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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관련자료/교육칼럼

군사문화를 체화시키는 병영체험이 교육인가

by 참교육 2026. 1. 5.

학교에서는 병영체험 교육을 시키고...

아들과 아버지가 전쟁놀이를 하고 있다. 아들이 총을 들고 아버지를 향해 팡팡...”하고 쏘면 아버지는 아들의 총에 맞아 넘어져 죽는 시늉을 한다. 아버지가 총에 맞아 쓰러지는 걸 보고 아들은 좋아서 웃고... 아들이 쏜 총에 아버지가 맞아 쓰러지는 놀이. 이런 모습은 우리 가정 어디에서나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아버지를 총을 쏴 죽이는 아들, 아들의 총에 맞아 죽는 흉내를 내는 아버지....

북유럽의 경우에는 평화 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아예 나라에서 장난감 무기를 제조 판매하는 것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어린아이에게 살상무기로 살인을 하는 훈련(?)을 하도록 허용하는 정부나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아이들이 이런 놀이를 하도록 총을 사 주는 부모들도 많다.

살상무기로 살인 훈련(?)을 시키는 장난감

 장난감뿐만 아니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폭력 앞에 무방비 상태로 방치되어 있다. 시중에는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볼 수 있는 게 현실이다. 휴먼 서바이벌, 가창력, 창의력, 재능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교육라는 이름으로 어린이들에게 무방비 상태로 침투하고 있는 비디오테이프나 CD 중에는 몸서리치는 경쟁과 살상, 증오와 살인의 서바이벌을 주제로 한 영화들까지 앞다투어 등장하고 있다.

 학교에 근무할 때 일이다. 수능이 끝난 고 3 교실에는 수업이 어렵다. 그래서 좋은 영화를 몇 번 보여줬던 일이 있다. 어느 날 수업시간에 들어갔더니 선생님, 오늘은 저희들이 가져 온 CD를 보면 안 될까요?”한다.

배틀로얄 보고 싶어 하던 아이들...

 학생의 제안에 내용도 모르고 그렇게 하자며 허락했던 게 화근이었다. 학생들이 가져온 영화를 보다가 나는 너무 놀라 보고 있던 영화를 중지시켰던 일이 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영화는 2000년에 제작 시중에 상영돼 인기(?)를 누렸던 배틀로얄이라는 일본 영화였다.

 이 영화는 심각해지는 학급 붕괴와 범죄에 노출된 청소년들에게 이런 혼란상을 극복할 수 있는 강력한 생존 능력의 소유자로 만들어 준다는 명분으로 제작된 영화다. 영화의 줄거리는 '신세기교육개혁법(BR)'이 공표되면서 시작된다. 전국의 중학교 3학년 중에서 매년 한 학급을 행동 범위가 제한된 일반인이 없는 장소에 이동하여 한 사람씩 지도와 일정의 음식, 그리고 여러 가지 무기 중 한 가지씩을 나눠 주고, 마지막 한 사람이 남을 때까지 서로 죽이게 한다는 내용이다.

서로 죽고 죽이는 게 문화인가

배틀로얄의 줄거리를 보면 제한 시간 3일 동안, 위법 행위에 구애받지 않고 서로를 죽이되, 규칙을 어길 경우에는 특수 목걸이가 폭파하여 목숨을 잃게 된다. 수학여행을 위장하여 무인도에 도착한 학생들은 마치 게임처럼 진행되는 상황에 경악하지만, 생존을 위해 결국 서로의 목숨을 빼앗기 시작해 마지막 한 사람이 남을 때까지 친구를 모조리 죽여야만 살아남는 살인 게임이다.

이런 영화를 만든 일본인들의 정신 상태도 문제지만 이런 영화를 볼 수 있도록 해 준 문화체육관광부는 왜 이런 영화를 수입허가 해줬을까? 배틀로얄뿐만 아니다. 2008년에 제작, 수입된 데스 레이스, 10(2009), 토너먼트(2009), 헝거 게임(2012)도 내용이 비슷하다. 청소년들이 이런 영화에 심취했을 때 어떤 심성을 가진 인간으로 성장할 것인지 생각해 봤을까?

영화뿐만 아니라 병영체험을 교육이라고 시키는 학교  

이런 분위기 때문일까? 근래에는 초중고생들의 병영체험 캠프가 유행이다. 방학 때만 되면 가정이나 학교에서 아이들의 인내심을 키워 강인한 사람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의도로 군부대나 민간단체에서 하는 병영체험 캠프가 성황이다. 지난 719, 충남 태안 해병대 체험훈련장에 집단 입소한 공주사대부고 학생들 중 다섯명의 학생들이 사망한 사건 후 다소 주춤하긴 했지만 아직도 병영체험을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강행하고 있다.

 병영체험이 정말 교육적으로 필요한 행사일까? 병영체험 교육이란 애국심 고취건전한 통일·안보관 확립혹은 극기’, ‘체력단련’, ‘리더 십 형성이라는 명분으로 교육청과 학교, 그리고 부모가 함께 만든 행사다. 시행부대에서는 학생들의 올바른 국가관 확립을 위한 시책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초등학생이나 청소년들에게 이런 훈련이 과연 교육적이거나 건전한 통일관에 도움이 되기나 할까.

