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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정책

‘선택교육과정 체제’가 만드는 절름발이 인간교육

by 참교육 2013. 4. 5.

 

 

‘교육과정 자율학교’라고 아세요?

 

일반계고등학교 중 전체의 절반에 해당하는 학교가 교육과정 자율학교로 지정되어, 합법적으로 일반학교보다 훨씬 더 입시위주의 교육과정으로 편제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는 사실을 학부모들은 알고 있을까?

 

대학입시과목 중 국영수 점수만 좋으면 일류대학 진학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게 우리나라의 입시제도다. 그렇다면 국영수 실력만 좋으면 사회생활에도 유능한 직장인 훌륭한 CEO가 될 수 있을까?

 

 

인사청문회를 보면서 화려한 스펙을 쌓은 유명인사들이 왜 처신을 제대로 못하고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삶을 살아 왔을까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국영수지식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지만 시비를 가지고 건강한 사고력과 판단력을 갖지 못하고 시류에 편성하거나 혹은 권력의 편에 서서 탈세며 부동산 투기며 병력 기피며 온갖 부도덕한 삶을 살아왔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결국 머리는 좋지만 양심은 실종된 기형적인 인간이 사회적으로 출세하고 대접받고 살도록 만든 제도가 오늘날 부패공화국을 창출하게 된 것이다.

 

도대체 학교는 어떤 인간을 길러낼까?

 

학교는 교육과정을 통해 길러내고자 하는 인간형을 양성한다. 알다시피 고교교육은 크게 실업계와 인문계로 분류하고 인문계는 다시 2학년이 되면서 인문계열(문과)과 자연계열(이과)로 나눠 진학에 대비한다.

 

선택하지 않으면 안되는 현실이 만들어 놓은 인문계와 자연계는 무엇을 가르치고 있을까?

일반계 고등학교 인문과정을 선택한 학생은 과학 분야는 극히 과학의 일부만 공부한다. 자연과정을 선택한 학생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자연의 법칙성은 모르고 인문학적 지식만 가진 사람이 통합사회에 적응하고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 반대로 인문학적 지식은 많아도 자연과학은 문외한이라면 그런 수준으로 통합적인 사고력을 가진 사람이 인정받고 살아갈 수 있을까?

 

 

오늘날과 같이 고도로 발달한 사회, 복잡한 사회에서 편향적인 인문학적인 지식이나 자연계의 지식만 가지고는 능력 있는 직업인으로 인정받고 살아가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어떻게 가르치고 있는가?

 

인문계 고등학교 2학년이 되면 인문사회과학 분야에서도 가칭 통합사회(정치, 경제, 법, 사회문화), 통합지리(한국지리, 세계지리), 통합역사(한국사, 세계사), 통합도덕(도덕, 철학) 4가지 영역을 모두 배우지 않고 1~2가지 영역만 선택하여 배우도록 한다.

 

그것도 통합사회 전부를 배우지 않고, 정치, 경제, 법, 사회문화 과목으로 세분화된 과목 중 1~2가지만 배운다. 융합의 시대, 통섭의 시대에 이렇게 부분만 공부한 사람이 통합적인 사고나 능력 있는 사회인으로 대접받고 살 수 있을까?

 

자연계열 학생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자연계를 공부하려면 물리,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을 모두 섭렵하지만 학교에서는 4가지 영역 중 2가지 정도의 영역만 배워서 이공계 대학에 진학해 제대로 학습을 할 수 있을까?

 

진학에도 문제가 있기는 마찬가지다. 과거에는 인문과정에서도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I 과목을 모두 학습하였다. 자연과정에서도 공통 사회 과목들을 의무적으로 이수하였었다. 일반계 고등학교를 진학하면 인문과 자연과정 상관없이 모든 학생들이 정치경제 과목을 의무적으로 학습해야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성인이 된 후 이공계 출신 CEO가 경제 과목도 배우지 않고 CEO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가? 학교에서 통합교육이 아닌 이공계로 분리 한 이런 교육체제가 과연 합당한가?

 

과거에는 대학 진학시 문과와 이과의 교차 지원이 어려웠는데 지금은 대학 이공계로 진학하는 학생들 중 1/3 혹은 1/2 정도는 고교 인문과정에서 인문사회과목만 많이 이수하고 과학 과목들은 제대로 이수하지 못한 학생들이다. 오늘날과 같은 고도론 발달한 탈산업 사회에 절름발이 지식으로 어떻게 건강한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겠는가?

 

인문계와 자연계로 나눠 편향된 지식을 배울 것이 아니라 모든 학생들이 통합사회(정치, 경제, 법, 사회문화), 통합지리(한국지리, 세계지리), 통합역사(한국사, 세계사), 통합도덕(도덕, 철학) 4가지 영역과 함께 과학에서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영역의 기본은 학습해야 옳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일반계고 중에서 특정 지역의 자사고 교육과정 편제표에서 국영수 비중이 전체의 68%에 이르는 학교도 있다. 이런 수준으로 대학에 진학해 전공과목만 이수한다면 어떤 모습의 지식인이 될 것인가?

 

고교에서 문과와 이과로 나누고 문과 학생들에게 지리/일반사회 (일반사회는 정치, 경제, 사회문화, 법 과목을 포괄하고 있음), 혹은 지리/일반사회/역사/윤리를 중 선택하게 하고 이과학생들에게 물리/화학/생명과학/지구과학 과목 중에서 선택을 하게 하는 선택교육과정 체제는 바꿔야 한다. 절름발이 인간을 길러내는 교육과정으로 어떻게 통학사회에 적응할 건강한 인간을 양성할 것인가?

 

- 이 기사는 진보교육연구소회지를 참고해 작성했습니다.

 

- 이미지 출처 : 다음 검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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