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1.09.19 과거에서 시간을 빼면 어떤 모습일까? (28)
  2. 2011.08.28 제주는 왜 아직도 슬픈가? (20)
  3. 2011.08.27 한의 땅, 축복의 땅 제주도를 가다 (20)
렌즈에 비췬 세상2011.09.19 05:00



제주 여행 이틀째,
제주시 조천읍 성흘리 197번지 20,000평의 대지위에 우리 조상들의 삶이 담겨 있는 곳.

'선녀와 나뭇군'이라는 추억 속의 세계로 달려 갔습니다. 
이 곳은 여섯살 손자가 넋을 잃고 구경할만큼 가장 재미있어 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할아버지 저게뭐예요?"
이런 질문을 수없이 받기도 한 곳이 바로 이 선녀와 나뭇군이라는 추억 속 여행이었습니다. 
지금부터 감께 가보시겠습니다. 

그게 재미 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과거에서 '시간'이라는  마술을 제거 해버렸으니 눈에 보이는 게 신기할 수밖에 없겠지요. 

<사진를 클릭하시면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현실에서 시간이 빠지면....
불과 몇 십년 전 이라는 시간이 가로막고 있는 현재의 눈으로 보던 세상이 그 몇 십년이라는 시간을 빼고 보면 모든 것이 신기하게만 보입니다. 

과거 옆에서 낸 식당.. 그게 과거인지 현실인지 구별되지 않는 착각에 시간이라는 세월이라는 마술을ㅇ 보았습니다. 시간이라는 마술이 세상을 이렇게 변화시키고 생각이나 가치관까지도 바꿔놓는 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깨달게 되었습니다. 
 
 

Posted by 참교육 참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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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큰 집에 가서 요강에 오줌싸라는 말에 남자가 창피하게라고 했지만
    밤이 되니 어쩔수 없이 요강에서 ㅎㅎㅎㅎ
    저 시간이 가끔은 다시 돌아가고 싶은 충동도 들지만
    그러면 울 아이들을 못 볼까봐 겁나요

    2011.09.19 07:5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솜틀집 오랫만에 보네요.
    제가 어릴 적만 해도 종종 볼 수 있었는데..
    헌책방의 기억도 아련합니다.

    2011.09.19 08:2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제주도에 이런 곳이... :)
    잘 보고 갑니다.

    2011.09.19 08:4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과거-시간
    ...
    ..
    저도 답을 한번 찾아보려 노력하겠습니다. 제가 느껴야할 좀더 소중한 가치들을 찾을수 있을것만 같습니다.
    사진도 물음도 정말 감사합니다.

    2011.09.19 08:5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어릴적 추억이 생각나는 정겨운 사진들 감사히 잘 봤습니다.
    가진것은 넉넉지 안았어도 작은것이라도 이웃과 나누던 그시절이 그립네요...

    2011.09.19 09:19 [ ADDR : EDIT/ DEL : REPLY ]
  7. 닥분에 제주의 새로운 모습을 보게 됩니다.
    한주 화이팅 하세요.^^

    2011.09.19 10:2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어떤 아이가...대체 지나간 역사를 배워...우리에게 도움이 되는게 뭔데?
    미래지향적인것을 우선시해야지...라고 했던 말이 떠오르네요 ㅜㅜ

    2011.09.19 12:5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제주도에 이런곳이 있다니!!
    나중에 한번 보러가야겠어요ㅎㅎ
    좋은 글, 좋은 사진 잘 보고 갑니다ㅎ
    날씨가 많이 추워졌네요.. 몸조심 하세요^^

    2011.09.19 16:17 [ ADDR : EDIT/ DEL : REPLY ]
  10. 제가 살았던 시대의 모습이 아닌데도 보는 내내 괜히 미소가 띄어지네요. 뭔가 따뜻함이 느껴져요^^

    2011.09.19 17:1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저에겐 익숙한 풍경입니다.
    저런 시절이 있었네요~~
    그립기도 하지만 참 가난했던 시절이었지요.
    모자 쓰고 계신 모습 좋아보입니다.~~^^

