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교시, 모의고사 성적 순 좌석배치, 밤 11시 40분까지 강제학습...’ “모두 제가 다니는 수원외고에서 일어나는 현실입니다.”,

 

“학생회장이 되면 가장 첫 번째로 하고 싶은 것은 강제 보충수업 시간에 말 그대로 ‘자습반’을 만들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것이 학생회장에 출마한 이동준(18)군의 포부다.
<민중의 소리>

 

경기도 학생인권조례에서는 0교시, 강제야자.보충수업 등을 금지하고 있다. 인권조례가 시행되고 잇는 경기도에서 아직도 이런 학교가 있다니... 수원외고뿐만 아니다. 교육의 목표가 일류대학 몇 명을 더 ㅇ비학시켰는가의 여부로 결정되는 현실에서는 학교교육은 점수 몇점 더 올리기 위해 온갖 편법을 동원, 학생들의 인권을 짓밟고 있는 것이다.

 

이런 글을 쓰면 ‘철없는 아이들 붙잡아 공부시키겠다는 게 뭐가 나쁘냐?’며 악플이 달릴 게 뻔하다. 그런데 생각 해 보자. 독자들은 연수에 참가해 흥미도 없는 딱딱한 강의를 8시간 들어 본 경험이 있는가? 그 8시간이 얼마나 견디기 힘든 참혹한(?) 시간인가를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학생들이 겪고 있는 고통이 얼마나 힘든 것인가를 짐작하기 어렵지 않을 것이다.

 

 

                                                   <38년 전 제자들과 함께...>

 

지난 달, 대전에서 38년 전 초등학교 6학년 때 제자들을 만났다. 38년이란 세월이 자신의 이름을 대고 몇 가지 설명을 덧붙이고서야 겨우 옛날의 모습을 기억할 수 있었다. 시험문제를 철필로 끍어 일일이 손으로 등사를 해서 시험을 치르던 시절이었다. 시험을 치고 그 결과를 학급별 한년 별, 개인별로 게시판에 붙여놓았다. 중학교가 의무교육도 무시험제도도 아니었기에 시절, 일류(?) 중학교를 보내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이 필요했다.

 

“선생님! 그 때는 우리들을 성적순으로 앉힌 거 기억하십니까?”

“? ? ?....!”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내가 성적순으로...?

“난 그런 기억은 없는데....!”

 

강하게 부인했지만 제자들은 그 때의 일을 그렇게 기억하고 있었다. ‘내 기억으로는 성적이 비슷비슷한 학생끼리 자리를 배치하거나 소시오그램(교우도)를 만들어 배치했던 기억이 남아 있는데....’

 

 

                                                      <수원외고 홈페이지에서>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잘된 건지 못된 건지 구별조차 못하던 시절.... 교과부나 교장선생님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며 살았던 시절이 있었다. 학생들의 성적만 잘 받게 해 주는 게 교사들이 해야 할 최고의 책임이요, 임무로 알았던 시절..... 그때 제자들을 만나면 부끄러운 이유가 바로 그렇다.

 

어른들은 말한다. 학생은 공부나 열심히 하라고... 그런 건 커면 다할 수 있다고... 아이들은 맞아가면서 커는 거라고... 두발이며 복장은 학생다워야 하고 교사가 때리는 건 다 제자들 잘되라고 하는 건데 왜 문제가 되느냐고 말한다. 학생들이 자신의 주장을 하면 어린 게 버릇이 없다고 한다. 교문에서 복장단속에 걸면 운동장을 돌리고 ‘엎드려 벋쳐’를 시키는 것도, 위로 머리를 자르는 것도 다 학생들을 위한 것이라고 말이다. 학생들은 그냥 선생님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순종하고 고분고분하는 게 모범생이라고 생각한다.

