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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단체/전교조

법외노조, 전교조 앞날 어떻게 될까?

by 참교육 2013.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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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합법노조를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법외노조(노조아님)가 될 것인가? 전교조에는 9명의 해직교사가 있다. 이 9명을 조합원 자격을 박탈해 쫒아내면 합법노조로 인정할 것이고 쫒아내지 않으면 노조로 인정하지 않겠다(법외노조)로 만들겠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다. 고용노동부는 전교조가 해고자들에게까지 조합원 자격을 준 것은 현행 교원노조법에 어긋난다며 이들의 조합원 자격을 박탈하라는 것이다.

 

 

전교조는 지난 달 28일 규약 13조(대의원대회 성격과 권한, 조합원 총투표 부의할 사항)와 제66차 대의원대회 결정에 따라, ‘고용노동부의 시정명령’ 수용 여부를 묻는 총투표를 16일부터 3일간 진행했다. 투표결과는 투표인원 59,828명(투표율 80.96%) 중 거부의사를 밝힌 조합원 68.59%, 수용한다는 조합원은 28.09%로 ‘고용노동부의 노조 설립취소를 전제로 한 시정요구를 거부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법외노조가 될 전교조는 무너지고 말 것인가? 법외노조를 선택한 전교조는 앞으로 고용노동부 시정명령 철회를 위해 ‘노조아님’ 통보 직후 집행정지가처분신청과 법외노조통보취소소송 등 법적대응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ILO나 UN 인권위에 제소, 또는 국제기구에 호소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국내에서는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해 박근혜 정권의 노동탄압, 교육장악 음모에 맞서 총체적 투쟁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오는 23일이면 고용노동부는 전교조에 ‘노조아님’을 통보하게 된다. 전교조는 노동부의 요구를 거절, 총투표결과에 따라 9명의 해직교사의 조합원 자격을 인정하는 법외노조로 전락하게 된다. 1999년 합법노조로 인정받은 후 14년 만에, 합법화 25년만에 법외노조가 된다. 법외노조가 되면 14년 간 행사해 온 단체교섭권을 상실하고 17개 시·도지부의 단체협약과 진행 중인 단체교섭 역시 무효화된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의 지원도 중단된다. 합법전교조는 지금까지 본부 사무실의 임대 보증금 6억원을 미롯해 시·도지부 사무실 임대료를 교육당국으로부터 지원받고 있었지만 앞으로 이러한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된다. 또한 전교조 조직 활동에 필요한 77명의 전임자가 휴직상태로 노조 집행부 활동을 하고 있었지만 법외노조가 되면 일선학교로 복귀해야 한다.

 

1989년. 노태우정권은 전교조에 가입한 교사들이 탈퇴를 하지 않으면 직권면직 혹은 파면 시키겠다고 통보를 했다. 1만여명의 가입교사 중 1600여명의 교사들은 끝내 탈퇴각서에 도장을 찍지 않았다는 이유로 교단에서 파면 혹은 직권면직 됐다. 노태우정권이 전교조 교사를 파면, 혹은 직권면직시킨 이유는 전교조를 와해시키기 위해서다. 1600명이 교단에서 내쫒긴 전교조는 와해됐을까?

 

해직된 1600여명의 교사들은 동료교사나 국민들의 성금으로 연명했다. 목숨을 연명할 수준의 지원금으로 견디지 못한 교사들은 택시운전을 하거나 막노동판에 뛰어든 사람도 있었다. 가정불화와 경제적인 이유로 혹은 벙마와 싸우다 타계한 사람이 있었는가 하면 대부분의 해직교사들은 온갖 어려움을 견디며 전교조 상근자로 남기도 했다.

 

이들의 활동은 지역노동운동의 활성화라는 놀라운 변화를 가져왔다. 해직교사의 등장은 노동운동을 비롯한 학부모운동 혹은 환경운동 등 시민운동의 활동가로 나섰다. 이들의 활동은 지역민주화운동의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었다. 민약 노태우정권이 전교조교사 1600여명을 해직 시키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박근혜정부가 전교조가 탄압해 법외노조로 만들면 전교조가 무너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착각이다.

 

 

역사는 1989년을 전교조 교사 학살의 해로 기록했다. 이제 며칠 후면 1600여명의 민주화운동공로자로 인정받은 교사들이 만든 합법노조 25년만에 다시 불법노조가 된다. 전교조는 무너질 것인가? 단언컨대 전교조는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 그 이유는 전교조가 불의한 단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25년 역사를 가진 전교조는 그동안 우여곡절을 겪었다. 민족, 민주, 인간화라는 참교육을 실천하기 위해 자신을 낮추고 제자들을 위해 자기성찰과 연수로 학부모들로부터 지지와 격려를 받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수구언론과 권력의 탄압으로 10만 조합원이 6만으로 위축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전교조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학부모들의 정서에 맞지 않은 정책으로 지지도가 떨어지기도 하고 수구언론의 악의적인 선전으로 종북세력으로 매도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교조가 조합원들의 이익을 위해 학생들을 볼모로 잡거나 학부모들에게 부담을 주는 일은 결코 없었다.

 

전교조의 이번 선택은 정당한가? 참교육을 실천하다 해직된 동료를 배신하라는 정부의 압력에 맞서 신의를 저버리지 않은 선택을 했다는 전교조의 결정은 참으로 올바른 선택이었다. 조직이 어려워지는 한이 있더라도 신의를 지키게 된 전교조의 앞날은 어렵고 힘든 일이 닥칠 것이다. 그러나 지난 세월 역경이 닥쳐도 흔들리지 않고 단결해 한길로 나갔던 그 길을 궂궂하게 나아가리라 확신한다.

 

이제 전교조가 할 일은 '우리 선생님이 전교조 선생님이어서 좋아하는 제자', '전교조 선생님을 만나서 다행이라는 학부모들이 전교조를 지지하고 지켜 줄 수 있도록... 전교조는 더욱 분발해야 한다. 전교조를 사랑하는 제자와 선생님이 있는 한 전교조는 절대로 무너지지 않는다. 그것은 지난 시련의 역사가 증명하지 않는가?

 

 

김용택의 참교육 이야기 - 10점
김용택 지음/생각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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