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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관련자료/학생인권

0교시, 강제야자.보충수업, 아직도 한밤중인 학교....

by 참교육 2012.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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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교시, 모의고사 성적 순 좌석배치, 밤 11시 40분까지 강제학습...’ “모두 제가 다니는 수원외고에서 일어나는 현실입니다.”,

 

“학생회장이 되면 가장 첫 번째로 하고 싶은 것은 강제 보충수업 시간에 말 그대로 ‘자습반’을 만들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것이 학생회장에 출마한 이동준(18)군의 포부다.
<민중의 소리>

 

경기도 학생인권조례에서는 0교시, 강제야자.보충수업 등을 금지하고 있다. 인권조례가 시행되고 잇는 경기도에서 아직도 이런 학교가 있다니... 수원외고뿐만 아니다. 교육의 목표가 일류대학 몇 명을 더 ㅇ비학시켰는가의 여부로 결정되는 현실에서는 학교교육은 점수 몇점 더 올리기 위해 온갖 편법을 동원, 학생들의 인권을 짓밟고 있는 것이다.

 

이런 글을 쓰면 ‘철없는 아이들 붙잡아 공부시키겠다는 게 뭐가 나쁘냐?’며 악플이 달릴 게 뻔하다. 그런데 생각 해 보자. 독자들은 연수에 참가해 흥미도 없는 딱딱한 강의를 8시간 들어 본 경험이 있는가? 그 8시간이 얼마나 견디기 힘든 참혹한(?) 시간인가를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학생들이 겪고 있는 고통이 얼마나 힘든 것인가를 짐작하기 어렵지 않을 것이다.

 

 

                                                   <38년 전 제자들과 함께...>

 

지난 달, 대전에서 38년 전 초등학교 6학년 때 제자들을 만났다. 38년이란 세월이 자신의 이름을 대고 몇 가지 설명을 덧붙이고서야 겨우 옛날의 모습을 기억할 수 있었다. 시험문제를 철필로 끍어 일일이 손으로 등사를 해서 시험을 치르던 시절이었다. 시험을 치고 그 결과를 학급별 한년 별, 개인별로 게시판에 붙여놓았다. 중학교가 의무교육도 무시험제도도 아니었기에 시절, 일류(?) 중학교를 보내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이 필요했다.

 

“선생님! 그 때는 우리들을 성적순으로 앉힌 거 기억하십니까?”

“? ? ?....!”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내가 성적순으로...?

“난 그런 기억은 없는데....!”

 

강하게 부인했지만 제자들은 그 때의 일을 그렇게 기억하고 있었다. ‘내 기억으로는 성적이 비슷비슷한 학생끼리 자리를 배치하거나 소시오그램(교우도)를 만들어 배치했던 기억이 남아 있는데....’

 

 

                                                      <수원외고 홈페이지에서>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잘된 건지 못된 건지 구별조차 못하던 시절.... 교과부나 교장선생님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며 살았던 시절이 있었다. 학생들의 성적만 잘 받게 해 주는 게 교사들이 해야 할 최고의 책임이요, 임무로 알았던 시절..... 그때 제자들을 만나면 부끄러운 이유가 바로 그렇다.

 

어른들은 말한다. 학생은 공부나 열심히 하라고... 그런 건 커면 다할 수 있다고... 아이들은 맞아가면서 커는 거라고... 두발이며 복장은 학생다워야 하고 교사가 때리는 건 다 제자들 잘되라고 하는 건데 왜 문제가 되느냐고 말한다. 학생들이 자신의 주장을 하면 어린 게 버릇이 없다고 한다. 교문에서 복장단속에 걸면 운동장을 돌리고 ‘엎드려 벋쳐’를 시키는 것도, 위로 머리를 자르는 것도 다 학생들을 위한 것이라고 말이다. 학생들은 그냥 선생님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순종하고 고분고분하는 게 모범생이라고 생각한다.

 

 

                                              <이미지 출처 : 수원 시민신문에서>

 

인권의식, 민주시민의식, 역사의식은 저절로 생겨나는 게 아니다. 학생들이 학교생활에서 잘잘못을 분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사리를 분별할 수 있는 비판의식이 없는 학생이 어떻게 민주시민으로 자랄 수 있는가? 이들이 민주시민으로서 권리행사를 떳떳하게 하기 위해서는 학교행사에 스스로 기획하고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야하고 학교운영에 참여해 스스로 결정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시집살이를 호되게 한 며느리가 자기 며느리에게 시집살이를 모질게 시킨다고 한다. 폭력을 당해 본 사람이 폭력을 행사한다는 말이 있다. 0교시, 모의고사 성적 순 좌석배치, 밤 11시 40분까지 강제학습을 하면 성적은 다소 좋아질지 몰라도 그들이 잃어버린 민주주의는 언제 배울 수 있을까? 민주주의가 없는 학교, 체벌을 당하면서 자란 아이들을 어떻게 민주시민이 되기를 기대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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