    2011.09.19 17:27 [ ADDR : EDIT/ DEL : REPLY ]
  12. 추억의 사진을 보니 눈물나게 아팠던 기억도 오버랩되고...
    신나게 웃었던 기억도 되살아 나네요..
    제주도 여행 사진은 보면 볼 수록 새롭네요..
    잘보고 갑니다..
    제목도 아주 멋져요~~~^^;;

    2011.09.19 22:4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자식이 여덟이나 되었던 저희 집도
    반 뚝 잘라 감추고
    넷 밖에 없는 듯 방을 얻으러 다니곤 했었지요.
    아버지 사업 실패하시고
    두칸짜리 방값도 모자란 돈 들고 무조건 찾아간 그곳에서
    참 어렵게 비비적거리며 살았습니다.
    셋방살이의 설움 읽으니 옛날 생각이 나서요.

    2011.09.19 22:56 [ ADDR : EDIT/ DEL : REPLY ]
  14. 과거에서 시간을 빼면 뭘까라는 제목에 곰곰이 생각을 하다가 내린 결론은 박물관이었는데, 글을 읽으면서 근접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ㅎㅎ
    좋은 시간과 추억 만드세요...

    2011.09.19 23:1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5. 저는 어째서 20대인데 익숙한 풍경이 눈에 띌까요?;;ㅎㅎ

    2011.09.20 04:5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6. 콩 심은데 콩나고, 팥 심은데 팥난다.

    2012.01.02 05:41 [ ADDR : EDIT/ DEL : REPLY ]
  17. 호랑이는 죽으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으면 이름을 남긴다

    2012.01.07 03:27 [ ADDR : EDIT/ DEL : REPLY ]
  18. 얼마?

    2012.04.03 23:54 [ ADDR : EDIT/ DEL : REPLY ]
  19. 그것은 오해였습니다.

    2012.04.06 04:24 [ ADDR : EDIT/ DEL : REPLY ]
  20. 얼마?

    2012.05.09 00:44 [ ADDR : EDIT/ DEL : REPLY ]
  21. 저는 돼지고기를 먹지 않습니다.

    2012.05.11 07:56 [ ADDR : EDIT/ DEL : REPLY ]

정치2011.08.28 05:00



여성들의 액세서리로 애용하고 있는 십자가를 보면 개념의 조작적정의, ‘관념(觀念)’의 희화화를 생각한다. 왜 목거리 십자가가 왜 아름다운가? 십자가란 로마시대 중범자들에게 가하는 가장 잔인한 형벌이다. 이 형벌은 사람을 산채로 십자가 형틀에 묶어놓고 손과 발에 못질을 해, 세워놓는 형벌이다. 운이 좋은(?) 죄인은 3일정도면 숨을 거두지만 어떤 죄인은 한 달 정도나 죽지 않고 십자가에 매달려 있다니 그 고통, 상상만 해도 몸서리가 처진다. 그런 십자가가 왜 여성의 액세서리로 애용되는가?

개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면 미추(美醜)에 대한 의미까지 혼돈(混沌) 해서일까? 전쟁영화가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유는 심리학에서 인간의 사디즘(sadism)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물론 전쟁에서 굶주림과 죽음에 대한 공포만 빼면 그 보다 더한 스릴(thrill)깜이 어디 있을까? 제주 얘기를 한다면서 서론이 길었다. 제주도 아름답다. 적어도 반세기 전의 처참하고도 잔혹한 4·3을 빼고는... 제주도의 아름다움은 직접 가서 보지 않고서는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그 경관이 빼어난 곳이다.


아픔이 없는 역사가 어디 있으랴 만은 한반도가 그렇고 제주의 역사는 더더욱 그렇다. 역사의 고비마다 민중들이 겪어 왔던 애환이야 도서고금이 다를 리 없겠지만 제주의 역사는 세계에서 그 유래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참혹한 한의 역사다. 반세기가 지났지만 제주도는 또 다시 강정마을의 아픔이 4·3을 연상케 한다. 제대로 된 청산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다시 반복되는 게 역사의 아아러니가 아닐까?

사람들은 왜 여행을 좋아할까? 일상에서 탈출하기 위해...? 지혜를 얻기 위해서...? 즐기기 위해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내 삶을 반추(反芻)하기 위해서....? 아름다운 풍광을 즐기기 위해서...? 모두 나름대로 일리 있는 이유다. 그러나 진정한 여행의 목적은 역사를 뛰어넘어 과거를 보고 오늘의 의미를 살려내기 위해서다. 목적이 없는 여행은 시간 낭비에 불과할 뿐이다.


