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교육자료2011.05.31 05:30



공부를 하는 목적이 ‘나를 사랑하는 길이요, 나를 찾는 길’이라는 것은 학교에서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다. 한 개인은 역사의 흐름에 조응(照應)한다.

학교는 역사를 제대로 가르쳐주지 않는다. 특히 현대사의 경우는...  역사의 변혁은 교실에서 아이들에게 지식을 주입하고 존경받기를 원하던 한 교사에게도 부끄러운 모습도 달라지는 계기가 됐다. 1970년11월13일 전태일 열사의 분신자살 사건은 우리 역사에 잠자던 양심을 깨우는 기폭제가 된다.

                                   <이미지 출처 : 다음 임미지 검색에서>

전태일열사의 분신사건은 지식인과 종교인의 양심선언과 노동운동의 거대한 변혁의 흐름으로 깊은 잠에 빠진 역사를 깨우기 시작한 것이다. 1985년 ‘말’지 창간에 이어 1989년 한겨레신문의 창간, 87년 노동자 대투쟁, 89년 민주화 대투쟁과정은 우리역사의 거대한 혁명기였다. 전두환 노태우의 군사정권이 민주주의 숨통을 조이고 있을 때 나타난 민주화운동은 정치적인 변혁뿐만 아니라 언론이며 교육 민중의 각성 등 거대한 변혁의 회오리바람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당시 민중의 각성은 외부의 민주화바람에 발맞춰 이른바 의식화운동은 노동현장에서 혹은 민중교회에서 혹은 학교에서 들불처럼 일어났다. 당시 노동자의 성서로 불릴 만큼 많이 읽힌 책으로는 ‘민중의 함성. 들어라 역사의 외침을 못다 가르친 역사, 스스로 비둘기라고 믿는 까치에게... 등이었다.

같은 책들이 수없이 쏟아져 나와 읽기고 또 읽혔다. 이 과정에서 역사, 철학, 정치경제, 경제사, 노동법과 갈은 류의 책들이 필독서였다.
당시 사회과교사였던 나는 광주민중운동에 충격을 받고 사회과학서적 특히 역사공부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네루의 세계사편력에서 충격을 받은 나는 현대사를 읽으면서 내가 얼마나 부끄러운 교사였던가를 절감한다.


오장 마쓰이를 위한 사모곡을 쓴 서정주를 비롯한 이광수, 최남선, 정비석, 모윤숙, 주요한, 유치진, 김동인, 노천명, 이인직, 유진오... 행적을 보며 분노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는 당시 마창지역에서 노동자교육(노동조합이나 시민단체..) 강사로 참여하면서 참여할 기회를 얻기도 했다.

미국을 알면 내가 보인다. 우리역사가 보이고 분단이 보이고 6·25가 보이고 동족이 보이고 내 아버지의 가난이 보인다. 우리역사를 공부하면 우리나라의 모순이 어디에서 비롯됐는지 보인다.

가쓰라·테프트밀약에서 미국의 음모가 시작되고 미국의 의지에 의해 38선이 그어지고 군정과정에서 미국의 의지에 따라 신탁통치반대와 분단이 영구화되는 과정이 보인다. 왜 그 많은 양민들이 미군에 의해 학살당했는지 왜 건국 후에도 미군이 이 땅의 주인노릇을 하게 되는 한미행정협정(SOFA)이 맺어지고 이 땅을 쓰레기와 맹독성 물질의 매립장으로, 비행기 사격장으로 영구대여 하는지를....


현대사를 알면 세상이 보인다. 해방 70년이 가까워 오지만 왜 친일청산이 안 되는지, 언론과 재벌이 왜 민중의 억압자가 되어 있는지, 주권자인 백성들이 왜 주권행사를 하지 못하고 노예근성에서 벗어나지 못하는지 안다. 학교가 현대사를 제대로 가르치기를 꺼려 하는지, 왜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가난하게 사는지, 통일 교육을 왜 안하는지, 통일이 방안이 왜 국가가 독점하고 있는지, 형법으로도 충분히 처벌할 수 있는 범법자를 왜 국가 보안법이 있어야 한다고 강변하는지를...

브루스커밍스의 저서 ‘한국전쟁’을 읽으며 분노해 보지 못한 사람은 우리민족의 분노와 애환을 알 수 없다. 못다 가르친 역사(김남선-석탑)에서 다시 쓰는 한국현대사(1, 2, 3 박세길-돌베개), 들어라 역사의 외침을(정인-거름) 읽으면서 분노의 눈물을 흘리지 않은 사람은 민족의 비극과 슬픔을 이해하기 어렵다.


