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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빼빼로 데이를 통해 본 순수문화와 허위문화

by 참교육 2011.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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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출처 : 다음 이미지 검색에서>

빼빼로 데이가 시장을 풍미(風靡)하고 있다. 1천년만에 한번 오는 날이라나? 젊은이들 사이에는 이날 11월11일, 특히 2011. 11. 11일은 평생에 한번 밖에 찾아오지 않는 날이라며 이날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당연히 빼빼로를 선물하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날이 갈수록 성황(?)을 이루고 있는 빼빼로 데이는 그 정체는 무엇일까?

일설에 의하면 빼빼로 데이는 1994년 부산 영남지역 여중생들 사이에서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라’는 뜻에서 친구들끼리 11월11일이 되면 서로 빼빼로를 주고 받았다고 한다. 이들은 이날 빼빼로를 꽃다발 모양으로 꾸며 선물하면서 '다이어트에 꼭 성공하라'는 메시지를 보내거나, 식사 대신 빼빼로를 먹으며 롱다리가 되라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렇게 시작된 빼빼로 주고받는 날이 매년 11월 11일이 되면 매출이 폭증하자 롯데제과에서 그냥 둘리 없다. 지난 83년 처음 출시된 빼빼로가 매년 매출이 15% 이상씩 꾸준히 성장하자 대대적인 선전을 하기 시작하면서 오늘날 빼빼로 데이에 이르고 있다. 한편 일본의 글리코사에서는 1999년 11월 11일을 '포키와프렛츠의 날'로 정하고 자동차 11대와 11만 1,111명에게 경품을 지급하는 대대적인 행사를 벌이고 있다고 한다.


빼빼로데이가 지나친 상업주의 문화로 과대 포장되자. 청소년들의 건강을 걱정하게 된 우리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급식교육네터워크와 같은 단체에서는 빼빼로 데이는 남의 나라 문화요, 상업주의가 지배하는 문화라며 빼빼로가 아니라 가래떡이 맞다 며 가래떡 데이 행사를 하고 있다. 가래떡데이 행사는 11월 11일 오전 11시 ‘사랑 빚을 갚는 날’ 선포식을 시작으로 서울 시청 앞 광장과 전국 주요 도시에서 동시에 열렸다.


이번 행사는 식생활교육국민네트워크가 주최하고, 41개의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2011 가래떡데이 추진위원회」가 주관하며, 농림수산식품부 등 3개 기관과 부산광역시청 등 13개 광역시․도청과 경남교육청 등 2개 교육청이 후원하여 전국 16개 광역시도에서 동시에 개최됐다.

가래떡데이는 ‘사랑 빚을 갚는 날’ 선포식과 함께 ‘가래떡 커팅식’, 사전 접수된 신청자를 대상으로 프러포즈 퍼포먼스를 진행하는 ‘사랑을 나누기’, 쌀 무게(1kg)를 도구 없이 맞추는 ‘쌀 1kg 맞추기’, 사랑하는 지인에게 이모티콘을 포함한 문자를 발송하는 ‘사랑의 문자메세지 전송’ 등 다채로운 행사를 하고 있다.

Day문화는 날이갈수록 번창(?)하고 있다. 빼빼로 데이, 블랙데이, 밸런타인데이... 와 같이 Day문화는 전통도 국적도 없이 상업주의 외피를 쓰고 청소년들 속으로 깊숙이 뿌리 내리고 있다.

모든 문화는 좋은가?
문화란 라틴어의 cultura에서 파생한 culture를 번역한 말로 본래의 뜻은 경작(耕作)이나 재배(栽培)였는데, 나중에 교양·예술 등의 뜻을 가지게 되었다.



영국의 인류학자 E.B.타일러는 저서 「원시문화 Primitive Culture」(1871)에서 문화란 “지식·신앙·예술·도덕·법률·관습 등 인간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획득한 능력 또는 습관의 총체”라고 정의를 내렸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서 자연적인 것, 동물적인 것을 제하면 그 나머지는 모두 문화적인 것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문화란 공유성, 다양성, 학습성, 축적성, 체계성 및 총체성, 가변성을 지닌다.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문화절대주의나 자문화중심주의에 빠지게 된다. 문화란 우열을 가려서는 안 된지만 민족문화가 우수한 문화라든가 자문화중심주의, 문화사대주의에 빠지면 문화가 인간의 삶을 피폐하게 하고 황폐화시킬 수도 있다. 특히 문화이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청소년들에게는 잘못된 반문화로 피해자가 되기 쉽다.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문화의 속성에 대해 살펴보자.


문화는 고정된 것도 아니고 전파와 접변을 통해 변동하지만 융합과 절충을 통해 발전된다. 문화란 다양성을 존중하고 정신을 존중하는 '순수문화'도 있고, 획일성을 강조하고 물질을 앞세우는 '허위문화'도 있다. 오늘날 대중문화는 소비자의 호주머니를 겨냥해서 만들어지는 문화요, 자본의 논리에 지배를 받는 문화다.

당연히 대중매체의 힘을 빌려, 감각주의로 흐르거나 호기심을 자극해 성을 충동질하는 문화가 등장하기 마련이다. 밸런타인데이나 빼빼로 데이도 그런 범주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11월 11일, 특히 2011, 11,11은 ‘천년만에 한번 오는 명절’로 포장, 장사꾼들에 의해 청소년들에게 대대적인 명절로 정착시켜가고 있는 게 그 좋은 예다.

허위문화가 주는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얼짱, 몸짱문화가 그렇고, 명품문화와 같이 과시욕과 허영심을 부추겨 건강한 삶을 좀먹는 상업주의 문화가 그렇다. 이런 상업주의 반문화는 문화를 상품화, 무대화, 박제화시킨다. 돈벌이가 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선(善)이 되는 병든 문화다.

오늘날 청소년들에게 바이러스처럼 침투하고 있는 언어파괴문화며 국적불명의 상업중의문화인간의 심성을 병들게 하고 건강한 사회를 가로막는 반문화다. 문화가 순수문화인지 허위문화인지를 구별하지 못한다면 우리사회는 대중매체가 지배하는 허위문화의 노예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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