여행의 목적을 살려내기 위해서는 여행을 위한 철저한 사전준비가 선행되어야 한다. 단풍구경을 위한 여행인지, 맛있는 음식을 찾아가는 여행인지, 동료들끼리 침목을 도모하기 위한 여행인지 건강을 위한 여행인지...에 따라 여행의 모습이 달라진다. 아이들에게 견문을 넓혀주기 위해서라면 역사기행이나 테마기행을 기획하는 게 맞다. 물론 철저한 사전답사로 시행착오를 최소화해야겠지만...



불교사원을 보고 천편일률적인 모습에 실망한다면 여행의 의미를 살려낼 수 없다. 다같은 사원을 찾아도 종교적인 의미와 권력과 종교의 관계, 건축양식, 민중의 애환, 불교의 사회적 의미, 불상과 사원건축의 발달과정.... 등 많은 의미를 살려 내는 보람 있는 여행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내가 3박 4일간 다녀 온 제주여행은 무엇을 보고 배웠나? 6살짜리 외손자와 함께한 여행은 70에 가까운 할아버지가 공감할 수 있는 그런 여행을 만들 수는 없었다. 내 뜻대로라면 비극의 현장, 역사의 현장을 찾아 과거와 만나고 고통의 의미를 오늘의 시각에서 살려 내려고 의도했을 것이다. 세상은 아는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여행자의 눈에 비친 4·3의 모습은 불의한 권력에 의해 짓밟힌 주인의 인권과 권리, 제주는 아직도 생명권까지 유린당한 원한을 씻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제주를 진실로 살려 내는 길은 관광상품을 개발하는 일보다 제대로 된 과거 청산부터 먼저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역사청산이 없는 한 암울한 역사는 반복될 뿐이다. OECD국가 34개국 중에서 대한민국 제주는 세계 7대 자연경관 후보지와 경쟁할 만큼 아름다운 곳이다. 아무리 경관이 빼어났다고 해도 가해자가 주인행세를 하는 나라에 진정한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을까? 신이 내린 축복의 땅 제주. 그 제주는 아직도 강정마을로 이름만 바뀌어 항쟁 중이었다. 제주를 4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살려내는 길은 무엇일까? 제주가 천혜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찾는 길은 강정마을의 비극이 사라지는 그날이 아닐까?

Posted by 참교육 참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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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름답기만한줄 알았는데 여러가지 사실을 많이 알게되는것같습니다.
    흠 잘보고갑니다 좋은하루되세요

    2011.08.28 07:0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학생들도 수학여행코스로 관광을 하고 오더군요. 교육적으로 꼬 필요한 부분에는 침묵하고요.

      2011.08.28 17:36 신고 [ ADDR : EDIT/ DEL ]
  2. 아름다운 곳이기는 하지만, 슬픈 도시라는것을 참교육님 덕분에 알았어요
    암튼.. 그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듯합니다.

    2011.08.28 07:30 [ ADDR : EDIT/ DEL : REPLY ]
    • 무서운일이지요.
      대부분의 희생자가 어린이와 노약자 그리고 무고한 시민들이 수만명이 희생됐는데 입에 담는 것조차 금기시하고 반세기 넘도록 침묵을 강요받았으니 이런 나라가 세상에 어디 있겠습니까?

      2011.08.28 17:37 신고 [ ADDR : EDIT/ DEL ]
  3. 제주 7대 자연경관 이런것보다 전 유네스코 문화유산을 왜 보존하는데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지 참 답답하기만 합니다.

    2011.08.28 07:4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부끄러운 일이지요.
      역사의식이 아니라 자신 조상들의 과거가 탄로날까 두려워 관광이외의 문제는 거론자체를 금기시하는 것 같습니다.

      2011.08.28 17:40 신고 [ ADDR : EDIT/ DEL ]
  4. 제주도 다녀가셨군요...
    어찌..여행은 즐거우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과거청산....역사청산이란 말을 들으니 숨이 턱 막혀오네요...