지금도 나의 책꽂이에는 그 당시 주먹을 쥐고 울먹이며 읽었던 보물처럼 간직하고 있는 책이 있다. 한국 민중사(1, 2 풀빛), 한국현대사(1, 2, 3, 4, 5-풀빛), 청년을 위한 한국현대사(소나무), 해방 전후사의 인식(1, 2 한길사) 분단시대의 한국사회((변형윤-까치), 사료로 보는 한국현대사(동아대학교출판사), 분단시대의 역사인식((강만길)...

사료국사(한국외국어대학교출판부), 청산하지 못한 역사(1, 2 청년사), 한국의 역사인식(이우성, 강만길-창작과비평사), 발굴한국현대사인물사료(한겨레신문), 한국현대사(강만길-창작과비평사), 항전별곡(거름), 우리역사 이야기(돌베게), 청산하지 못한 역사(1, 2, 3-청년사), 사료로 보는 우리역사(1, 2-동베개), 한국 현대사 연구(이성과 실천), 한국근대민중운동사(돌베개)...


그밖에도 직접 내 눈으로 직접 읽어보지 않고서는 배기지 못했던 미제 침략사((남녘)며 수배 중에 대학교수가 제공해 준 골방에서 숨어서 읽었던 조선통사(오월), 조선문화사(오월)며 이름조차 꺼내기 두려운 근대조선역사(일송정), 현대 조선역사(일송정)는 우리역사를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데 큰 힘이 되었다. 역사는 과거에 있었던 일을 기억하는 작업이 아니다. 모든 학문이 그렇듯이 나의 삶을 얼마나 인간답게 보람 있게 가치 있는 삶을 살 것인가를 안내해주지 못하는 역사는 학문으로서 가치가 없다.

역사는 구경꾼을 좋아하지 않는다. 고대사, 중제사, 근대사, 현대사를 달달 외워 남보다 몇 가지를 더 암기해 등수를 앞서는 게 아니라 오늘의 내가 살고 있는 삶이 선조들의 투쟁의 결과라는 걸 아는 것이 진짜 역사공부다. 그것이 역사의식이다. 역사의식을 갖게 하지 못하는 역사공부는 낱말을 몇 개 더 아는가와 같은 지식 그 이상이 아니다. 이러한 역사의식은 역사의 방관자가 아니라 치열한 역사의 현장에서 불의에 맞서 정의를 위해 분노하고 처절하게 싸우지 못한다면 역사에서 나는 낙오자일 수밖에 없다. 현대사를 알면 내가 보이고 세상이 보인다.

Posted by 참교육 참교육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이전 댓글 더보기
  2. 읽어야 할 책들이 한가득이네요..
    한 때 우리나라 역사에 실망과 분노를 넘어서 부끄러움까지 느낀 후 애써 고개를 돌렸었습니다.
    그렇지만 정면으로 부딪혀 나아가지 않으면 앞으로의 미래도 마찬가지겠지요?

    2011.05.31 08:2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신록둥이

    일반서민들이야 먹고살기도 힘든데
    언제 옆돌아 볼 여유가 있었겠습니까?

    이렇게 블로그에서나마 참교육님 글 읽으며
    항상 많이 배웁니다....가랑비에 옷 젖을 것 같습니다.

    2011.05.31 08:45 [ ADDR : EDIT/ DEL : REPLY ]
  4. 역사를 느끼면 마음이 아려오지요.항상 넘치는 감사와 사랑안에 하루를 여시길 바랍니다.

    2011.05.31 08:45 [ ADDR : EDIT/ DEL : REPLY ]
  5. 꽃기린

    우리들이 살고 있는 터전이 어떻게 얻어진 결과인지
    우리 아이들도 제대로 알아가는 교육이 많이 필요한 듯 합니다.
    진짜 역사 공부의 의미도요.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2011.05.31 09:17 [ ADDR : EDIT/ DEL : REPLY ]
  6. 그렇군요..정말 많이 배우고 갑니다. 그래서 정부에서는 역사교육에 예민해질 수 밖에 없고 부담스러워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들의 치부를 드러내고 싶어하지 않거든요. 역사는 승자의 관점에서 기록된다고 했습니다. 얼마든지 변질되고 왜곡될 수 있는 거죠. 그렇지만 근현대사는 우리삶 현재의 기록이므로 어느누구도 왜곡하거나 변질한다면 저항을 받겠죠

    2011.05.31 09:38 [ ADDR : EDIT/ DEL : REPLY ]
  7. 미제침략사나 조선통사와 같은 책을 꼭 읽어보고 싶습니다. 현대사에 대한 글을 쓰고 싶지만
    아직 너무나 부족하고 자료도 책도 제대로 많이 객관적이지 못한 상황이라서..ㅠㅠ
    현대사에 굵직한 이야기를 포스팅으로 제대로 쓰고 싶습니다.

