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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관련자료/교사

불의를 보고 분노하는 게 죄가 된다니...

by 참교육 2014.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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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이런 자녀를 주옵소서

약할 때에 자기를 돌아 볼 줄 아는 여유와

두려울 때에 자신을 잃지 않는 대담함을 가지고

정직한 패배에 부끄러워하지 않고 태연하며

승리에 겸손하고 온유한 자녀를 내게 주옵소서

 

주를 알고생각할 때에 고집하지 않게 하시고

자신을 아는 것이 지식의 기초임을

아는 자녀를 내게 허락하옵소서

 

원하옵니다 그를

평탄하고 안이한 길로 인도하지 마옵시고

고난과 도전에 직면하여 분투 항거할 줄 알도록

인도하여 주옵소서

 

그리하여 폭풍우 속에선 용감히 싸울 줄 알고

패자를 관용할 줄 알도록 가르처 주옵소서

 

그 마음이 개끗하고 그 목표가 높은 자녀를

남을 정복하려고 하기 전에

먼저 자신을 다스릴 줄 아는 자녀를

장래를 바라봄과 동시에 지난 날을 잊지 않는

자녀를 내게 주옵소서

 

이런 것들을 허락하신 다음

이에 더하여 내 아들에게 유우머를 알게 하시고

생을 엄숙하게 살아감과 동시에

생을 즐길 줄 알게 하옵소서

 

자기 자신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말게 하시고

겸허한 마음을 갖게 하시사

참된 위대성은 소박함에 있음을 알게 하시고

참된 지혜는 열린 마음에 있으며

참된 힘은 온유함에 있음을 명심하게 하옵소서

 

그리하여

나 아버지는 어느날 내 인생을 헛되이 살지 않았노라고

고백할수 있도록 도와주옵소서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의 '자녀를 위한 기도문'이다.

 

 

 

자식을 키우는 부모나 제자들을 가르치는 교사들... 그들이 불행한 일을 당했다면 어떤 심정일까? 더구나 억울한 일로 생명을 잃었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것도 한 두 명도 아닌 300명에 가까운 제자들이 어른들의 잘못으로 억울하게 숨졌을 때는...

 

법 때문에 사람들 시선 때문에 눈물조차 감추고 속으로 울어야 할까? 억장이 무너지면 체면이고 뭐고 가리기보다 목놓아 울고 고함이라도 쳐야 하는 게 인지상정이다. 세월호 참사를 보는 교사들의 심정 얘기다. 학생들이 어른들 잘못 때문에 억울하게 죽어갔는데 책임질 사람이 책임전가를 하고 엉뚱한 짓을 하고 있다면 양심 있는 교사라면 당신 잘못이요!’해야 하는 게 사람의 도리 아닌가?

 

스승의 날이 이틀 앞둔 지난 13,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사람의 생명보다 이윤을 앞세우는 자본의 탐욕을 저지하고, 무능과 무책임, 몰염치, 기만과 교만에 가득 찬 박근혜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운동에 나선다는 전교조 교사 43명의 박근혜퇴진선언이 있었다. 교육부는 이들이 어느 학교 소속인지 찾아 징계절차를 밟으라는 공문을 학교에 보냈고 진보교육감지역에서는 그럴 수 없다며 교육부 지시를 거부했다.

 

 

교육부의 징계방침이 밝혀지자 스승의 날을 맞아 교사 15853명은 실명으로 '가장 슬픈 스승의 날'을 맞아 "박 대통령이 진상규명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대통령은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다"며 선언에 동참했다. 이들은 박근혜퇴진선을 한 교육부의 처사에 대해 학부모들도 "불법과 무능, 탐욕의 고리를 꿰어 '세월호 참사'를 만들어낸 박근혜 정부야말로 국민들로부터 징계 받아야 한다"정말로 징계를 해야 한다면, 그건 당신들"이라며 1053명의 학부모들은 실명으로 지지선언을 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국민적인 분노와 교사와 학부모들의 분노와 지지선언이 그칠 줄 모르고 이어지고 있다. 14일 연세대교수 151명은 '슬픔을 안고 공동체 회복의 실천으로'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침몰하는 세월호에서 우리가 동시에 목격한 것은 국가라는 제도의 침몰과 책임의식이라는 윤리와 양심의 침몰이었다"며 시국선언 에 나서는가 하면 가톨릭대학교 교수와 전주교육대학교 교수동참하고 나섰다.