 

 

                                              <이미지 출처 : 수원 시민신문에서>

 

인권의식, 민주시민의식, 역사의식은 저절로 생겨나는 게 아니다. 학생들이 학교생활에서 잘잘못을 분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사리를 분별할 수 있는 비판의식이 없는 학생이 어떻게 민주시민으로 자랄 수 있는가? 이들이 민주시민으로서 권리행사를 떳떳하게 하기 위해서는 학교행사에 스스로 기획하고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야하고 학교운영에 참여해 스스로 결정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시집살이를 호되게 한 며느리가 자기 며느리에게 시집살이를 모질게 시킨다고 한다. 폭력을 당해 본 사람이 폭력을 행사한다는 말이 있다. 0교시, 모의고사 성적 순 좌석배치, 밤 11시 40분까지 강제학습을 하면 성적은 다소 좋아질지 몰라도 그들이 잃어버린 민주주의는 언제 배울 수 있을까? 민주주의가 없는 학교, 체벌을 당하면서 자란 아이들을 어떻게 민주시민이 되기를 기대할 것인가?

 

 

Posted by 참교육 참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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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공부때문에 저렇게 혹사 당하는데
    어떻게 판단 능력을 기를수 있을까 싶습니다.

    2012.05.10 07:3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ㅎㅎㅎ 참교육님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니 ^^
    그래도 참스승인건 맞으시네요. 38년 지난 제자들이 선생님을 찾는걸 보면 ^^

    2012.05.10 07:5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정말 선생님 존경스럽습니다. 38년 전 제자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스승이십니다

    2012.05.10 08:50 [ ADDR : EDIT/ DEL : REPLY ]
  5. 방학때에는 0교시 때문에 7시에 집을 나서는 아내...참 그렇습니다~~

    2012.05.10 08:5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참교육님도 그때 그 시절엔 어련히 당연하게 생각했을지도 모를
    성적순 배치가 있었군요 ^^
    저 역시 그런 배치에 앉아 본 경험이 있었지요.
    다 옛 추억이 되어가고 있네요.

    2012.05.10 09:1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하모니

    ‘철없는 아이들 붙잡아 공부시키겠다는 게 뭐가 나쁘냐?’며 악플이 달릴 게 뻔하다. ==> 이게 무슨 악플인가요?
    이정도는 되야 악플 아닐까요?
    ==============================================================================================
    참교육님의 제안에 따라 야간자율학습을 금지시킨 교육부 공무원이
    헐레벌떡 달려와 참교육님에게 하소연을 합니다.

    <참교육님, 난리 났습니다. 야자금지시키니 학생들이 사설학원으로 몰립니다.
    사설학원들이 완전 호황이에요. 학부모들은 사교육비 때문에 난리입니다.
    대체 어떤 놈이 금지시켰냐고 따집니다.
    학원에게서 돈먹고 그런거 아니냐고, 책임자 나오라고 난리입니다.

    더 큰 문제는 돈없는 가난한 학생들이에요.
    학원갈 수 없는 학생들은 pc방이나 당구장에서 시간때우거나 알바하면서
    온갖 사고를 치고 다니고 있습니다.
    덕분에 스타강사에게 교육받는 부자아이들은 성적이 더 좋아지고
    돈없는 가난한 아이들은 성적이 떨어져 학력차이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참교육님 이 문제를 대체 어찌해야 할까요? 조언 부탁드립니다.>

    참교육님 왈
    <그건 사회탓, 입시탓, 나라탓 때문이지 제 잘못은 아니에요. 전 학생의 인권을 존중했을 뿐입니다.>
    =============================================================================================

    2012.05.10 09:44 [ ADDR : EDIT/ DEL : REPLY ]
    • 하모니님!
      그러기에 입시제개혁, 학벌철폐와 같은 교육개혁을 하면 되잖아요?
      그렇게 눈 앞의 것만 보이시니 악플러라 소리 듣지요.

      2012.05.10 11:31 신고 [ ADDR : EDIT/ DEL ]
    • 하모니

      네, 맞습니다. 전 근시안입니다.. 입시개혁, 학벌철폐같은 교육개혁 하면 되는데 말입니다. 인권존중이란 매우 훌륭하고 정의롭고 바람직한 교육개혁정책하믄 되는데... 그 정책의 그늘에 놓일 당장의 학교폭력에 시달리는 학생들과 갈곳없어 pc방에서 헤메는 가난한 학생들만 보이네요..

