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피해학생에 대한 서면사과
2. 피해학생 및 신고·고발 학생에 대한 접촉, 협박 및 보복행위의 금지
3. 학교에서의 봉사
4. 사회봉사
5. 학내외 전문가에 의한 특별 교육이수 또는 심리치료
6. 출석정지
7. 학급교체
8. 전학
9. 퇴학처분
무슨 얘길까? 눈치 빠른 독자는 금방 이해하셨겠지만 학교폭력 가해학생에 대한 학교의 대응 조치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17조(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는 이렇게 구체적으로 가해학생에 대한 처벌을 명문화해 학교가 분쟁의 소지에 말려들지 않도록 배려(?)해 놓았다. 학교폭력예방이나 대책을 위해 법이 해야 할 일이란 당연히 처벌이겠지만 교육을 하는 학교가 가해학생을 선도할 의지보다 ‘폭탄 돌리기’를 능사로 생각한다면 학교가 존재할 이유가 뭘까?
얘기의 순서가 바뀐 것 같다. 듣기만 해도 으스스한 ‘폭탄 돌리기’란 무슨 뜻일까?
‘폭탄 돌리기’란 본래 컴퓨터 용어로 ‘컴퓨터 AS시 고장난 부품을 고장난 부품으로 교환해주는 행위’를 일컫는다. 다시 말하면 컴퓨터 조립용 부품의 경우 품질보증기간 내에는 수리품으로 1:1교환하여 주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때 교환부품을 고장난 부품으로 바꾸어 줘 사용자들을 고생시키는 경우를 보고 ‘폭탄 돌리기’라고 한다.
그런데 학교에서 폭탄 돌리기라니... 학교에서 폭탄돌리기란 학교폭력 가해학생을 타학교에 전한시키면 전학 간 학교에서 또 다른 학교로 그 곳에서도 적용 못하면 또 다른 학교로 전학을 반복한다는 은어(隱語(은어))다.
양산의 ㄱ 중학교는 지난달 25일 양산교육지원청으로부터 학교폭력에 연루된 ㄴ 학생의 강제전학 배정 통보를 받았다. ㄴ 학생은 또래 학생들에게 금품을 빼앗는 등 학교폭력사건 가해자로 ㄷ 학교에서 ㄱ 학교로 강제전학 조치됐다. ㄴ 학생은 지난해 7월 ㄹ 중학교로 한 차례 강제전학을 당한 전례가 있는 상습 학교폭력 가해자이다. 이에 따라 ㄱ 학교는 "ㄴ 학생으로부터 피해를 본 학생이 50여 명에 달한다"며 전학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7월 3일자 경남도민일보 ‘"우리 학교 오지마" 학교폭력 가해 학생 어디로…’기사의 일부다.
이의 기사를 보면 가해학생이 왜 폭탄이 되는 지 이해할 수 있다. 피해학생이나 피해학생의 가족입장에서 보면 우리학교나 내 아이가 피해를 볼 수 없다는 자기 방어기재다.
가해학생을 ‘1. 피해학생에 대한 서면사과, 2. 피해학생 및 신고·고발 학생에 대한 접촉, 협박 및 보복행위의 금지, 3. 학교에서의 봉사, 4. 사회봉사, 5. 학내외 전문가에 의한 특별 교육이수 또는 심리치료, 6. 출석정지, 7. 학급교체’단계를 거쳐도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을 경우 전학을 시키는 게 맞지만 가해학생을 받아들이는 학교의 입장이나 학부모들로서는 반대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이 폭탄(?)을 어쩌랴? 진부한 얘기지만 다시 해 보자. ‘학교는 교육을 하는 곳이다.’ 적당히 해보고 포기하고 경찰이나 검찰에 인계할 바에야 학교가 존재해야할 이유가 없다. 타학교로 전출 보내면 발 달린 녀석이 보복을 하겠다고 골목에서 버티고 기다리면 피해학생의 안전이 보장 되는가?
물론 이런 학생을 지도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이해 못할 바 아니다. 또 담임교사, 상담교사, 위클래스 등등 할 일을 다 했으니 타학교로 전출 보내면 우리의 임무는 끝이라고 안심해도 좋은가? 그러나 학교가 진정으로 교육다운 교육을 하고 있는지 반성할 필요가 있다.
가해학생이 폭탄이 되어 마지막 단계인 퇴학을 시키면 갈 곳이 없는 폭탄(?)은 범법자로 전전하다 묻지마 범죄자라도 된다면 그 피해는 누구의 몫인가? 학교의 무능이나 학교가 책임회피를 탓하자는 게 아니다. 가해학생이 좋은 환경에서 금이야 옥이야 하고 교육적으로 자랐다면 오늘날의 가해학생이 됐을까?
문제의 원인을 덮어두고 책임만 묻는 것은 우리사회의 또 다른 폭력이다.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는 폭탄(?)을 학교는 전학이나 보내고 우리학교에는 안 된다며 폐기처분의 대상으로 회피나 요행으로 일관한다면 그 많은 폭탄(?)은 어디서 터질 것인가? 폭탄돌리기를 하는 학교나 폭탄(?)을 제조하는 사회는 또 다른 공범자가 아닐까?
- 이미지 출처 구글 검색에서...
'학생관련자료 > 학교폭력'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학교폭력... 사라진 건가, 감추고 있는 건가? (14) | 2014.02.11 |
---|---|
‘폭력 가해사실’ 졸업 뒤 바로 삭제, 불이익 없다? (11) | 2013.07.26 |
모두가 주인되는 학교 만들기를 위한 교사들의 실천선언 (11) | 2013.05.20 |
폭력가해 학생, 처벌의 대상인가 교화의 대상인가...? (23) | 2013.03.28 |
학교폭력, 교육의 힘만으로 해결 못하는 이유 (13) | 2013.03.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