    2011.05.31 09:4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는 조선문화사를 읽고 충겨글 받았습니다
      문화를 보는 관점, 주체적인 관점에서 본 문화를 읽으면 내가 배웠던 역사가 아니라는 걸 확실이 깨달았거든요.
      아이엠피터님이 그런 포스팅을 하시면 꼭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구요.
      기대하겠습니다.

      2011.05.31 09:57 신고 [ ADDR : EDIT/ DEL ]
  8. 최근 한국에서 미군의 고엽제 살포 폐기 처분 사건이 일파만파로 확대되는 뉴스를 접하면서 해방 후 맥아더가 이끄는 미군의 '조선인민에게 고함'이라는 포고령을 보면 '본인이 지휘하는 승전군은 오늘 북위 38도선 이남의 조선 영토를 점령한다. ...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여러분의 적극적인 협력과 복종이 요구된다.'는 그 조항이 떠오르더군요. 불공정한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은 바로 이러한 미국의 시각이 본적으로는 크게 변화하지 않은 걸 보여주고 있죠. 참교육님의 글을 보면서 '되돌아보지 않는 역사는 반복된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게 됩니다.
    여기 들르시는 분들에게 현대사 이해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온라인 교육자료를 하나 소개해 드립니다. 그래도 되죠? 참교육님!^^
    사료로 배우는 민주화운동 http://contents.kdemocracy.or.kr/

    2011.05.31 10:09 [ ADDR : EDIT/ DEL : REPLY ]
    • 민주교육님!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이렇게 좋은 자료를 소개해 주시다니...
      현직에 계시는 선생님들이 필독해야겠습니다.

      2011.05.31 10:28 신고 [ ADDR : EDIT/ DEL ]
  9. 역사를 가르치는 사람(교육자)들에게도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자신의 감정과 자신의 의견, 편견, 의식 등이 포함되어
    실제로 독자(학생)들이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그러니 외우는 수밖에 없는 교육 실정이 안타가울 수밖에요......

    2011.05.31 15:15 [ ADDR : EDIT/ DEL : REPLY ]
  10. widow7

    "나도 나보다 강자인 일제나 미국한테 벌벌 기었으니까 너희들도 나한테 그냥 기어"라고 기득권은 주장하고 싶은 모양입니다. 역사를 암기과목으로 전락시키고, 그것도 부족해 굳이 배울 필요없는 과목으로 만든 이유가 뻔해 보입니다.

    2011.05.31 15:20 [ ADDR : EDIT/ DEL : REPLY ]
  11. 현대사를 공부할 가치가 있는게 여전히 역사를 왜곡하려는 자들과 같은 하늘에 살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합니다.
    큼직큼직한 사건이 있을 때마다 또는 특정 인물에 대해 역사의 평가에 맡기자는 말을 자주 하곤 하는데...
    이보다 무책임한 말은 없을 듯 합니다.
    왜곡되고 있는 오늘이 미래에 온전히 평가될 리 있겠지요. 미래에 정당한 평가를 위해서도 수시로 왜곡되고 있는 현실을 바로잡아야 하는게 오늘을 사는 우리의 의무가 아닌가 싶습니다.

    2011.05.31 17:1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저책들 보며 역사 공부하고 싶습니다.
    대학 3학년때 <해방전후사의 인식>을 읽고 배신감에 치를 떨었지요.
    저를 일깨워준 좋은 책이었답니다.
    올바른 역사 의식을 심어주는게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아주 중요할텐데요,,ㅠㅠ

    2011.05.31 18:40 [ ADDR : EDIT/ DEL : REPLY ]
  13. 선생님. 한참 공부를 하다갑니다.
    현대사는 정말 공부를 해도 해도 끝이 안나는 분야인듯 합니다.

    2011.05.31 23:2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역사를 보면 나와 세상이 보인다는 말씀 매우 공감이 됩니다. 달달 암기하는 껍데기 역사로는 그런 안목을 가지기 어려운데도..여전히...달라지지 않은 게 현실인 것 같습니다.

    2011.06.01 01:3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5. 티끌모아 태산

    2012.01.02 10:17 [ ADDR : EDIT/ DEL : REPLY ]
  16. 이것은 감사의 말씀을 매우 짧은 주석입니다

    2012.01.07 05:27 [ ADDR : EDIT/ DEL : REPLY ]
  17. 씀을 매우 짧은 주석입

    2012.02.26 21:32 [ ADDR : EDIT/ DEL : REPLY ]
  18. 그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2012.04.04 05:14 [ ADDR : EDIT/ DEL : REPLY ]
  19. 그것을 살 여유가 없습니다.

    2012.04.06 03:12 [ ADDR : EDIT/ DEL : REPLY ]
  20. 어떻게 지내십니까?

    2012.05.09 04:52 [ ADDR : EDIT/ DEL : REPLY ]
  21. 저는 유대인 음식만 먹습니다.

    2012.05.11 08:45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