      2012.05.10 12:26 [ ADDR : EDIT/ DEL ]
    • EXㅊ외고생

      학교폭력 근절과 학생인권이 양립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그 융통성없는 사고방식이 문제죠! 학생 인권을 무시하고 학생을 강력하게 처벌하면 학교폭력이 없어진답디까?

      2012.05.10 19:05 [ ADDR : EDIT/ DEL ]
  8. 우리 아이 둘...밤 늦게 돌아옵니다. 에효...
    그저 학교방침에 따를뿐...

    불쌍하기까지 합니다.

    2012.05.10 09:5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ㅁㄴㅇ

    고등학교 첫 시험 공부 열심히 안했는데 중학교 때보다 오히려 성적이 더 잘 나오더군요
    원인은 야자
    분위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조금이라도 공부 하게 되죠
    스스로 알아서 공부 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저 같은 아이도 많죠
    야자 없어지면 학력격차 더 심해질겁니다.
    공부 안 하는 아이는 더 안하고 하는 애들은 학원에다 과외에다 더 열심히 하고
    그것도 돈 있어야 하는거지만

    2012.05.10 10:02 [ ADDR : EDIT/ DEL : REPLY ]
    • ㅁ ㄴ ㄹ 님!
      성적과 학력, 그리고 교육은 개념이 다르답니다.

      2012.05.10 11:33 신고 [ ADDR : EDIT/ DEL ]
    • EXㅊ외고생

      확실히 학생 성향에 따라 강제로 공부시키면, 성적이 오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단지 성적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밤늦게까지 학생을 가둬두는 게 옳은 걸까요? 그리고 공부 할 의지가 있는 학생들은 야자 안하더라도 어쨌든 공부합니다.

      2012.05.10 19:07 [ ADDR : EDIT/ DEL ]
  10. 이런 나라 한국 밖에 없지요. 희한한 교육제도 입니다.

    2012.05.10 10:3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안녕하세요, TISTORY입니다.



    티스토리 메인에서 '교육'을 주제로 회원님의 글을 소개해드렸습니다.^^
    혹시 노출과 관련하여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tistoryeditor@daum.net 메일을 통해 말씀해주세요!


    앞으로도 재미있고 유익한 글로 자주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2.05.10 11:1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저희때도 고3시절 아침 6시에 등교해서 밤10시에 하교했었답니다.
    그 시절이나 지금이나, 각학교마다 개인의 성향보다 명문대를 얼마나 많이 보냈나가 더중시되니
    이런현실이 바뀌기가 쉽지 않을듯하네요...

    2012.05.10 12:1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내가 허락도 없이 자네들 사진을 올렸는데 초상권 침해로 항의(?)하지 않으런지...?
      내가 하는 일이 좀 이렇다네. 내가 자네들 보면 미안해 하는 감정이 이런 사연이라네. 생각없이 살았던 젊은 교사시잘... 성적만 올리겠다고 정신없이 뛰었으니....

      2012.05.10 18:08 신고 [ ADDR : EDIT/ DEL ]
    • 캐롤린

      선생님은 저희들에게 공부만 강요하지 않으셨어요.
      항상 곧고 바르게 살라고 가르치셨어요.
      제가 비리에 굴하지 않고, 제 자존감을 지키면서도 남을 배려하는 마음... 이모든건 어릴적 선생님의 품성을, 가르침을 배운덕분이라 생각되요... 저뿐만 아니라 우리동기들은 그런 선생님을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2012.05.11 15:50 [ ADDR : EDIT/ DEL ]
  13. sefdsef

    학교는 감옥 맞다. 나도 지나왔었고 지금 너희들도 지나고 있는 길이다. 하지만 현실은 너희같은 애들이 그러고 천년만년 서있어도 바뀌는건 절대로 없다. 정말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그 마음을 잊지말고 공부나 열심히 해서 너희가 세상을 바꾸는 자, 주도하는 자가 되어라. 왜 공부만 해야 하는지 기계가 되어야 하는지만을 한탄하지 말고 이 나라의 정점에 서서 내가 바꾸고야 말겠다는 포부를 가지는게 차라리 현실성이 더 높을거다. 그 괴로움을 잊지 말고 성장해서 정말로 세상을 바꿔보아라.