    2011.08.28 08:0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여러분들의 염려 덕분에 손자와 즐거운 시간 보냈습니다.
      감사합니다.
      일제잔재청산뿐만 아니라 서북청연단을 비롯한 이승만의 똘만이와 미군이 저지른 죄악은 우리 역사에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2011.08.28 17:42 신고 [ ADDR : EDIT/ DEL ]
  5. 우리에게 일제의 잔재를 청산해 달라는 신호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이들 수꼴들을 심판하지 못하면 희망이 없습니다. 암튼 즐거운 휴일 되세요. ^^

    2011.08.28 08:3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4.3 항쟁이 배경인 똥깅이를 공부시키면서
    왜 과거가 청산되어야하고 진상이 규명되어야
    하는지를 가르쳤습니다.
    얼마나 알아듣고 있는지는 몰라도 말입니다.

    2011.08.28 08:54 [ ADDR : EDIT/ DEL : REPLY ]
    • 선생님들이 조금씩 정말 조금씩이라도 제주의 진실을 알린다면...
      반세기... 억울한 희생자들의 사연 ...이제는 더 이상 감추고 덮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2011.08.28 17:44 신고 [ ADDR : EDIT/ DEL ]
  7.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광 이전에 아픈 역사가 있었지요.
    우리는 역사로부터 배워야 하는데 역사가 반복되는 일이 많지요

    2011.08.28 09:2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언론이 침묵하고 국정교과서가 입을 닫고 있었으니 2세국민들이 알 도리가 없지요.
      제주와 광주의 아픔은 산자가 풀어야할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2011.08.28 17:45 신고 [ ADDR : EDIT/ DEL ]
  8. 평화의 섬, 제주가 되기 위해서는 강정마을이 옛날 강정마을로 돌아가야 합니다

    2011.08.28 09:39 [ ADDR : EDIT/ DEL : REPLY ]
    • 강정마을은 제2의 4.3이지요. 모양은 다르지만 강정마을에 기지가 들어서는 이유를 진짜 안다면 제주시민은 당연히 저항 해야 겠지요. 전시에 적군의 표적이 되는 그런 시설을 만든다는 게 제주 도민의 비극이지요

      2011.08.28 17:47 신고 [ ADDR : EDIT/ DEL ]
  9. 손주하고 다녀 오셨군요. 의미있는 여행이셨겠습니다. 아직 완전히 해결된 것이 없는 제주도의 모습은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과는 반대로 또다른 이면이 있었군요. ㅠㅠ

    2011.08.28 16:5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제주도의 아름다움은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해야할까요?
      저는 이런 이름다운 곳을 두고 왜 해외여행을 나갈까 그런생각을 했답니다.

      2011.08.28 17:49 신고 [ ADDR : EDIT/ DEL ]
  10. 참 아름다우면서도, 사연이 많은섬 같습니다..
    아픈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를...

    2011.08.28 18:05 [ ADDR : EDIT/ DEL : REPLY ]
    • 주권자의 정치의식 수준이지요.
      아픔 역사 그 가해자가 주인된느 섬에는 진상규명이든 역사 청산은 꿈도 꿀 수 없습니다.
      그런 아픔을 아름다운 관광지로 포장해 덮고 있었습니다.

      2011.08.28 20:54 신고 [ ADDR : EDIT/ DEL ]
  11. 하모니

    종교적 이유로 십자가목걸이를 목에거는 여성들은 십자가가 예수를 상징하기 때문이고요,
    비종교적으로 십자가목걸이를 목에 거는 여성은 십자가 문양이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특히 비유럽지역에서는 로마가 교수대로 사용했는지 관심이 전혀 없습니다.
    십자가 목걸이를 차는 것은 역사를 모르는 무식한 여자들의 된장질이라는 견해는 보기 참 불편하군요.;.

    2011.08.28 21:25 [ ADDR : EDIT/ DEL : REPLY ]

정치2011.08.27 07:54


<하늘에서...>

혓바닥을 깨물 통곡 없이는 갈 수 없는 땅.
발가락을 자를 분노 없이는 오를 수 없는 산...’ (녹두서평 책머리에서)

그 땅!

제주를 가다.

‘제주!’ 하면 나는 아름다운 땅, 축복의 땅 제주보다 이산하시인의 '서시'가 생각난다.

