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출처 : 다음 검색에서>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의 배치고사(반 편성고사) 준비가 한창이다. 학교에 따라서 시험 날짜는 다르지만 거의 대부분의 중고등학교에서 필수적(?)으로 치르는 게 배치고사다. 모처럼 부담 없는 방학을 맞아 가족과 함께 친척집도 찾아보고 여행도 즐길 수 있는 기회에 치러야 하는 배치고사 준비 때문에 예비중학생, 예비고등학생들이 학원으로 내몰리고 있다.

배치고사란 무엇인가?


자기 학교 학생도 아닌 학생을 불러 서열을 매기겠다는 시험. 국어 사전에 찾아도 없는 시험이 배치고사다. 입학식도 하지 않아서 엄밀하게 따지면 아직 자기 학교 학생도 아닌데... 예비 중학생, 예비고등학생들을 불러 시험을 치러 등수를 매기고 등수에 따라 반을 편성하겠다는 시험.... 이런 시험이 정말 필요하기나 할까?

배치고사는 올해 중학교 1학년이나 고등학교 1학년이 될 학생들에게 반편성을 위한 자료를 얻기 위해 치른다는 시험이다. 학교에 따라서는 우열반을 편성하기 위한 자료로 활용하겠다니 꼭 이런 방법으로 서열을 매기는 게 교육적일까? 초등학생은 중학생이 된다는 꿈에, 중학생은 고등학생이 된다는 꿈에 부풀어 있는데, 입학도 하기 전에 서열을 매겨 ‘너는 우등학생, 또 다른 너는 열등학생’이라는 딱지를 붙이는 게 옳은 일일까?


초등학교에서는 비록 공부가 뒤졌더라도 ‘이제 중학생이 되면 더 열심히 해야지...’ 하는 각오로... 혹은 중학교 시절에는 여러 가지 사정으로 성적이 부진했던 학생도 ‘고등학생 때에는 더 열심히 공부해 장학생이라도 돼야지...’ 하는 기특한 꿈을 꾸는 아이들에게 어쩌면 잔인한 신고식이 배치고사가 아닐까?

배치고사의 문제점


배치고사의 문제점은 이정도가 아니다.

배치고사 문제는 초등학교나 중학교 교사가 출제하는 게 아니다. 중학교 배치고사 문제지는 중학교 교사가, 고등학교 배치고사는 고등학교 교사가 출제한다. 초등학교 교육과정을 잘 알지도 못하는 중학교나 고등학교 교사가 출제하는 문제가 얼마나 타당도, 객관도, 신뢰도,  변별도가 적정한 문항인지도 의문이다. 인터넷에 떠도는 문제를 적당히 골라 그것도 초등학교 전 학년이 아닌 5학년이나 6학년 단원에 나오는 문제를 출제하는 게 평가로서 가치가 있을까?

또 있다. 학부모의 사교육비 부담은 어떤가? 배치고사 준비를 위해 또 다른 사교육을 시키는 게 옳은 일인가? 그렇잖아도 초등학교 입학도 하기 전, 서너 군데 많게는 대여섯 군데 학원으로 전전하면서 시험문제 풀이에 진저리가 난 아이들이다. 정규 교육과정을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들이 부담해야 하는 사교육비도 만만찮은데 반드시 필요하지도 않은 배치고사를 대비해 또 학부모에게 사교육비 부담을 지워야 할까?

감독관청 왜 방치하는가?


학교마다 관행적으로 치르고 있는 배치고사를 행정관청이 모를 리 없다. 정규 교육과정도, 합법적인 절차도 아닌 이런 관행을 교육청이 알고 있으면서도 모른 체 하는 이유가 뭘까? 학교가 교육적인 정당한 행사가 아닌 배치고사를 치르기 위해 학생들에게 부담을 주고 학부모들에게 사교육비 부담을 안겨 주고 있는데 교육청이 침묵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직무유기다.

입학도 하긴 전에 남의 학교 학생들을 불러서 서열을 매기는 시험, 배치고사! 시작도 하기 전에 우수학생과 열등학생을 서열매기는 배치고사는 인간적이지도 교육적이지도 못하다. 꼭 서열을 매기고 싶다면 학기말 고사 성적으로 우열을 가려도 늦을 게 없지 않은가? 얻는 것보다 잃을 것이 많은 배치고사는 전면 중단하는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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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참교육 참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