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관련자료/학교2014. 1. 29. 06:56


“내가 이겨서 좋아할 때 진 사람은 눈물을 흘립니다.

상대방의 행복을 포기한 대가로 누리는 나의 행복이란 과연 좋기만 할까요?”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다 어떤 대담 프로에서 어떤 스님이 한 말이다.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얘기를 이렇게 듣는 순간 머리를 한 대 쥐어 박힌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 승자에게 박수를 보내는 데는 익숙하면서도 패자의 아픔을 외면하고 살아 온 외눈박이 사고의 부끄러움 때문이다.

 

 

효율, 성장, 경쟁, 일등.... 언제부터인지 이런 상업주의 경쟁논리가 우리생활 깊숙이 들어와 경쟁만이 살길이라는 생존논리가 우리들의 삶의 철학이 된지 오래다. 노동시장의 유연화니, 복지제도 축소, 규제완화, 공기업의 민영화를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명분 앞에 이름도 생소한 계약제니 비정규직이니 성과급제까지 도입되면서 학교는 완전히 시장판으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무너진 교육의 책임을 교사의 능력의 우열로 가리는 교원평가제, 점수로 학교간의 우열을 서열화하고, 성과급이니 지원금으로 차등화시켜 전국의 학교와 교사, 학생을 한 줄로 세우기 시작했다. 공정하지 못한 무한경쟁에 승자의 쾌거에 박수를 보내며 그것이 당연하다는 논리... 그래서 끝없는 경쟁 지상주의로 흐르는 현실을 의심 없이 받아들여 마지막 한사람만이 살아남는 서바이벌 게임이 정당화되었다.

 

모든 경쟁은 선인가? ‘경쟁(競爭)이란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과 같은 목적에 대하여 서로 이기거나 앞서려고 다투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경쟁이 공정한 게임이 되기 위해서는 출발점 행동이 같다는 조건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고 서로 다른 조건에서 시작하는 경쟁은 경쟁이 아니라 승자를 가리는 진흙탕 싸움이다.

 

                                       <이미지출처 : 민중의 소리>

 

도시에서 유명 학원강사에게 고액과외를 받은 학생과 시골에서 학원 문 앞에도 가보지 못한 학생이 수능에서 다같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까? 공병효는 그의 저서《교육받은 야만인-크리슈나무르티와의 대화》에서, 상․벌을 수단으로 한 경쟁 관계는 인간의 이기심을 조장하는 행위라고 하였다.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경쟁이란 공정한 게임이 아니라는 얘기다.

 

텔레비전에서는 경쟁이 선이라는 승자 이데올로기 정당화 논리가 판을 치고 있다. 퀴즈에서부터 ‘도전 골든 벨’이며 장르가 다른 파트의 가수들이 펼치는 노래자랑, 장기 자랑, 경연대회, 육상경기를 비롯한 각종 스포츠 경기며 노인들이 나오는 농촌 프로그램에 이르기 까지 온통 경쟁 일색이다. 이런 경쟁이야 일정한 룰이 있어 패자의 고통의 대가로 누리는 행복으로 치부해 박수를 보내더라도 패자에게는 할 말이 없다.

 

대형마트와 동네구멍가게를 놓고 벌이는 경쟁은 공정할까? 시장사회에서 벌어지는 경쟁은 처음부터 공정하지 못한 게임이다. 승패를 가리는 경쟁이 생존의 법칙이 된 사회에서 승자지상주의 게임이란 결국 과정이 아닌 결과를 놓고 선악을 가리는 게임이다. 힘의 논리가 적용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승자지상주의 힘의 논리를 국민의 기본권인 교육이나 의료에 적용되면 어떻게 될까?

 

                                          <이미지 출처 : 노컷뉴스>

 

교육이 상품이란다.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은 교육에 대한 정부의 규제를 완화, 교원계약제, 능력 있는 학교선발, 학부모와 학생에 의한 학교선택권 강화와 같은 시장경쟁원리를 교육에 도입하는 것이다. 이러한 수요자중심의 교육,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이 학교현장에 도입된 것은 1999년부터다. 정부는 노골적으로 교육을 상품으로 규정하고 교육부나 학교는 공급자로 학생과 학부모는 수요자라고 이름 붙였다.

 

고교다양화 300 프로젝트니 대학입시 3단계 자율화조치와 같은 것은 그 대표적인 교육상품화 조치로 출발점에서부터 공정하지 못한 게임을 경쟁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시킨 조처다.

경쟁의 본성은 결과 지향적인 것이기 때문에, 욕망으로부터 자유스런 경쟁이란 존재하기 어렵다. 모든 사람이 자기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며 승자만이 아닌 모두가 함께 행복해 하는 사회란 불가능한 것일까? 성장지상주의가 자원의 한계에 직면하듯 승자만이 살아남는 사회에서 모든 사람이 행복한 사회란 불가능하다.

 

있지도 않은 오아시스를 찾아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무한 경쟁이란 공멸로 가는 지름길이다. 경쟁만이 살 길이라는 생존법칙을 철칙으로 알고 살아 온 사람들에게 이제 한번쯤 패자의 아픔을 애정의 눈으로 바라 볼 수는 없을까? 나만이 아닌 우리를 그리고 승자만이 보이는 사시가 아니라 패자의 아픔까지도 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지고 살 수는 없을까?