1992년이었던가? 최루탄 냄새가 온 몸에 베인 채, 내 평생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에가서 밤새도록 감사일보고 오후에 바로 돌아왔던 기억이 남아 있다. 경찰에 쫓기며 싸우느라고 회계 기록은커녕 종이 쪽지에 아무렇게나 메모를 해 놓던 수준의 회계체계를 바로잡아야겠다고 감사를 하러 갈 때였던 것 같다. 전교조 초대감사위원장 직을 맡아 강원도에서 제주까지 최루탄 가스 냄새가 온 몸에 베인 채로 갔던 제주다. 제주를 갔지만 한라산이 어느 쪽에 붙어 있는지 조차 처다 볼 여유도 없이 다녀 온 후 처음이다.

퇴임한 후 건강을 되찾아야한다는 절박한 이유와 외손자를 봐 줘야한다는 아내의 바가지(?)에 못이겨 야반도주 하다시피 30년도 넘게 살아 온 마산을 떠나 온 지 3년. 청주에 사는 딸과 함께 한더위를 피해 8월 23일부터 3박 4일간의 여행이었다. 마음의 여유가 없는 탓이었을까 좋아하는 여행조차 차분하게 다니지 못했던 나에게 3박 4일간의 여행은 큰맘 먹고 떠난 들 뜬(?) 기분의 여행이기도 했다. 그러나 나에게는 제주란 즐기기 위함보다 한의 땅, 그 현장을 본다는 설렘이 더 컸다고 할까?

남들은 제주를 어떤 목적에서 다녀오는지 몰라도 내겐 제주하면 녹두서평 창잔호에 실린 이산하의 서시가 먼저 떠 오른다.

‘지금부터 어언 120년전

동아시아의 해군기지로서 조선이 결정된지
80년의 모진 세월이 흐른 1945년 불볕여름
....................
.....................

이렇게 사작한 서시다.

나는 그 때 이 시를 읽으며 너무 놀라 몇날며칠 밤잠을 설쳐야했다.
어떻게 대명천지에.. 그것도 학교에서 천사의 나라 미국과 국민의 권리와 재산을 지켜준다는 경찰이...
 
누가 잊었는가
누가 잊을 것을 강요하는 가
동상으로 썩어 문들어진 발가락을 자르며
뼈를 각는 모진 고문에 여성전사들의 생리마저 얼어붙는 밤
그들은 기어이 갔다
.............................
.............................
움직이는 것은 모두 우리의 적이었지만
동시에 그들의 적이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는 보고 쏘았지만
글은 보지 않고 쏘았다
학살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날

하늘에서는 정찰기가 살인예고장을 살포하고
바다에서 함대가 경적을 울리고
육지에서는 기마대가 총칼을 휘두르며
모든 처형장을 진두지휘하고 있었던 그날
빨갱이 마을이라 하여 80여 남녀 중학생들을
금악벌판으로 몰고가 집단몰살하고 수장한데 이어
정방폭포에서는 발가벗긴 빨치산의 젊은 아내와 딸들을 나무기둥에
묶어두고 표창연습으로 삼다가
마침내 젖가슴을 두려내 폭포속으로 던져버린 그날

한 무리의 정치깡패단이 열 일곱도 안된

한 여고생을 윤간한 뒤 생매장해버린 그 가을 숲
서귀포 임시감옥 속에서는 게릴라들의 손톱과 발톱 밑에 못을 박고
몽키스패너로 헛바닥까지 봅아버리던 그날, 바로 그날
관덕정 인민광장 앞에는  사지가 갈갈이 찢어져
목이 짤린 얼굴은 얼굴대로
팔은 팔대로
다리는 다리대로
몸통은 몸통대로
전봇대에 전시되어 있었다

..........................................
..........................................

비행기에서 제주땅을 밟는 순간 나는 주문처럼 이 시가 떠올라 잠시 묵념을 올렸다.
가는 곳곳마다 폭력으로 얼룩진 민중의 피와 한이 서려 있는 땅.
시리도록 아름다운 땅 이 제주에 살상이 자행되던 일이 1948년 4월 3일부터 5월 11일까지....  
이름하여 4. 3항쟁....

