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학년도부터 고교 내신제도가 현행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 방식으로 바뀐다. 성적은 현행 9등급제에서 성취도에 따른 6단계로 표시하며, 석차를 표시하지 않고 원점수와 과목평균을 제공한다. 또 중학교와 특성화고는 올해부터 새 방식이 적용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런 내용의 '중등학교 학사관리 선진화 방안'을 마련해 2012~2013학년도 시범 운영을 거쳐 2014학년도에 전면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2011.12.13 연합뉴스)

 

한국교육과정개발원은 현행 상대평가 방식의 내신은 학생들의 경쟁심과 석차에 대한 과도한 스트레스를 조장하고, 내신에 대비한 사교육이 발생한다는 이유로 절대평가의 도입하면서 표기 방식도 바꾸기로 한 것이다. 올해 중학교 2학년이 고교에 진학하는 2014학년도부터 현행 9등급 상대평가 대신 'ABCDEF' 6단계 절대평가 방식으로 전환된다. 현재 초등학교 5학년이 중학생이 되면 '수우미양가' 5단계 대신 'ABCDEF' 6단계로 성적이 매겨진다.

 

 

 

수우미양가 (秀優美良可)는 대한민국의 중·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평가를 하는 방식이지만 이 제도는 일본 전국(戰國)시대에 사무라이들이 누가 적의 목을 많이 베어오는가에 따라 ‘수우양가’로 표기하던 방식에서 해방 후 일제강점기의 학적부를 생활기록부로 바꾸면서 ‘미’를 추가해 5단계평가로 기술해 왔다. 지금까지 중등학교에서 성적 순서대로 수·우·미·양·가를 절대 평가로 바뀌면 100~90 수, 89~80 우, 79~70 미, 69~60 양, 59~0 가...로 표기하고 상대평가의 경우 10% 수, 20% 우, 40% 미, 20% 양, 10% 가..로 표기한다.

 

절대평가방식으로 바뀌면서 수우미...를 ABC...로 바꾸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왕 식민지시대 냄새가 나는 수우미를 버구겠다면 ABC...가 아니라 가나다로 바꾸면 안 될까? ‘국민학교’를 1986년 ‘초등학교로 이름을 바꿀 때 일이 생각난다. 진보단체에서 ‘황’을 양성한다는 뜻으로 지어진 ‘국민학교’를 ‘초등학교’로 바꾸자고 했을 때 수구세력들의 반발이 만만찮았다. 정부가 식민지 잔재를 청산하겠다는 의도가 있었다면 초등학교라는 이름을 바꾸면서 우리 생화 속에 남아 있는 식민지 잔재를 청산했어야 옳았다.

 

 

‘수우미량가’라는 성적 표시도 그렇다. 어원은 임진왜란 때 일본무사가 조선인의 수급을 베어 오는 수에 따라 나누던 끔찍한 사연과는 달리 그 뜻은는 빼어날 수, 는 우량할 우,는 아름다울 미, 은 어질 양,는 가능할 가라는 뜻이 담겨 있다. 말이 마무리 좋더라도 기억하고 싶지도 않은 역사가 담긴 말이라면 바꾸자는 게 옳다. 그러나 초등학생들까지 점수로 우열을 매기는 방식이라면 왜 우리말의 ‘가나다라마’가 아니라 ABCDEF로 바꿀까?

 

올해는 광복 67주년을 맞는 해다. 아무리 세월이 지났어도 식민지잔재는 청산되어야 한다. 친일세력의 후손들이 친일의 대가로 받은 땅을 되찾겠다고 소송을 하는가 하면 아직도 국립묘지에는 친일파들이 버젓이 묻혀있는 현실을 두고 민족의 자존감을 찾기 어렵다. 거리에는 일본식 상호가 난무하고 학교에는 황국신민을 만들던 애국조회며 어린아이들의 유치원이라는 이름까지 일본식 그대로 남아 있다.

 

아직도 시군읍면과 같은 행적 조직이 그렇고 공무원 직급조차 주사, 주사보, 서기보와 같은 일제시대의 직급 명칭도 그대로다. 국민학교가 초등학교로 바뀐지는 25년이 지났지만 어린아이들이 다니는 유치원이라는 이름은 그대로다. 1914년 식민지경제를 통제하기 위해 도입되었다가 일본에서조차 없어진 인감제도도 그대로요, 학교에서의 애국조회며 차렷, 경례, 앞으로 나란히..와 구호며 동중학교, 서중학교와 같이 방위가 표시된 학교 이름도 그대로다.

 

항일투쟁 독립운동가들을 '범인' '주범' '비적'으로 폄하 하고 일왕을 '천황폐하' 라는 극존칭을 사용했던 조선일보는 아직도 민족지로 자처해 ‘정의옹호’와 ‘불편부당’을 사시로 내걸고 있다.