 

 

 

김용택의 참교육 이야기-책 보러 가-10점
김용택 지음/생각비행


Posted by 참교육 참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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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애고!~ 조금 있다 읽겠습니다.
    화성시 농가의 차씨 아자씨 땜에 잠 못잤어요.
    남 자는데 잠자리에 파고들어가지고 이불 빼았아가구..... ㅠ.ㅠ

    2014.01.29 07:0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패자도 다시 일어설수 있는 환경이 주어지면 좋겠지요 자신감을 잃고 자신의 재능을 찾지못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깐요 경쟁보다 자신이 잘하는 일을 격려해주는 사회가 됐음 합니다 설 잘 쇠세요

    2014.01.29 07:0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선생님 명절 잘 보내시구요.
    새해에는 더욱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2014.01.29 07:02 [ ADDR : EDIT/ DEL : REPLY ]
  4. 해바라기

    교육이 상품화가 되었군요.
    학원, 학원 돈있는 자만 누릴 수 있게 만든 현 재도 고쳐져야 겠어요.
    좋은 하루 되세요.^^

    2014.01.29 07:19 [ ADDR : EDIT/ DEL : REPLY ]
  5. 모두가 행복한 세상...
    교육에도 찾아올까요? 쩝..

    2014.01.29 07:5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모두가 행복한 세상은 불가능하지만, 공부 못하는 아이들에게도 박수를 보내는 세상은 우리가 만들어가야 합니다.

    2014.01.29 08:32 [ ADDR : EDIT/ DEL : REPLY ]
  7. 사람마저 상품화해서 보는 일부 관료와 재벌가에게 문제가 있지 않을까요

    '경쟁, 효율'만 외치며 경제를 위해 목숨 바치라기에는 시대가 그런 시대가 아닌 것 같은데요

    파이를 키워 나눠 먹자던 일부 특권층. 그 파이 언제쯤 커지나요

    2014.01.29 08:3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
    의미있는 하루를 보내세요~

    2014.01.29 09:1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마치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잘 살아가는 방법인 듯 말하지만
    이기기 위한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고,
    낙오된 사람 역시 말이 아니지요.
    누구는 살고 누구는 실패하는 경쟁보다는 다 같이 성공하는 협력은 어떨까 싶습니다.

    2014.01.29 09:26 [ ADDR : EDIT/ DEL : REPLY ]
  10. 가슴이 따스한 사람 해피

    옳은 지적이지요^^

    그 스님의 입장이나 김용택님의 공감이나
    이미 마음을 비워 두고 사는 사람들에게는 그 말씀이 무슨 뜻인지
    가슴으로 와 닿습니다.

    그러나 한창 경쟁에만 어두운 사람들에게는 그 말이 대체 무슨 뜻인지
    자신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말이기도 하지요.

    그저 남들과 싸워 이겨야만이 자신이 산다는 정도밖에는 요...

    2014.01.29 11:15 [ ADDR : EDIT/ DEL : REPLY ]
  11. 가요

    학교폭력은 나몰로라 하면서 촌지 거더들이기에 여념이 없는 무능력한 교사들이 교원평가제 하자고 하면 김용택이 처럼 무한경쟁 어쩌구하면서 반발하더라.

    2014.01.29 12:24 [ ADDR : EDIT/ DEL : REPLY ]
  12. 성적순위이다 보니 경쟁학교 , 경쟁사회에서 못 벗어나고 있고
    가족간, 부모간, 친구간, 동료간 대화가 사라져가고 있는 살벌한 세상인듯합니다.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치열하니 이거야 원~~~~~~

    올해 임용고시를 앞둔 조카가 있는데 슬슬 걱정도 되어요.
    교권이 무너지고 교원평가제에 의해 평가가 이루어지는 학교 분위기 속에서
    어떤 교육을 제대로 할런지.......
    선생님 ..설명절 잘 쇠십시오.

    2014.01.29 13:1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예!~ 공감합니다. 남의 행복이나 편리를 가로챈 나의 행복은 결코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 시대는 성격(性格)의 시대입니다. 'You can do it!'이라는 마술로 너도 나도 앞서가려고만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최선을 다 할지는 몰라도 올바르지 않은 방향으로 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생의 정글에서 최선을 다 하여 전진했는데, 그 목적지가 허무와 공멸이라면 얼마나 참담하겠습니까?
    그러므로 최선을 다 하는 것보다 먼저 수립되어야 하는 것은 올바른 방향 설정이라고 봅니다.

    선생님같은 분께서 바로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시는 분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리하여 우리들은 이러한 거친 경쟁의 '성격의 시대'에서 윤리와 사랑의 '성품(性品)의 시대'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2014.01.29 16:2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덕분에 좋은 글 너무너무 잘 읽어보고 갑니다.

    2014.01.29 17:3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5. 늘 고민되는 부분입니다..
    즐거운 명절 되시기를..

    2014.01.30 00:4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6. 비밀댓글입니다

    2015.03.05 18:48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