    2012.05.10 12:16 [ ADDR : EDIT/ DEL : REPLY ]
    • EXㅊ외고생

      ㅋㅋㅋ 저도 그딴 생각을 품고 현실을 바꿀 생각은 커녕 입시제도에 순응하고 닥치고 공부만 했죠. 하지만 이 제도 틀에서 성공한 사람이 나중에 그 틀을 바꾸려고 할 것 같습니까? 참 순진한 생각이시네요.

      2012.05.10 19:08 [ ADDR : EDIT/ DEL ]
    • EXㅊ외고생

      ㅋㅋㅋ 저도 그딴 생각을 품고 현실을 바꿀 생각은 커녕 입시제도에 순응하고 닥치고 공부만 했죠. 하지만 이 제도 틀에서 성공한 사람이 나중에 그 틀을 바꾸려고 할 것 같습니까? 참 순진한 생각이시네요.

      2012.05.10 19:08 [ ADDR : EDIT/ DEL ]
  14. 혹사시키고 채워주질 않으니 사람이 삐뚫어지고
    사회가 험악해지는 것 같아요

    2012.05.10 12:4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5. 제가 느끼기론 사교육,공교육을 떠나 교육 자체의 열을 내려야할것같습니다.

    2012.05.10 19:0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6. EXㅊ외고생

    이런 생각을 가진 선생님이 계시니 참 반갑습니다. 전 ㅊ외고를 졸업했고 현재 대학 재학중입니다. 충청남도에 있는 학교를 다니면서 인권조례가 실시되는 경기도가 참 부럽게 느껴졌었는데. 경기도에 비하면 충청남도는 뭐 거의 원시시대 수준입니다. 1학년 때부터 매일 밤 12시까지 야자, 쉬는 시간은 2시간에 한번, 야자 도중에 화장실 출입 금지, 눈에 띄는 성적 순 차별대우. 저희는 아이들 사이의 수준이 그렇게 차이가 나지 않았는데도 학교 측에서 차별을 자행하더군요. 상처 참 많이 받았습니다. 이런게 잘못되었다는 걸 알면서도 결국에는 나 자신만을 위해 입시제도에 순응하고 말 그대로 '닥치고' 공부만 하게 되더군요. 사람이 이기적으로 변한 거죠. 인성은 깡그리 무시되고 말입니다.

    2012.05.10 19:13 [ ADDR : EDIT/ DEL : REPLY ]
  17. 아직도 0교시 보충수업 야간학습하는 학교가 있군요

    2012.05.10 21:2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8. 학교는 정말... 쉽게 변하지 않는 곳인거 같아요. 바뀌어야 할 게 무척이나 많은데 말예요.
    힘들었던 고3때가 떠오르면서 우리 아이들이 안쓰러워요.

    2012.05.11 09:3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9. 부산의 경우는 현재까지도 대다수의 일반계 고교들이 비자율적으로 야간자율학습을 시행 중입니다만
    최근에 야간자율학습을 자율화 하는 조례안이 통과되면서 조만간 야간자율학습이 자율화 될것으로 보입니다..
    부산과 가까운 이웃 섬나라의 경우는 20년도 훨씬 전에 야간자율학습이 사라졌는데, 부산은 이제서야 자율화 하니.......

    2012.05.11 09:37 [ ADDR : EDIT/ DEL : REPLY ]
  20. Amazing write-up! This could aid plenty of people find out more about this particular issue. Are you keen to integrate video clips coupled with these? It would absolutely help out. Your conclusion was spot on and thanks to you; I probably won’t have to describe everything to my pals. I can simply direct them here

    2012.06.19 17:09 [ ADDR : EDIT/ DEL : REPLY ]
  21. ,,,

    0교시, 야자, 보충수업 교과부에서는 다 사교육을 줄이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이런것들을 받는다고 사교육을 끊는 아이들은 거의 없습니다. 실제로 저희 고등학교도 0교시,야자,보충수업을 실시하는데도 한 반에서 20명이상이 사교육을 하나이상 받고있어요.

    2012.12.01 12:28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