 

수우미양가가 식민지잔재이기 때문에 ABCDE로 바꾼다고 달라지는 게 뭘까? 정작 필요한 것은 유럽의 선진국처럼 초등학교 평가방식이라도 서열을 나타내는 수우미양가가 아니라 서술형으로 표기하면 어떨까? 영어를 잘해야 사람대접 받는 나라라는 걸 과시라도 하려는 뜻이 아니라면 ABCDEF 표기보다 일제식민지 잔재청산부터 먼저 하는 게 순리 아닐까?

 

* 이미지 출처 : 다음 이미지 검색에서 가져왔습니다.

 

 

Posted by 참교육 참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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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말 조삼모사군요. 가나다라마바사아자차카타파하로 바꾸면 어디 덧나나요? 늘 건강하세요. 선생님 ())

    2012.04.21 06:5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해바라기

    정말 그러네요. 이왕 바꾸려면 우리의 의식이 살아있는 말로 바꿨으면 하네요.
    수우미,라고하나 ABC,라고 하나 다를것이 없네요.
    좋은 주말 되세요.^^

    2012.04.21 07:07 [ ADDR : EDIT/ DEL : REPLY ]
  3. 일제잔재...남아있는 것이 너무 많습니다;;;

    2012.04.21 07:3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정말 기왕 바꿀거 가나다라로 바꾸면 좋았을텐데..
    좀 아쉽네요.. 일제식민지 잔재가 하루빨리 싹~ 없어져야해요ㅠㅠ

    2012.04.21 07:3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글로피스

    선생님 말씀에 절대 공감 합니다.
    정책 당국의 쇄신의지가 모방차원을 넘어
    세계를 선도하는 방향으로 나아갈수 있기를 소망 합니다.

    2012.04.21 07:52 [ ADDR : EDIT/ DEL : REPLY ]
  6. 중학교 들어간 우리 딸 아이 요즘 좌향 좌 우향 우 앞으로 가 같은 군대 제식훈련을 받는다고 합니다. 정말 황당했습니다

    2012.04.21 08:06 [ ADDR : EDIT/ DEL : REPLY ]
  7. 정말 우리가 개선해야할 부분들이 너무 많은것 같습니다
    덕분에 잘보고 갑니다

    2012.04.21 08:3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하모니

    벗꽃은 일제의 국화이기 때문에 벗나무를 전부 베자는 말과 비슷한듯..
    가나다라.. 한글순서외에 어떤의미가 있는지?
    서열화랑 똑같은거 아닌가?
    차라라 미인대회처럼 진선미는 어떤지?
    아니면 갑-을-병-정은 어떤지?
    결국 의미없는 이야기임.. 왜 바꾸려고 하는지 도통 이해가 안감..
    상대평가가 절대평가로 바뀐다고 해도 달라지는건 그닥없구만..수우미양가를 abcd로 바꾼다고 교육이 뭐가 바뀌나?

    2012.04.21 09:30 [ ADDR : EDIT/ DEL : REPLY ]
  9. 그러게요. 저도 '가나다라'가 훨씬 더 좋은 것 같습니다.
    abcd로 바꾼다면 바꾸는 사람들이 말하는 의미가 들어맞지 않는 것 같아요.

    2012.04.21 11:3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한심하네요
    수우미양가 ABCDE 거기서 거긴데

    2012.04.21 11:5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일제잔재청산의미가 그런건가?
    영어를 모르면 안되는 나라라는 된다는 증거네요?

    2012.04.21 16:1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왜이러는 걸까요? 이런 기본적인 반발이 있을거란 예측을 못하는걸까요? 몇십년이 지나야 '가나다'로 되겠군요.

    2012.04.21 19:20 [ ADDR : EDIT/ DEL : REPLY ]
  13. 이정도는

    동네마다다센타가있는데이정도쯤
    미국의좋은점은
    절대본받지않아요

    2012.04.21 20:29 [ ADDR : EDIT/ DEL : REPLY ]
  14. 그래도 전보단 낫죠. 좀 긍정적으로 바라보시길

    2012.04.22 03:12 [ ADDR : EDIT/ DEL : REPLY ]
  15. 돌이끼

    수우양가에 그런 끔찍한 역사가 배어있는지 미처 몰랐습니다. 그걸 없애자고 ABCD를 도입하는 건 주체성이 전혀 없는 대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학생 행동발당상황이란 평가란에 '가나다'를 쓰고 있으므로 성적 역시 '가나다'로 표기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논리적이라고 봅니다.

    2012.04.22 08:53 [ ADDR : EDIT/ DEL : REPLY ]
  16. 마리

    동감합니다. 외국의 것을 모방하기 보다는 우리나라 고유의 것을 지키자는 이유에서 한글로 성적을 표기하는게 옳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어를 쓰지 않는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알파벳을 갖다 붙인다면 한국의 주체성을 잃는 셈이 된다고 봅니다.그래도 9등급으로 학생들을 세분화 했던 것을 6등급으로 줄여 성적 격차를 줄인 것에 의의를 두고 싶네요.

    2012.04.22 14:08 [ ADDR : EDIT/ DEL : REPLY ]
  17. 흥미로운 기사와 멋진 웹사이트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2012.08.01 01:45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