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면피들이 출세하는 부끄러운 세상
철면피라는 말이 있다. 철면피란 ‘두꺼운 무쇠로 된 얼굴 가죽’이란 뜻으로 ‘염치가 없고 은혜를 모르는 뻔뻔스러운 사람’을 얕잡아 이르는 말이다. 옛날 중국 송나라 태조 때 왕광원(王光遠)이라는 사람은 학문과 재능이 있어 진사(進士)급제까지 했다. 그러나 그는 출세욕이 대단하여 권세 있는 사람들이나 찾아다니며 아첨을 했다. 자기보다 권세가 있거나 힘있는 사람들에게는 체면없이 굽신거려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였다.
■ 철면피 같은 인간들...
한 번은 술 취한 상대가 채찍을 들고, "자네를 때리겠는데 그래도 좋은가?" 하니, "공의 채찍이라면 달게 받겠소이다." 하며 등을 내밀었다. 주정꾼은 정말로 왕광을 때렸으나 성내지 않고 여전히 굽실거렸다. 같이 있던 친구가, "자네는 수치를 모르는가? 여러 사람이 있는데서 그런 봉변을 당하고도 가만히 있으니 그게 무슨 꼴인가?" 하고 말했으나 광원은 예사롭게, "하지만 그 사람에게 환심을 사 두어야 할 것이 아닌가?"하고 당연한 일인 듯이 대답했다. 사람들은 왕광원을 가리켜 '광원의 얼굴 두껍기가 열겹철갑과 같다'고 하니 철면피란 말은 여기에서 나온 말이다.
영국 북서부 컴브리아 카운티(Cumbria County)라는 작은 시골 주점에서는 매년 11월이 되면 『세계최고의 거짓말 대회 (world’s biggest liar championships)』가 개최된다. 이 대회는 19세기 술집을 운영했던 윌릿슨 노인이 창시하여 지금까지 200여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국적과 관계없이 누구나 참가할 수 있으나, 정치인(政治人)과 변호사(辯護士)는 절대로 참여시키지 않는다고 한다. 영국에서도 이런 상을 만든 것을 보면 거짓말은 우리나라에서만 있는 게 아닌가 보다.
■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거짓말 쟁이는...?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거짓말쟁이 상’ 수상자를 뽑으면 누가 선정될까? 법정에서 증인이 거짓을 말하면 위증죄로 처벌된다. 기업이 거짓 광고를 해도 법적제재를 받는다. 정치인들은 어떨까? 만우절을 앞두고 대학생들에게 ‘가장 정직하다고 생각되는 집단’을 물었다. 어린이가 37%의 응답률로 압도적인 1위를 차치했다. 반면 정치인은 0.7%로 최하위였다(경향신문 2011.04.01). 정부가 실시한 ‘한국민의 가치관’ 조사에서도 가장 불신하는 기관으로 청와대와 국회가 지목되었다(뷰스앤뉴스 2011.05.04). 정치인에 대한 불신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알렉시스 드 토크빌은 “모든 국민은 자신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고 했다. 바꿔 말하면 정치인에 속지 않으려면 그만큼 국민들의 수준이 높아야 한다는 말이다. 정치인이 공약상의 감언이설로 유권자들의 표를 얻어 권력을 잡고 나서 정작 공약이 거짓말로 드러나면 민주주의의 정상적인 정책 순환과정이 파괴된다. 하지만 유권자들은 정치인이 공약을 지키지 않는 것은 관행으로 여기고 예사로 생각한다.
법정에서 증인이 거짓을 말하면 위증죄로 처벌된다. 기업이 거짓 광고를 해도 법적제재를 받는다. 정치인들은 어떨까? 만우절을 앞두고 대학생들에게 ‘가장 정직하다고 생각되는 집단’을 물었다. 어린이가 37%의 응답률로 압도적인 1위를 차치했다. 반면 정치인은 0.7%로 최하위였다(경향신문 2011.04.01). 정부가 실시한 ‘한국민의 가치관’ 조사에서도 가장 불신하는 기관으로 청와대와 국회가 지목되었다(뷰스앤뉴스 2011.05.04). 정치인에 대한 불신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알렉시스 드 토크빌은 “모든 국민은 자신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고 했다. 바꿔 말하면 정치인에 속지 않으려면 그만큼 국민들의 수준이 높아야 한다는 말이다. 정치인이 공약상의 감언이설로 유권자들의 표를 얻어 권력을 잡고 나서 정작 공약이 거짓말로 드러나면 민주주의의 정상적인 정책 순환과정이 파괴된다. 하지만 유권자들은 정치인이 공약을 지키지 않는 것은 관행으로 여기고 예사로 생각한다.
2002년 6월, 노무현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되어 김수환 추기경을 혜화동 처소로 찾았을 때의 일이다. 노후보는 자신이 영세를 받아 ‘유스토’라는 세례명을 받았지만 열심히 신앙생활도 못하고 성당도 못 나가 종교를 무교로 쓴다고 했다. 추기경이 ‘하느님을 믿느냐?’ 고 묻자 애매한 대답을 했다. 희미하게 믿는다고 했다. 추기경이 ‘확실하게 믿느냐?’ 고 다시 묻자 노후보는 잠시 생각하다가 ‘앞으로 종교 란에 방황이라고 쓰겠다.’라고 대답했다.
<진실의 길> 이기명 기자가 노후보와 단 둘이 있을 때 노무현 후보에게 물었다. “누가 시비할 것도 아닌데 왜 그런 대답을 하셨습니까? 그냥 믿는다고 대답하시지 않고요?” 노무현 후보가 대답했다. “거짓말 하면 고통스럽습니다.” 이런 대통령도 있지만 이명박대통령의 공약이나 박근혜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들을 보면 진실성이라고는 눈닦고 찾아 봐도 없다. 아예 유권자들을 속이겠다고 맘먹고 시작한 것 같다. 당선되고 나면 그만이라는 투다.
맹자는 그의 사단설에서 “부끄러운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라고 했다.(無羞惡之心 非人也-무수오지심 비인야)”라고 했다. 언제까지 정치인들의 이 사기꾼 수준의 거짓말에 유권자들이 조롱을 당해야 하는가. 대통령이며 국회의원, 그리고 지자체 단체장의 거짓말이 도를 넘고 있다. 특히 몇 시간 후면 들통이 나고 말 거짓말을 목숨까지 걸겠다는 정치인들을 보면 아무래도 정신병원부터 먼저 보내야 하지 않을까. 자칫 이런 거짓말에 속혀 무고한 국민들을 피해자로 만드는 유권자들도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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