대학생까지 병영체험 시키는 학교

 병영체험에 참여하는 대상은 어린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다. 군복을 입고 약간의 장비를 갖추고 참여하는 이들 학생들에게 하는 교육이란 어떤 내용일까? 주최하는 군에서는 지금까지 쉽게 접해 보지 못한 장비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자며 총검술, 각개전투 등 재미있고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안보의식 및 건전한 국가관을 배양을 위한다면서 천안함 홍보 동영상을 보여주기도 하고 전투기와 소총, 대포와 장갑차와 같은 군장비나 살상무기 체험을 시키기도 한다.

어떤 병영체험단체에서는 '특공무술 시범, 장비견학, 레펠(하강훈련) 등 공수지상 훈련, 야간행군, 낙하산 끌기, 화생방, 나라 사랑 프로그램(태극기 그리기, 애국가 4절 쓰기 등), 은거 훈련'까지 받게 하고 있다. 페인트 총탄이지만 소총으로 사격훈련까지 하는 병영체험도 있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초등학생에게 총을 쏘는 훈련시키고...

 어린 초등학생이 군복을 입고 군모나 방독면을 쓰고 총검술을 익히는 모습을 상상해 보자. 초등학생들이 군교관의 지시에 따라 단결애국을 외치면서 하는 극기 훈련이 정말 교육적일까? 군에서 일방적으로 만든 군 관련 홍보물을 정신훈련이라는 이름으로 상영해 어떤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가? 또 한가지 놀라운 사실은 군대에서 혹은 민간단체가 주관해 운영하고 있는 이 병영체험은 사실보도는 할 수 있어도 비평을 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군사기밀도 아니면서 언론통제까지 받는 병영체험을 꼭 받아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유신정권 시절 학교에서는 교련이라는 교과목이 있었다. 군복을 입은 교련 교사들이 어린 여학생까지 연병장(운동장을 교련 시간에는 그렇게 불렀다)에 집합시켜 제식훈련이며 방독면, 응급처치 훈련까지 시켰는가 하면, 경진대회를 열어 우수하교를 선정 표창하기도 했다. 군사정권이 끝나고 교련과목은 학교에서 사라졌지만 이제 교련 대신 병영체험이 계속되고 있다.

병영체험시키는 학교들...

서울 노원구에는 매년 여름/겨울방학마다 관내 모든 초등학교 3~6학년을 대상으로 삼육대학교에서 '노원 어린이 원어민 영어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 노원구에눈 매년 여름/겨울방학마다 관내 모든 초등학교 3~6학년을 대상으로 삼육대학교에서 '노원 어린이 원어민 영어캠프'를 운영하는가 하면 경기 지역의 파주나 안산 등지에 있는 영어마을에 인근 학교들이 단체로 12일 혹은 당일치기 체험학습을 가다.

2025년 기준 문창초등학교가 '초등 영어 수업혁신 연구학교'로 지정되어 운영 중이며, 11개교(초등 5개교, 중등 6개교)'영어중점 미래학교'로 선정되어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가 하면 2025년 기준 문창초등학교가 '초등 영어 수업혁신 연구학교'로 지정되어 운영 중이며, 11개교(초등 5개교, 중등 6개교)'영어중점 미래학교'로 선정되어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가장 인기있는 체험활동은 단순 국내 체험을 넘어, 지자체가 비용을 대고 해외 대학으로 보내주는 방식이 있다. 경기도 '사다리 프로그램': 경제적 취약계층을 포함한 청년들을 선발해 미국(미시간대 등), 호주 등 명문대로 어학연수를 보내주고 서울시나 각 구청에서 선발된 대학생들이 해외 도시를 방문해 테마별로 취재하거나 체험하는 활동을 하기도 한다,

이들 병영체험 캠프에 참여한 초··고등학생들은 유격훈련, 군장 체험, 행군 등과 같이 일반 군인들이 군대에서 받는 훈련을 고스란히 재현해 왔다. 재향군인회에서 실시하는 나라사랑 병영 종합체험학습과 군부대에서 실시하는 나라사랑 현장견학프로그램에는 유격훈련이나 행군, 제식훈련 등이 포함돼 있었다.

군사문화의 가장 큰 특징은 폭력을 숭상하는 군사주의에 기반을 두고 있다. 명령을 따르는 복종을 강요하는 군사문화는 합리적 판단과 민주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마비시킨다. 군사문화는 군대의 가치와 원리가 병영을 벗어나 민간사회에 침투해 국가주의를 강요하고 개인의 판단이나 의사는 배제된 채 집단성과 충성만을 요구하게 된다. 폭력에 순종하는 가치관을 키워 줄 병영체험교육은 중단해야 한다. 평화보다는 전쟁을 지향하는 가치관을 심어 어떻게 민주적인 인간을 양성하겠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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