 

현직교사들이 또 박근혜퇴진선언에 나섰다. 지난 28, 현직 교사 80명은 우리는 연이어 드러나는 정부의 대응 방침을 지켜보면서 실망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 한 점 의혹 없는 진상 규명은커녕 대형사고 때마다 되풀이되는 미봉책과 꼬리 자르기에 여념이 없다고 지적하며 지난 51343인 교사 선언에 이어 우리 교사들이 대한민국이란 배가 침몰하고 있다고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번 세월호 참사는 천재지변이 아니다. 겉으로는 세월호라는 모습으로 나타난 참사지만 그럴 개연성은 언제든지 내포하고 있었다. 세월호는 그동안 사회부조리와 모순이 축적돼 폭발된 형상이다. 그렇다면 그런 원인을 제공한 사람은 누굴까? 정치인을 비롯한 교육자 언론인 종교인, 공무원.... 등 모든 사람들이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나 가장 큰 책임을 져야할 장본인은 새누리당이요 박근혜대통령이다.

 

 

그런 그가 참사의 과정에서 나타난 대처모습을 보면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죄책감과 분노 그리고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이 교사들로 하여금 박근혜퇴진이라는 극약선언을 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들이 공무워 신분으로 그런 집단행동을 한다면 분명이 불이익을 당할 것이라는 사실을 모를 리 없다. 그러함에도 1차 선언에 이어 2, 3차 선언으로 이어진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아직도 16명의 꽃같은 아이들이 바다속에 잠겨 있다. 그 부모들의 슬픔과 한맺힌 눈물도 매말라가고 있다. 이런 참혹한 현실을 실정법 때문에 모른채 하고 외면하는 게 교사로서의 도리인가? 아이들 앞에 무릎을 꿇고 잘못을 빌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는 애통함이 있어 그 처절한 마음을 청와대 자유게시판에 올렸기에 그들을 색출해 처벌하라고...? 불의를 보고 침묵하는 교사가 올바른 교사인가, 아니면 그들의 고통에 통참하는 교사가 인간적인가?  당신네들의 자식이 그 참사를 당했는데 그 슬픔과 분노를 억누를 수 없어 대통령을 향해 욕을 했다면 징계하겠다고 나서겠는가? 

 

이번 80명의 교사선언에는 이런 시로 시작한다.

 

모래 위에 지은 나라를 떠나는 아이들아

거기엔 춥고 어두운 바다도 없을 거야

거기엔 엎드려 잔다고 야단치는 선생님들도 없을 거야

거기엔 네 성적에 잠이 오냐고 호통 치는 대학도 없을 거야

거기엔 입시도 야자도 보충도 없을 거야

거기엔 채증에는 민첩하나 구조에는 서툰 경찰도 없을 거야

거기엔 구조보다는 문책을, 사과보다 호통을 우선 하는 대통령도 없을 거야

 

어여쁜 너희들이 서둘러 길 떠나는 거기는

거기는 하루, 한 달, 아니 일생이 골든타임인 그런 나라일 거야

 

따뜻한 가슴으로 꼭 한 번안아주고 싶었던 사랑하는 아이들아

껍데기뿐인 이 나라를 떠나는 아이들아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눈물만이 우리들의 마지막 인사여서 참말 미안하다

 

권혁소의 껍데기의 나라를 떠나는 너희들에게라는 글을 시작으로 우리는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습니다.

아니,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행동하겠습니다.

 

세월호를 비롯하여 안타깝게 눈물 흘리며 떠나보낸, 이 땅의 수많은 희생을 헛되이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다시 살아 돌아오는 그날을 위해 우리 모두는 온 힘을 다해 함께 싸우겠습니다.

 

세월호 참사 진실 규명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43인의 교사 탄압 중단하라!

 

박근혜 대통령은 퇴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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