정방폭폭포에서 그리고 아름다운 성산 일출봉에서.....
발길이 닿는 곳곳마다 내내 이산하의 시가 문득문득 떠올랐던 이유는 나의 과민한 성격 탓 만일까? 
........................(계속)

<정방폭포: 피비릿내나는 한이 스린 폭포가 관광객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곳으로 바뀌었다. 이들 중 과연 멏명이나 4.3의 제주를 생각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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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염려해 주신 덕분에 어제 늦게 제주도에서 돌아왔습니다.

    무리한 여정 탓인지... 아침 늦게 일어나 몇자 적었습니다.
    여유를 두고 차분히 제가 본 제주를 몇편에 걸쳐 올리겠습니다.
    그동안 찾아뵙지 못한 불친님 고맙습니다.

    2011.08.27 07:5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제주의 피빛 역사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겁니다.
    관광지 이전에 많은 역사의 아픔을 간직한 곳이죠. ^^;;

    2011.08.27 08:0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1박2일에 나온 정방폭포가 겨우 몇 십년전에 피로 물든 땅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선생님 잘 올라가셨죠. 다음에는 꼭 밤새도록(?)
    선생님 이야기도 듣고 싶습니다. ^^

    2011.08.27 08:0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저도 제주도 너무 가보고싶어요
    잘보고갑니다

    2011.08.27 08:1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제주 뿐이겠습니까?..
    한반도 전체가 외세침략의 피로 얼룩진 한의 땅입니다..

    2011.08.27 08:12 [ ADDR : EDIT/ DEL : REPLY ]
  6. 4.3 제주사건 저도 어제 포스트 보면서 알았어요.
    근데 지금은 멋진곳으로 변했네요.
    다행인지 불행인지. 암튼 저기 갈때는 숙연하게 다녀와야할듯합니다~

    2011.08.27 08:16 [ ADDR : EDIT/ DEL : REPLY ]
  7. 대빵

    제주 다녀오셨군요.
    여행기 기대합니다.
    주말 즐겁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2011.08.27 08:39 [ ADDR : EDIT/ DEL : REPLY ]
  8. 제주에 가셨군요.
    갑자기 민욱아빠님 생각이....
    제주가면 꼭 만나보고 싶은 사람인데...^^

    2011.08.27 09:4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그 아름다운 제주를 이명박 정권은 공안정국으로 몰아가는 기준으로 삼으려고 합니다.

    2011.08.27 10:45 [ ADDR : EDIT/ DEL : REPLY ]
  10. 제주 여행을 다녀오셨군요.
    한서린 제주의 땅이 지금은 관광지가 되었네요.

    아픈 역사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 모두는 정의와 상식이 통하는 나라를 만들어야 겠어요

    2011.08.27 10:5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의미있는 여행 하셨네요. 피와 한의 땅. 얼마전 피터의 포스팅을 보고서 더 절실하게 느껴지더군요. 역사상의 비극적인 일들은 더이상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주말 편히 보내시구요. 선생님!!

    2011.08.27 13:5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신록둥이

    우린 아름다운것만 기억하는데
    참교육님은 저런 아픈 시구를 떠 올리시는군요?....이런 부끄러울 때가.....

    2011.08.27 14:52 [ ADDR : EDIT/ DEL : REPLY ]
  13. 비밀댓글입니다

    2011.08.27 16:39 [ ADDR : EDIT/ DEL : REPLY ]
  14. 축복의땅 제주이지만... 점점 더 한이 쌓여 가는 것 같습니다...
    제주의 겉은 축복이지만.. 축복을 알기 위해서는 그 속에 담긴 한도 알아야 될 것 같습니다..

    2011.08.27 20:1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5. 콩 심은데 콩나고, 팥 심은데 팥난다.

    2012.01.01 00:22 [ ADDR : EDIT/ DEL : REPLY ]
  16. 빈 수레가 요란하다

    2012.01.07 04:09 [ ADDR : EDIT/ DEL : REPLY ]
  17. 감사합니다.

    2012.04.04 05:49 [ ADDR : EDIT/ DEL : REPLY ]
  18. 얼마?

    2012.04.06 04:54 [ ADDR : EDIT/ DEL : REPLY ]
  19. 여기에 영어를 하시는 분 계십니까?

    2012.05.11 13:07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