 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같은 주인년한테 욕을 하고 옹졸하게 욕을 하고 한번 정정 당당하게 붙잡혀간 소설가를 위해서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월남 파병에 반대하는 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 20원을 받으러 세번째 네번째 찾아오는 야경꾼들만 증오하고 있는가 ........................... ........................... 그러니까 이렇게 옹졸하게 반항한다 이발쟁이에게 땅주인에게는 못하고 이발쟁이에게 구청직원에게는 못하고 동회직원에게도 못하고 야경꾼에게 20원 때문에 10원 때문에 1원 때문에 우습지 않느냐 1원 때문에

 

왜 나는 조그만 일에만 분개하는가

저 왕궁 대신에 왕궁의 음탕 대신에

50원짜리 갈비가 기름 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같은 주인년한테 욕을 하고

옹졸하게 욕을 하고

한번 정정 당당하게

 

붙잡혀간 소설가를 위해서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월남 파병에 반대하는

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

20원을 받으러 세번째 네번째

찾아오는 야경꾼들만 증오하고 있는가...

................................

................................

 

그러니까 이렇게 옹졸하게 반항한다

이발쟁이에게

땅주인에게는 못하고 이발쟁이에게

구청직원에게는 못하고 동회직원에게도 못하고

야경꾼에게 20원 때문에 10원 때문에 1원 때문에

우습지 않느냐 1원 때문에

 

김수영시인의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란 시에 나오는 글이다.

 

<이미지 출처 : 두 천사>

 

흔들리지 않고 살 수는 없을까? 소신을 가지고 굿굿하게 당당하게 살 수는 없을까? 자존심이 상한다는 이유로, 혹은 감정을 절재하지 못해 금방 후회할 일을 저지르고 평생을 가슴을 치며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재산문제로 형제나 부모자식간의 법정 싸움까지 벌이는 치사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찬바람이 싱싱부는 시장바닥에 앉아 몇백원 더 벌겠다고 벌벌 떠는 노점상들에게는 돈 몇백원 깎으려고 실랑이를 벌이면서 대통령이 22조라는 헛돈을 써도 분개할 줄 모르고 자원외교로 수십조를 날려도 그런 건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정치인들이 기득권만 포기해도 독거노인들이 좀 더 따뜻한 방에서 잠자고, 허리굽은 할머니가 휴지를 줍는 고생을 좀 덜해도 될 텐데... 아이들 무상급식이며 누리집 어린이들을 걱정 없이 맡길 수 있을 텐데...

 

사람들은 가난하게 사는 것을 내 탓이라고 한다. 공기가 오염되고 먹을 물이 없어도.... 물가가 올라도 내 힘으로는 어쩔 수 없다며 운명으로 생각한다. 교육이 무너져도 내 아이 일류대학만 갈 수 있다면 침묵하고, 가장 공정해야할 법조인들이 권력 앞에 비굴하게 굴어도, 학자들이 논문을 표절하고 언론인들이 권력의 시녀가 되고, 정치인들이 망난이 짓을 해도 구경꾼이 된다.

 

사람들은 말한다. 자기수준만큼 산다고... 김수영시인의 시처럼 왜 우리는 눈앞의 이익에 목숨을 거는가? 주차문제를 놓고 시비를 가리다 칼부림을 하고 아파트 층간 소음이나 담배연기문제로 다투다 이웃간에 원수가 되기도 하고...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왜 정치인이 불법투기를 하고 병역을 기피하고, 논문을 표절하고, 탈세를 하고... 온갖 못된 짓을 해도 그들에게 열광하는가?

 

시장에서 몇10원 아끼려고 아웅다웅하면서 대통령이 4대강 사업을 위해 22조 원을 쏱아부어 환경을 거들내 놨는데... 복원을 하라면 그 돈의 몇배가 더 든다는데... 자원외교로 유출된 36조 원을 합하면 모두 58조 원의 혈세가 낭비됐다는데... 국민 1인당 연간 116만원 씩을 내야 갚을 수 있는 돈이라는데...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이 8,125억원(2011년 기준)이라는데... . 지금까지 지급한 분담금을 모두 합하면 13조 원이 넘었다는데 이 돈은 정말 꼭 지원해야할 돈이었을까? 국회의원에게 세비라는 이름의 돈을 한 달 평균 1220만원, 연간 146562720원을 주고 있다는데, 그 돈 가치만큼 일을 하고 있을까? 세비 외에도 그들이 누릴 수 있는 권한과 혜택은 200가지가 넘는다는데 그들은 월급만큼 일하고 있을까?

 

주권자인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개인의 이익을 위해 정치를 하는 사람, 양심을 포기한 사람, 변절자들.... 눈앞의 이익에 정신이 팔린 사람들, 감정을 절재하지 못하는 사람, 작은 것에 분개하는 사람들로..... 우리 사회는 아직도 국민 모두가 행복한 세상은 요원한 꿈이다.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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